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 문제
새해를 어김없이 맞이한다. 새로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충만해지고 뭐 별거 있겠어 계속되는 거지 하는 뻔한 태도 또한 나타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효과는 분명하다. 단지 며칠, 몇 주, 몇 달, 1년 이라는 유효기한이 다를 뿐이다.
여기 어떤 의미의 새해계획이 발표되었으니 한 번 살펴보기로 하자. 이는 과거에 보기 힘든 일로 한꺼번에 쭈욱 읽어보기 좋도록 모아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 농림축산식품분야 업무계획 - 1/4
2017년 농림축산식품분야 업무계획 - 2/4
2017년 농림축산식품분야 업무계획 - 3/4
정부정책 2017.01.31 08:55
2017년 농림축산식품분야 업무계획 - 4/4
그런데 일단 내용이 방대하다. 그리고 개조식이기 때문에 소설처럼 쉽게 읽히지 않는다. 이는 문장의 간결함과 단어 하나하나에 신중하다 보니 멋스런 보고서는 되었을 망정 쭈욱 읽어내기란 여간 내기가 아니다. 그래서 키워드 중심으로 발췌해보고 의견을 덧대보려고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앞에서 첨부한 각 자료들을 참고하면 좋겠다. 또한, 일부 내용은 편집 중에 개인적인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김성호.
1. 지난 4년간의 농정 평가와 2017년 농정 추진방향
가. 묵은 때처럼 벗겨야 할 과제
항목 : 정책방향 / 핵심키워드
쌀 : 수급안정 / 주산지 중심으로 공동 경영
가축질병 : 확산 차단 /
청탁금지법 : 피해 최소화 /
유통구조 : 시스템 개선 / 직거래 확대, 친환경 기반 확충, 사육환경 개선 및 악취저감
직불제
기후변화 : 신품종, 신기술 개발
6차산업 : 지역단위 발전시스템 구축
스마트팜 : 규모화된 단지 조성, ICT융복합 기술 접목
수출 :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식, 전통식품 적극 육성
귀농,귀촌 : 단계적 지원 확대
나. 미래 과제
농촌에 디자인 개념 도입
농촌을 일터, 삶터, 쉼터로서의 복합기능 부여
디자인을 입히고 복합기능을 부여한다는 건 경제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임을 나타낸다. 더이상 먹고사는 문제로서 인식하기 보다는 어떻게 더 잘 먹고 살 것인지의 선택문제로 인식됨을 말한다. 그러하니 삶과 죽음의 극단적 선택이 아닌 투입과 손해라는 경제적 논리로 해석하고 받아들인다. 자, 그렇다면 이와같은 미래 인식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그 내용을 살펴보자.
2. 주요업무 추진계획
현혹(?) 효과와 방황(?)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방향성'에 초점을 두고 살펴본다.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 시범사업 및 구축사업은 모두 배제한다.
가. 쌀
쌀의 수급 균형을 위해 생산 감축, 재고 관리, 수요 창출을 하고 밭작물 자급률을 높힌다. 해외농업을 개발하고 농지이용을 효율화한다.
벼 재배면적을 줄이고 사료용쌀 공급을 확대하고 복지용쌀은 공급가격 할인 및 포장방식 개선으로 수요를 확대한다. 홍보에 집중하고 아침밥 먹기를 확산한다. 주산지 중심의 밭작물 공동경영체를 확대(35개소, 누적)하여 조직화와 규모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
기계화 적성품종을 개발(2015년 5품종으로부터 2017년 9품종)하고 밭작물 기계화율(2015년 56.3%)을 높힌다.
해외농업 개발은 성공모델을 도출한다. (의미상 제외해야 마땅하다)
나. 가축질병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전국 모든 시군에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하며 전국 주요도로에 이동 통제초소를 설치한다. 발생농장은 24시간 내 과감하고 신속한 살처분을 실시한다. 가축방역 선진화종합계획을 4월 발표한다.
