시작.
다시 하러간다. 기대된다.
2023년 1월 7일.
골프 연습장으로 가는 차 안, 음악을 틀고 그 흥겨움에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좋다.
기대감.
어떤 기대감. 정말 오랜만이거든. 한겨울, 얼음, 눈에 공이 잘 보이지 않고, 춥고, 그리고 결재를 뒤로 미룬 시간 동안 내내 기다렸지. 한 두 달 세 달 되는 거 같애. 한 주 한 주에 어깨 결림이 점점 심해졌다가 풀렸다가 엉거주춤 허리와 목이 굽었다가 다시 피려고 노력했다가, 드디어 오늘 다시 시작하게 된 것.
기대감이라는 건 역시 하게 됐을 때, 잘 맞을까? 시원하게 뻗어 나갈까? 안 그럴 일은 없겠지 하는 안 그럴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정말 기분 좋을 거 같은, 사람이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몸 좀 풀어도 좋고. 그러니까 하면서 풀어도 좋고. 그러게 말이야.
건물들이 또 쭉쭉 올라가는 걸 보면 아랑곳하지 않는다.
저 안에서야 고충들이 많겠지. 원자재 가격이 올랐네. 사람 구하기 힘드네. 근데 건물은 쭉쭉 올라간다고 한국의 성장이 그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감내한다. 감내한다. 이뤄낸다. 이어받는다. 이런 기본적인 혹은 망하지 않는다라는 자신감이, 성공에 대한 반복된 경험이 도전을 하게 만들고 도전이 곳곳에서 성공 신화를 만들어내고 부유해지고, 잘 살게 되었기 때문에 그 맹목적인 추종처럼 나아질 거다 라는 어떤 교리는 누가 얘기하지 않아도 침울하지 않은 방향성을 얘기하는 거지. 침울한 사람이 없다는 게 아니라, 침울함조차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안될 턱이 있나 이런 생각이 드네. 무엇하나 뭘 바랄까 그러니까 한국의 저력이란 새삼 남의 말로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걸 조명한다.
이게 어디냐. 이 정도가 어디냐. 정말 놀랄만하다. 판타스틱하다. 그 신화를 써내려간 사람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고 나왔다. 그 변화 속에 또 다른 시도와 도전이 넘쳐난다.
고로, 내가 본 게 거짓이 아니라면 일어날 거다. 시기의 문제일 뿐.
고기 대체시장이 얼마만큼 확장되어 현존하는 기존 축산업을 쪼그라들게 할지. 경쟁을 가져가면서 더 한층 더 가치로 높일지. 이런 것들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이 말이야.
어떤 기대감에서 시작된 말들이 결국 알게 모르게 경험되었고, 경험하고 있는 사례로 표현되는 것을 보면 충분히 즐겁다. 아마도 아마도 한국에 저력은 실패도 좋은, 실패는 나아가기 위한 걸음. 넘겨주려는 전수하는 반면교사로 삼아 끊임없는 갈구하는 혹은 나아간다에 가장 어울리는 땅.
한국의 저력이라.
많이 울렸나 보네. 내 가슴을. 지금 세상이 돌아가면서 내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어떤 자극이 크지 않다 라는 것. 그나마 다행인 건 개개인에게 맡겨진 어떤 자긍심에 토대가 큰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 그 안에서 개개인이 추구하는 길이 뭉치고 뭉쳐 결국 테두리를 이루고 있다. 천만 다행이다. 오로지 나를 기준으로 뒤집혔다면 국가 마을 동네, 뭐 어떤 개념들이 진작에 깨졌을 텐데 품앗이나 두레처럼 서로 돕고자 하는 마음과 형태가 달라졌을 뿐, 그러니까 서로 믿는다. 신뢰하는 사회, 공동구매를 한다. 아낄 수 있다는 본능이 충분히 발휘되는 곳. 알고 할 수 있는 개개인에게 맡겨도 충분한 그런 시장을 열어봐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네. 다 와간다. See U.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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