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미래, 2020년 축산업 시대상 진단
> 예고된 공판장 전성시대에서 경쟁력의 원천은 http://blog.daum.net/meatmarketing/2779 제2탄.
다가올 미래, 2020년 시대상 진단
부제 : 패커 주도의 시장에서 우리가 기대할 것은 무엇인가?
이미 앞서 우리는 “예고된 공판장 전성시대에서 경쟁력의 원천은?”이란 주제로 패커의 추진동향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지역거점별 패커는 대전충남양돈조합, 도드람양돈농협, 부경양돈농협, 제주양돈농협, 서경양돈농협 등 이미 눈에 띄게 추진중에 있는데, 정작 패커에 대한 이상형이랄까? 왜 필요한지, 왜 추진하는지 그 의미에 대해서 잘 모르는 듯 싶어 이에 대해 고하여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다가올 미래, 2020년 시대상 진단
1. 이대로 추진된 패커는 출하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까? (시장교섭력)
2. 협동조합형 패커 간의 경쟁 외, 대형마트 또는 민간계열사 중심의 패커와의 경쟁 속에서 과연 5만여 식육판매업체와 3천여 식육포장처리업체는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까? (구조조정)
패커는 안심축산의 경우 소의 50%, 돼지의 30%, 계란의 20%, 닭의 10% 이상을 점유한 거대 패커로써 활동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만약”이라는 변수는 빼고 단적으로 생각해본다). 양돈은 지역거점을 중심으로 한 지역농협 중심으로 육성되어 나머지 70% 시장의 생산기반을 갖춘 지역농협과 안심축산 간 경쟁하는 구도를 보일 것이다. 또한, 이에 대응한 하림, 이지바이오, 사조 및 CJ 등의 기존 유통기반을 토대로 성장한 민간패커 또한 경합을 벌일 것이다.
시장은 패커와 접점을 강화하기 위해 식육포장처리업체 및 식육판매업체는 규모화 방향으로 신속히 진전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유통주체들이 묶이거나 없어지는 과정을 겪고 새로운 형태의 연합조직 또는 거대기업이 태동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은 친환경 축산과 동물복지에 있어 가시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수출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잦은 가축질병 발생은 클린존에 대한 필요성을 높혀나갈 것이다. 수출에 있어서 축산품은 1차적으로 질병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위생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함은 당연하지만, 최근 홍콩발 한우수출 시 ‘클린존’(전북지역)을 인정받으면서 수출이 가능했던 것처럼 향후 홍콩발 한우수출이 일정규모 이상 오를 경우 중국정부는 우리정부에게 중국의 클린존에서 생산된 축산물의 수입을 요구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내다본다. 이처럼 수출은 클린존 설정을 위한 농가, 도축장, 가공장에 이르는 유통채널이 안전함을 입증하고 클린존을 점차 확대해 나감으로써 수출기반을 다질 경우 충분히 ‘수출 진흥’의 키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온실가스,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한 에너지 절감과 함께 탄소저감책을 요구할텐데 그 방향에서 가축으로 인한 탄소 발생은 새로운 이슈가 될 것이다.
이처럼 변화한 세상에서 패커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3. 이미 패커가 소·돼지고기 유통물량의 60% 내지 80% 이상을 점유하는 미국과 같이 시장지배력을 걱정해야 하는지? 패커를 통한 수출확대를 꾀해야 하는지? 또는, 이를 제어할 또는 적절히 관리감독할 기능은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 패커체제의 시장은 또다른 이해갈등을 안고 있다. (시장지배와 이해갈등)
4. 축산농가의 소작농 전락을 막기 위해 협동조합형 패커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전문경영력은 충분한지? 정작 농가 입장을 고려하다가 소비자 지갑을 더 열게 하는 것은 아닌지? 규모도 커지고 외형도 남달라진 변화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리더십에 대해 누가 얼마만큼 준비하고 있을까? (패커경영)
패커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걱정 또한 커진다.