다. 유통구조
통합마케팅 조직체계로 산지유통을 계열화하여 생산자 거래교섭력을 높힌다. 2017년 통합마케팅비중(채소,과실류 생산액 13조원 대비) 29% 목표. 농협의 산지조직화와 판매유통기능을 강화한다. 공선출하회와 생산자협의회를 2016년 2150개소에서 2017년 2300개소로 확대한다. 도매시장 정가수의매매를 내실화하고 예약거래시스템을 활성화한다. 최소 출하단위를 설정하고 하역 기계화를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힌다. 가락시장 내 대금정산조직을 설립하여 중도매인이 특정 도매시장법인에 종속되는 것을 방지한다. 대형유통업체, 식자재업체 등 대량수요처가 요청하는 경우 도매시장법인이 농수산물을 직접 구매하여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6월.
대도시형 직매장과 1도 1대표 브랜드 장터를 설치한다. 각 1개소, 2분기.
라. 친환경
이원화되어 있는 인증업무의 민간 완전 이양을 완료하고 인증기관 평가와 등급제를 6월에 도입한다. 벌꿀 등 식용 및 비식용 유기가공품 인증표시제도를 12월 도입한다. 친환경 농업지구를 15개소 조성하고 깨끗한 축산농장 조성을 확대한다.
마. 기후변화
변화하는 기후 환경에 적합한 품종 및 재배기술을 개발 보급한다. 열대, 아열대 작물의 권역별 적응성을 검정한다.
3. 의견
'먹고사는 문제'라는 키워드를 구글 이미지에서 찾아보니 아래의 그림이 눈에 띈다. 절대 선과 절대 악은 없다고 한다. 마치 누군가에게 절대 악일지 또다른 누군가에겐 절대 선을 보는 듯한 문구이며 주장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합당한 조치라는 것에는 모두 공감할 것이다. 또한 이의 추진이 어렵다는 것 또한 모두 공감할 것이다. 정도의 문제지 양단의 문제가 아니라는 관점이 바로 '경제적'이다.
앞에서 살핀 새해계획은 질병, 기후변화 등에 따른 먹고사는 문제를 경제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 직면한 과제를 어차피 써야할 몫(예산)으로 보는 것인지 생존인식에 기반한 대응대처법이 미약하다. 뭔가를 구축하고 관측하고 종합하고 공조하고 초소를 설치한다고 한다. 대부분이 기반 구축에 해당된다. 잘 되는 걸 더 잘되게 하는 건 고도화로 표현하고 있지만 이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지 못한다.
마치 뭔 일이야 있겠어 한다면 지금처럼 하면 족하다. 이는 당연하다. 트럼프가 휘두른 들 이 또한 과도기라고 평하면 그만이듯이 어차피 굴곡은 있을지언정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단단하다. 이는 온라인 게임에 익숙해질 수록, 이미 월급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인식하면 할수록 빠르게 다가온다. 검지로 스윽 싹 하면서 헤드라인 중심으로 훓어보는 것에 익숙해진 우리들은 어느 하나의 자극에 순간적이면서 지속성은 매우 낮아졌다.
이처럼, 먹고 사는 문제라고 말하면 태반이 무시하기 일쑤다.
주부들은 가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아이를 위한다면 이거나 어른을 위해서라면 이라는 타산적인 바람이 구매하고자 하는 식품의 믿음과 연결될 때 그냥 사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흔히 변화무쌍하다고 평할 만 하다. 소비트렌드는 이처럼 변했다고도 흔히 말한다. 결국 사고먹는 행위는 변화가 없다손 치더라도 부를 기준으로 하다가도 누군가를 위한다는 마음이 앞서면 부가 아닌 믿을 수 있는 식품을 찾는다. 그런데 이 보다 나을 순 있어도 완전하다 할 만한 식품은 드물다.
