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발된 경쟁관계 속에 버팀목이란, 패커의 의미
“도축장 구조조정은 순조로운가?”
“...”
도축장 구조조정법은 2015년까지 한시적 운용법으로, 도축업계는 5년 연장을 위해 검토중이라고 한다.
도축장의 발전모델은 무엇인가?
패커가 정답일까?
미국처럼 Big4가 거의 모든 물량을 독차지하는 구조로 가야 하는가?
참고로, 미국 축산업에서 4개 기업의 집중도는 2009년 기준으로 비육우 81%, 비육돈 63%에 이른다.
우리나라 또한 대형축산기업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규모화 경제의 실현이며 정부, 업계 모두의 관심사이다.
농협을 비롯한 알만한 기업들이 대형축산기업으로 발돋음하려는 이때, 비록 작지만 강한 알짜경쟁력에 대해 듣게 되어 생각을 정리해본다. 작지만 강한 알짜기업은 산업 전체를 아우를 수는 없겠지만 강한 국가의 육류기반을 다지는데는 그만한 버팀목이 또 있을까 싶다.
어쩌면 큰 기업 몇 개로 구성된 시장 보다는 촘촘한 네트워크망을 형성하는 방향에서 작지만 강한 알짜기업들이 짜임새있게 틈새시장을 형성하여 작은 톱니바퀴의 역할을 해낸다면 이 보다 탄탄한 유통구조가 있을까?
그럼에도, 작지만 강한 알짜기업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 수출까지 넘보고 대국을 펼치기에는 규모가 작다는.
그렇기 때문에 큰 기업이 필요한 이유는 국제 경쟁을 통한 국익의 극대화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축산업 중 특히 도축업과 식육포장처리업의 발전모델로서 협동조합형 패커가 대두되고 있으며, 어쩌면 이미 상당부분이 작지만 강한 알짜기업들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패커형태를 갖췄다고도 볼 수 있다.
출처 : news.zum.com
< 패커의 형태 >
1. 식육포장처리업체 주도로 농가와 계약, 브랜드를 형성하고 음식점을 직영 판매하는 형태
2. 도축장 주도로 식육포장처리시설을 도축장 내부에 갖추고, 지역내 직영판매장을 운영하는 형태
3. 대형마트 주도로 식육포장처리업체를 직영하면서 운영하는 형태
4. 종축, 사료, 농가 등 생산기반을 토대로 도축장, 식육포장처리업체, 직영판매장 및 대리점과 연합한 형태
5. 농가, 도축장, 식육포장처리업체, 판매장, 음식점 모두를 일관된 경영으로 운영하는 형태
6. 기타
한 발 더 나아가 계열구조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선택이 아닌 필연적이다. 이미 드러난 소나 돼지의 마리당 지육가격을 놓고 부위별로 제때 팔아내는 판매능력이 바로 해당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물론, 유통주체 간 거래규모나 거래형태에 따른 변수와 소비 트랜드를 최소화했을 때의 말이다.
작지만 강한 알짜기업으로 도축업계는 (ㅎ)식품에 주목하고 있다. 틈새시장의 대안으로 꼽았다.
(ㅎ)식품은 복지 도축장으로 대두될 정도로 그 짜임새와 경영마인드가 대단하다는 평이다. 일일 소 30두, 돼지 300두 정도의 규모로 알짜기업으로 꾸려나가면서 작업량을 늘리기 보다는 직영판로를 늘려나간다고 하니 가히 칭찬할 만하지 않은가?
작업량을 늘리려면 작업시설, 냉장공간, 계류시설 및 작업인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느는데 비해 수입은 도축비 뿐이니 외형적인 규모는 보기좋게 커질 수 있겠지만 실속은 약하다. 전하는 말로는 (ㅎ)식품에서는 도축량의 약 50%를 직영판매한다고 하니 그 노하우가 궁금해진다.
일일 소 30두, 돼지 300두의 약 50%는 단순히 계산하면 일일 소 15두, 돼지 150두를 직접 판매할 수 있다는 말인데, 매월 소 300두, 돼지 3000두를 직접 판매할 수 있다는 말. 대단하다.
(ㅎ)식품은 도축장 구조조정법이 발효된 때만 하더라도 구조조정 대상 1순위라는 평을 받았었다. 그런데, 도축장 구조조정법 발효 이후 불과 몇 년만에 평가가 극을 달리하는데는 뭐라 말할 수 없이 감회가 새롭다. 나 또한 해당 도축장에서 근무를 해봤기 때문에 더 놀랐다. 변화의 성공모델을 보는 듯하다. 역시 경영자의 마인드와 의지는 작게는 기업을 바꾸고 업계의 트랜드에도 변화를 주며, 크게는 국가(복지 도축장 지정)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
왜 기업명이 (ㅎ)식품으로 바뀌었는지 이제야 알게 된다.
기업명 변경 : ○○도축 → (ㅎ)식품
패커라 함에 있어서, (ㅎ)식품은 도축업을 기본으로 식육포장처리시설을 갖춰 이미 소규모 패커라 칭할만 하다. 여기에 더해 지역민에게 직접 육류를 공급하면서 직영을 늘려나가는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으니 해당 지역은 복을 받았음이라. 낮아질 만큼 낮아질 가격에서 거래가 이뤄질테니 기존 유통업체나 관계자들은 좌불안석일테다. 그나마 다행스런 것이 바로 물량이 소 30두, 돼지 300두로 한정되어 있어 한시름 놨다하지 않을까 싶다.