패커 주도의 시장, 우리가 기대할 것은 무엇인가
패커는 협의적으로 도축∼패킹을, 광의적으로 그 여파가 미치는 출하(농가)와 판매를 통한 생산전념, 유통마케팅, 안정적 가격형성, 물가안정 등 여럿 타깃을 목표로 추구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패커는 수직통합을 기본적으로 지향하고 있으며 데니쉬크라운, 폰테라, JBS, 아그로수퍼 등 다른 국가의 대형축산기업은 그 모습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자, 몇 가지 패커에 얽힌 오해와 개념을 바꿔보자. 왜 패커를 하게 되었는지,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궁리해보자. 패커는 결코 협의적 의미로 시작된 것이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으며 지향해 나가야 할 그 궁극적인 모습을 만들어내기 위해 해당 주체의 실행방안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큰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패커의 정의> 도축·가공시설과 유통망 등을 확보하여 농가 또는 생산자조직과 연계되어 고품질의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거나, 가축 사육(비육장)을 포함해 축산물 도축·가공·포장·배송·유통에 이르는 일관업무가 가능한 기업을 말함 |
무엇보다도 왜 패커를 하는지, 결국엔 농가 경영안정과 패커역할을 통한 소득안정, 물가안정, 소비만족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기대하는 것인데, 그런 방향에서 정부가 할 일, 유통주체가 할 일, 그리고 현재 추진중인 협동조합형 패커가 할 일에 대해 그 지향점을 정확히 알려 주면 하는 바람이다. 막연한 기대감이 증폭되는 지금,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기 마련이니 현실가능함을 알려주어 현실적인 기대를 품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 필요하다.
유통경로의 내부화를 통해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윤(마진)이 한 주체로 귀속되게끔 하면 “매우 좋다”라는 시각에 대해, 유통경로상 존재하는 모든 시설과 역할을 모두 내부화해야 한다고해도 현재의 유통경로나 과정을 볼 때 그렇게 크게, 혹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판매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
협동조합형 패커가 폰테라 등 다른 국가의 패커 예처럼 일관경영이 가능한 대형축산기업화 되지 않는 한, 유통경로의 내부화에 그쳐 산지조직화, 도축가공, 판매 모두 다 나눠져서 운영하는 상황이 된다면 더더욱 그런 기대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왜 지금 협동조합형 패커를 통해 드러날 “무한한 기대감” 보다는 “변화된 시장에서의 최적화방안”을 세워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며, 축산물의 공급량(생산량)이 한정된 시장에서 기존 도축시설을 간직한 채 대량으로 패킹하는 패커의 등장은 과연 시장에 이로울까? 또는 또다른 갈등을 야기할까? 조심스럽다.
그래서, 지금 패커의 청사진 또는 기본 경영전략이 정말 변화한 시장환경에서 생존을 담보할 수 있도록 수립되어 있어야 할 것이며, 이미 당사자들은 충분히 역량을 갖출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하 사료, 종축, 특히 판매에 있어서의 관련된 유통채널이 과연 패커체제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지는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해야만이 변화된 패커 시장환경에서 축산업이 제대로 가동될 것이기 때문이다.
5. 제각기 다른 유통주체가 시장에서 활동할 때 보다, 패커를 통한 시장은 마진이 줄어들까?
협동조합형 패커로서 역할을 한다면 이윤이 생산자에게로 되돌아가게 되므로 금상첨화다 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이는 사실이다. 다만 현재 조합매장의 가격이 정육점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그것이 팔리는 소비자의 구매습관과 조합 영업방침, 최소한의 이윤 실현 등이 맞아들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할 때, 과연 유통경로의 내부화를 통하거나 유통주체를 하나로 통합했다손 치더라도 적재적소에 물량을 배분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대량생산 대량유통이 기본일 수 밖에 없고, 무엇보다도 일정량 이상을 유통시켜야 만이 현재의 정육점 수준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인데, 과연 패커의 관심대상은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일까? 조합원 이익일까? 유통마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당연히 수반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논외로 치자.
6. 패커체제에서 그들의 경쟁상대, 즉 비교대상은 누구인가?
대체로,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그 쓰임새와 효용성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 패커를 했는데 “수급 불안”과 “가격 불안”, 그리고 “수출 저조”로 나타난다면 아니될 말이다. 패커는 규모에 맞게 내수시장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외자유입을 통한 국내산업 융성에 있음을 분명히 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지역거점으로 나눠먹기식 형태는 안정적 출발이라는 잇점은 가진 반면, 내수시장으로 초점을 맞춘채 (혹시나) 5년 내지 10년이 흘러간다면 지금 패커에 대해 건 기대는 단지 아이들 많은 시장으로부터 큰 놈(?)이 등장한 차이 밖에 달라진 것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7. 2020년 패커의 직영판매점에서 쇠고기 가격은 과연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패커가 성공하려면,
단순히 계산만 해봐도, 하루 총 도축량의 몇 퍼센트를 가져가야 생산자에게나 소비자에게 납득할만한 수준의 서비스를 할 수 있을까?
만일, 총 도축량을 기준으로 5개 패커 기준으로 1/n 하면 20% 이상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는데, 한정된 생산량에서 이미 약 30% 정도를 유통하는 대형기업(대형마트 등)과의 관계 형성과 약 10% 하림, 이지바이오 등 민간패커들의 활동을 기대해 볼 때 지역중심형 협동조합형 패커의 시장점유는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만큼 그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지 그들이 비전을 제시해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다. 감사를 드린다.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