라면만 보더라도 이와 같다. 맵고 얼큰함을 원하는 나는 열라면을 선호하는데 비해, 아내는 튀기지 않은 라면을 구매해온다. 결정권은 구매를 하는 아내가 가지고 있다. 나(=국민)는 요구할 권리가 있다. 여러번 요구하면 다시 저렴하지만 왠지 튀지기 않은 라면 보다는 믿음이 낮아보이는 열라면을 그래 당신이 원하니까 하면서 구매해 준다. 그렇다면 반대로 보자. 과연 튀기지 않은 라면은 열라면 보다 안전한가? 과연 라면에 안전을 논하는 것이 맞을까? 당신은 라면을 먹을 때 안전을 중시하는가? 굳이 라면을... 이라면서 그냥 즐기고 말 것으로 여길 수도 있겠고 매번 라면의 맛을 논하면서 자칭 미식가 대열에 합류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바닥에 깔려있는 마음은 라면은 고급지지 않았다와 믿음을 논하기에는 이미 맵고 짜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에 저만치 논외로 친다. 그렇다고 라면을 먹지 말아야 할까?
더 깊이 파고들다보면 습관성 섭취와 중독(?) 증세까지 논할 지도 모른다. 이는 라면을 먹고 즐기는 내게 적합하지 않아 그만 둔다.
먹고사는 문제에 이만치 관대하다. 하지말아야 할 것들이 명명백백히 있는대도 불구하고 우리는 애써 외면한 채 남들이 하니까, 뭐 큰 일이야 나겠어 하면서 그냥 한다. 그러다보면 듣던 싫은 소리에 내성이 생기고 탈이 나지 않음에 안도하면서 그냥 계속 먹는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상징후가 포착되었다.
치형이는 두드러기가 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탕, 과자, 초콜릿, 라면, 특히 인위적인 합성료가 포함된 식품을 먹었을 때는 십중오육은 두드러기를 낸다. 십중오육은 지금 상황을 말한다. 처음에는 세종시의 건설 공기, 환경호르몬, 그리고 새집 증후군에 먹는 것까지 의심범위가 너무 커서 그런지 십중팔구는 두드러기를 보였다. 그리고 항히스타민제 약을 먹였고 이의 폐해를 알기에 줄이고자 하지만 가려움을 호소할 때는 이보다 즉효약은 없기에 다시 항히스타민제 약을 먹인다. 그럼, 혹자는 말할 것이다. 세종시를 벗어나라고. 그리고 앞서 말한 인위적인 합성료가 포함된 식품을 먹이지 말라고.
그런데 이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열라면과 튀기지 않은 라면 간의 선택심리와 같다. 먹지 아니함이 좋은 건 알지만 그냥 먹고 살고 있듯이 세종시를 떠나면 족한데 떠난 곳에서의 생활상이 과연 감당할 몫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물론 더 늦기 전에 라는 위기감이 든다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갈 여지가 크다. 또는 주말주일이라도 자연 속에서 보내기 위해 농가주택을 장만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는 아내가 줄기차게 요구하는 사항이기도 한데 경제적으로 따져보다보니 미루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즉, 돈이 안되니 농가주택은 없다는 답변이었다.
누구를 살릴 것인가?
말은 소비자를 위한다지만 대부분의 정책 예산은 농가로 향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
1. 기후변화
2. 질병
딱 둘만 챙겨도 좋겠다. 나머지는 각 주체가 해도 충분하다 못해 넘칠 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경제 활성화라는 미명 아래 받쳐주기, 떠받들기를 멈추면 어떨까? 과연 망할까? 가령, 트럼프 정국은 분명 한 만큼 되로 받을 것이다. 이는 자명하다. 다만 시기의 문제일 뿐이며 그 여파가 얼마나 크냐의 정도 차이다. 지금 미국에 투자하라는 투자전문가들의 주장을 듣노라면 앵무새와 같다면서 스스로 거부감에 빠져든다. 트럼프 = 미국 퍼스트. 그러니까 미국 내수시장 활성화, 그러니까 미국에 투자하란다. 물론 올해 가을 넘어가기 전까지만 투자하고 빼낼 수 있다면 이 보다 좋을 수도 없겠다. 종목에 따라 다를 것이고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냐마는 굳이 하겠다면 그렇다는 말이다.