(ㅎ)식품의 판매가격은 얼마일까?
낮아질만큼 낮아진 가격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아니 다시말해, 유통단계의 단축은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비록 당장 파급력은 낮다할지라도 이렇게 작지만 강한 알짜기업들이 확대된다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 또한 대형축산기업에 대한 자극이 될테고 그러면 유통시장은 비록 치열하겠지만 훈훈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다.
몇 개의 작지만 강한 알짜기업의 성공모델은 동종 업계의 변화를 유도할 것이며 크게는 패커체계에 대해, 축산계열화에 대해 변화를 주문할 것이다. 왜냐하면 규모화는 일정 수준의 생명선(커트라인)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다면 그 대형기업이 과연 제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첫번째 수출에서, 두번째 내수에서 그 역할을 생각해보자.
1. 수출
수출은 축산업의 활로를 모색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통이 내수에만 머물러서야 어디 일할 맛 나겠는가? 한정된 땅 위에서 아웅다웅하는 꼴 밖에 안된다. 유통의 묘미도 부릴 수 없을뿐더러 위기상황에서는 제살 깍기 밖에 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한 개의 사과(내수시장)를 놓고 국내기업 끼리 깍아먹는 상황, 언제 씨만 남을지 걱정만 는다.
더구나, 해외에서 진출한 기업들 때문에 점점 경쟁영토 마저 줄어드니 밤잠을 설친다.
2. 내수
너무 많은 기업의 활동, 장벽없는 진입, 누구나 해볼만 하다고 평하는 시장. 우선, 활동하는 기업이 많다적다는 평가는 시장경제 아래에서 답을 내리기는 어려우니 뒤로 미루고 그 활동성에 대해서만 집중하여 생각해보자.
장벽없는 진입과 누구나 해볼만 하다고 평하는 시장. 어떠한 생각이 드는가?
잘은 모르겠지만, 누구나 해볼만 하다는 것은 그만큼 전문성이나 전문화 속도가 뒤떨어진다는 말이고, 장벽이 없다는 말은 재원만 있다면 돈 놓고 돈 버는 유통구조(박리다매)를 일부 갖고 있다는 말과 같지 않을까? 지나친 생각일 수 있지만 만약 적정 공급량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지금, 적정한 수의 기업 활동에 관심을 주면 어떠할까?
적정 공급량의 대상은 생산농가에 관심을 집중하게 만든다. 마치 생산농가만 시설현대화하거나 규모화하면 된다?
적정 기업의 수에 대한 관심은 유통주체에 관심을 집중하게 만든다. 어차피 일정한 자급상황에서 공급량이 정해진다고 볼 때 너무 많은 유통플레이어(유통업체를 말한다)는 너무 많은 경쟁비용을 남발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치열한 생존 끝에 휴폐업이 상당량 상존하면서 진입과 퇴출이 반복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내수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유통플레이어 - 도축업, 식육포장처리업, 운반업, 보관업, 식육판매업, 대형마트, SSM, 정육점; 전통시장, 조합, 협회, 연합회 등 - 가 많으면 많을수록 경쟁비용과 당연비용(작업비, 운송비, 도축제경비 및 일부 수수료 등)은 1개의 대형기업이 한 공간에서 한꺼번에 처리할 때의 효과를, 그 절감비용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패커를 말하며 계열화를 꾸리게 만든다.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패커, 즉 도축 주도형, 식육포장처리 주도형, 대형마트 주도형, 정육점 조합형태 주도형, 축산계열화 완성형, 조합 내부화 완성형, 농가단위 조합형태 대응형 등에 대해 각자의 영역에서 좀더 분발하도록 기회를 부여하고 열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 유통구조의 발전적이면서 비용절감형태로의 변화를 꾀하려고 할 때 필요하다면 외국자본의 유입 또는 시장 진출 또한 자극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 않을까?
우리는 기대한다. “그래서, 고기를 얼마에 팔건데?”
여기에서 우리는 소비자를 말한다. 얼마에 판매한다는 가격의 결정은 소비자가 흔쾌히 지갑을 여는 속도와 관계가 깊다. 가격 자체에 대한 면과 함께, 부담없는 가격일 때 자주 먹을 수 있다는 육류단백질의 체내 흡수, 즉 국민의 건강과 밀접하다.
육류단백질을 통한 국민의 건강, 얼마만큼 성장시켜야 할까?
축산업의 미래와 밀접하다. 만약, 5천만명에게 하루에 한끼를 모두 육류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정한다면 그에 따른 시장을 가져가야 한다. 여기에서 관심은 5천만명인 국민이 대상이 된다. 하루에 한끼? 혹시 1주일에 두끼? 군인과 학생에게는 특별히 1주일에 세끼?
Q1. 많이 먹을 것을 걱정하는가?
Q2. 잘 먹을 것을 걱정하는가?
Q3. 아니면, 제대로 섭취하는 것을 걱정하는가?
이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발전하는 경제규모와 관계가 있다. 나의 경우 먹을까 말까 보다는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하는 이때, 다만 좀더 자주 즐길 수 있도록 가격이 낮아지길 기대한다. 이럴수록 Q3의 사회변화에 해당한다. 나는 얼마만큼 육류단백질을 섭취하길 바라는가? 거기에 맞춰 시장 규모를 정하고, 적정 유통플레이어가 맘편히 활략할 수 있도록 시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