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발전연구/종합

육류는 사탕이 아니다.

큰바위얼굴. 2016. 10. 19. 09:18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등장했습니다. 반가운 일이죠.

 그런데 아쉬움도 남습니다. 사회는, 사람은 고기를 싫어할 대상으로 여기는 듯 합니다.

 그래서 작성한 글입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저지방 월빙?

 

육류는 고단백질원?

 

 

우리는 논쟁을 논란으로 한층 더 수준을 향상시켰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국감장에서 마블링 문제가 대두된 것을 보니, 멈출 의향은 없어 보인다.

 

밥상머리에서 아이들이 묻는다. "고기 먹으면 안돼나요?"

참고로, 내 아이들(3남)은 고기 없이는 밥맛 없다 한다. 먹는 태도나 먹은 양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현 상황을 보노라면 마치 육류를 사탕과 같이 취급하고 있다.

달콤해서 맛있게 먹었는데 건강에 좋지 못하다고. 물론 사탕의 먹은 양과 기꺼움(플레시보 효과, 긍정적 삶)은 무시된다.

 

육류는 간식이 아니다. 하루 3끼 중 1끼라도 없을라치면 아이들이 보챈다. "고기는 요? 고기요?"

아버지는 어제오늘 다를 것 없는 고된 노동 후에 월급날이거나 기분좋은 한턱을 쏘고 싶을 때, 아이들 생각에 신문지에 쌓인 검정봉다리를 룰루랄라 퇴근길이 즐거웠다. 지금이라고 그 마음은 동일하다. 한우라도 살라치면 큰 맘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는 공산품처럼 지위가 낮아졌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탕과 같은 진열대 신세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by 김지문. spacek.co.kr

 

 

고기는 발전의 원동력이다.

못 살때와 잘 살때 또는 이만큼 살때의 척도가 된다. 더이상 쌀은 부의 척도가 아니다. 쌀의 지위를 고기가 이어받았다. 여전히 육류구입은 주 2~3회를 주로 나타내고 있어 아직 하루 3끼 중 1끼를 고기반찬으로 함께 하지 못하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고기는 힘을 상징한다.

옛 '밥심'은 이제 '육심'으로 바뀐지 오래다. 오히려 고기 또한 굳이 먹어야 돼 하는 기피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심히 걱정된다. 왜냐하면 먹지 아니한 에너지는 몸에 영향(힘 등)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먹으면서 고기탓 해야 하지, 먹지 아니하면서 고기탓 하는 건 지나치다.

 

고기는 재미다.

구워먹고 쪄먹고 지저먹고 부처먹고 우려먹고 다양하다. 우려먹는 행태가 사라지고 있어 아쉽기 그지없다. 2천만호 집집마다 사골을 우리면 될 일이 공장으로 향하고 곰탕은 식당에서 먹는 음식으로 바뀐지 오래다. 부처먹는 것 또한 제삿상에서나 볼 수 있다. 육전은 동태전 저리가란데 잘 마주하지 못한다. 마치 관습에 얽매여 식단에 오르지 못하는 형국이다. 구워먹는 것조차 이제는 연기 탓하기 바쁘다. 기름도 튄다. 그러니 이제 집에서는 주로 쪄먹거나 찌개를 끊이기만 한다. 생일날 미역국을 기대한다.

자주 먹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습관에 관행적인 행태에 몰려있다. 생각하기 싫어한다. 간편하게 생각하고 1식을 즐기기를 원한다. 그러하니 고기반찬은 단가가 맞지 않는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해서 여러번 나눠 먹어야 경제적인데, 많은 양이 필요치 않을 뿐더러 여럿과 나눠먹기에도 버겁기 때문에 집에선 국을 끓이거나 찌개를 주로 끓인다. 재미가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다. 재미는 다양성을 잃고 획일화되는 것을 말한다. 너무 잘 살게 되도 문제가 되나 보다. 자기불편은 감수하기 싫어하니 주로 외식에 기대고 아직 채 외식은 (다양성이) 준비되지 않아 식상해하기 쉽상이다.

 

고기는 못 살던 사회에서 잘 사는 사회로 넘어가는 지금, 여전히 부의 척도가 되면서 좀더 잘 사는 사회 - 흔히 말하는 친환경 웰빙식이 만연한 사회 - 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찬밥 신세다. 제 1타가 된지 오래다. 그동안 10% 생산액이 채 50%도 가지 못한 지금, 뚜껑이 열렸다. 마치 "고기 먹지 말고 삽시다" 하는 것처럼 회자된다.

 

고기는 인류 진화에 필수적이다.

세대를 넘어오면서 DNA는 고기의 DNA를 받아들였다. 힘의 근원으로 삼았다. 어느날 고단백질이 지탄받을 날도 멀지 않았다. 지나친 과용은 금물이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고른 섭취가 필요한 일이다. 웰빙은 먹지아니한 삶의 질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고먹는 삶의 질을 바라는 게 아닌가 보다. 그래서 아쉽다.

 

 

육류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탕이 아니다. 간식이 아닌 주식이기 때문이다.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