과연 우리가 논하는 먹고사는 문제라는 측면에서 트럼프가 활개칠 것처럼 보이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지금 투자해야 할까?
1. 트럼프의 미국 퍼스트
2. 미국 금리 인상 기조
이는 선택의 문제다. 잉여 자금을 투자한 들 누가 뭐라 할까? 자기가 결정한 만큼 자기가 잃든 취하든 자기 몫인데. 그렇지만 먹고사는 문제는 이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경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판을 치다못해 넘치는 세상에서 경제적이지 않은 환경적인 정책을 추구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누구나 인정한다. 그렇다고 경제적으로 십중팔구를 취하고 나머지를 환경적으로 하라는 건 아닐텐데도 우리는 나처럼 열라면을 즐겨 먹으면서 튀기지 않은 라면을 탓한다. 어쩌면 원흉(?)은 저만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우리는 라면 자체를 먹지 아니하거나 먹는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먹을 수 있는, 즐겨 먹어도 충분한 음식으로 만들 생각을 하기 보다는 경제적인 선택을 한다.
...
치형이 두드러기 재발방지 및 대응대책
1. 인위적인 합성제재가 포함된 식품은 가능한 사지 않는다. '가능한'이란 단어를 빼야 마땅하지만 아빠인 내가 과자를 너무 좋아해서 탈이라는 평을 들으면서도 과자를 가계에 보충한다. 퇴근길에 종종 사들고 간다.
2.
3.
다시 정리하면,
1. (통제) 인위적인 합성제재가 포함된 식품은 선별적으로 산다. 살 때 치형이를 떠올린다. 라면을 포함한다.
2. (보완) 숯을 산다. 2년째이긴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니 많이 머무르는 장소일수록 보완제재를 구비한다. 새 차, 새 집, 특히 새 장난감 등 새것을 살 때는 불안요소를 방지했는지 충분히 살핀다.
3. (능동) 엔돌핀? 신체리듬에서 상승작용을 하는 호르몬이 분비되도록 즐거움과 기쁨을 만끽하도록 도와준다. 결코 휴대폰 게임을 매번 준다는 말은 아니다. 게임, 노는 방식, 함께 하는 것, 가능한 교외로 벗어나는 것, 그리고 농가주택 구입을 고려해 보는 것.
먹고사는 문제는 이처럼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너무 소홀하다. 각자도생인가 한다.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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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自`2017.02.01 15:30
어제 치형이의 등에 두드러기가 심하게 났다. 이젠 봉긋 솟는 것에서 옆으로 퍼져 확장된 면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요구했다. "치형아, 쓰레기 통에 버리고 와"
주섬주섬 챙겨서 자기 사물함에 갖다 넣고 온다. 다시 말한다. "치형아, 버리고 와. 네 몸이 아파해. 어쩌면 큰일날지도 모른다구"
"아빠는" 하면서도 다시 주섬주섬 챙겨서 "아까운데" 하면서 쓰레기 통에 쏟는다.
내 무릎에 앉아 마주한다. "아빠, 가끔은 먹어도 되지 않나요?" 라고 확인하는 말에, "아니, 절대 안돼. 이젠 네 몸을 생각해야겠어. 맛은 안 나더라도 심심한 과자, 합성제재가 안 들어간 과자를 사와서 실험해 보자. 알았지?"
"네."
줄곧 내 무릎에서 내려오지 않고 논다.
"치형아, 이젠 내려오지 그러니? 아프다."
단호함이 때론 필요하다. 그리고 그 단호함에 대한 대가와 보상은 확실히 챙겨야 하겠다고 다짐한다. 물론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