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유통시장 진단
누구를 탓하랴?
무엇을 탓할까?
육류유통산업이 창업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고 한다. 소비감소에 영향을 끼친 청탁금지법, 시장개방 확대와 수입육류에 대한 국내산 육류와의 차별성 축소, 웰빙과 친환경축산에의 소비트렌드 변화 등 유통환경은 급변하고 있지만 딱히 이거다 할만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우선, 휴폐업 축산기업이 급증했을까? (내가 볼 땐 아닌 것 같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축산물 작업장은 2013년 77,602개소에서, 2014년 86,181개소, 2015년 98,140개소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규모화의 진전을 꾀하고 있는 환경 변화 속에서 http://blog.daum.net/meatmarketing/2779 업체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건 시장의 활황 또는 해볼만 하다는 시장평가 속에서 투자처로서의 유입 수요가 여전히 높다라는 인식이 퍼져있어 일시적 목돈이 발생한 퇴직자 등에 의한 정육점이나 정육식당이 늘어나고, 기존 정육점은 사업이 안정화됨에 따라 업종 규모를 식육포장처리업으로 확장, 전환됨에 따른 결과가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위기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실제 그러한지, 위기감이 고조된 분위기 때문에 아직 그 정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러하다고 체감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매무 불분명하다. (내가 볼 땐 후자에 가깝다고 본다)
위기는 위기일까?
위기는 반드시 기회를 동반한다고 볼 때 지금의 역동적인 체감은 변화를 위해 겪는 순수한 고통(?)이 아닐까? 위기 아닌 때는 없었으며 위기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주로 "위기다" 라는 공감대를 형성해 나간다. 정작 위기 상황에서는 취약하면서 위기가 아닌 위기상황에서는 위기다 라고 외친다. 마치, 양떼 소년과 같이.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업계의 자발적인 개선노력을 엿보기 힘들다. 온통 힘들다, 어렵다 라는 말 일색이다. (아니 그럴지도 모른다). 진실로 얼마만큼 어려운 것인지, 생사를 논해야 할 수준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그리고 나온 대안은 고작 소비진작을 유도해서 부담을 나누거나 전가하려고 한다. 주로, 소비자에게. (한 쪽 측면에서 볼 때)
양축가는 갑 중의 갑이요, 유통은 키맨이다. 소비자는 결정권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다. (어쩌면 행사하지 못하거나 행사권이 있음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하니 소비자는 봉 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대부분의 해결책은 소비진작으로 모아지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차갑게 식은 심장과 마주한다.
창업을 하메 가슴이 두근두근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그 때의 심장과는 다르다. 뛰지 않는다. 냉철한 이성이 앞선다. 이익과 손해라는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결단코 자기 주장이 옳다고 말한다. 더이상 뛰지 않는 심장을 마주한 우리, 과연 제대로 위기 상황을 인식할까?
근본 원인은 사회적 변화와 요구인데도 불구하고 해결책은 자구노력 보다는 소비진작으로 돌린다. 이는 아니라고 본다. 근본 원인 각각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함에도 많은 부분들이 시도에 머물거나 "진행중"이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유통구조개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진전은 더디다고 한다. 혹자는 더이상 새로움을 찾기는 힘들겠거니 하면서 재탕에 삼탕을 논하고 더딘 진전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 차이는 극명하다.
바쁘다. 그것도 무척 바쁘다. 요구는 많고 할 일은 많다. 그런데 앙꼬 빠진 찐빵을 먹는 기분이 든다.
축산업 생산액 가운데 1위는 돼지로, 6조7천702억원으로 추정됐다. 축산 시장의 규모는 나날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불안한 이유는 축산물의 한계소비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극명하다는데 있다. 현재의 소비량에서 축산물 소비가 정체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식으로 식문화가 바뀔까? 그저그럴까? 안정감을 느낄까?
딱 하나, 소비량이 한계에 직면하면 우리는 파이를 나눠먹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제살 깍아 먹는 아귀다툼 마냥.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