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바위얼굴. 2023. 6. 15. 01:17

나주에 교육차 가게 되었다. 농식품공무원교육원에 2014년 혁신도시 건설초기 방문했으니 9년만의 재방문이다. 훵 했던 공간이 들어찼다 라고 보여준다.

나주 여행 요약보기 https://www.magisto.com/int/video/Nk0MJQkKFTUxQxVnCzE?l=vsm&o=a&c=o

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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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주곰탕

하얀집에서 나주곰탕을 먹었다. 맑은 국물이 사뭇 익숙치 않고 심심한 가운데 깍두기와 생체, 마늘, 초장에 찍어먹는 머릿고기는 일품이다. 수육곰탕을 주문하자.  

만약 곰탕을 주문한다면 살코기만 들어있는데 질겨서 단물을 빨아먹고 뱉어낼지도 모른다. "치형아, 꼭 꼭 씹어 먹어야지." 라는 말이 무색하게 나 또한 그랬다. 아내가 밤새 끓여낸 곰탕만 못해서 실망했다.


2. 도대체 여기가 어디지?

나주곰탕거리로 네이버 지도에 검색된다. "여보, 나주에서 뭘 할까?  잘 보이지 않네." 도대체 나주에서 1박을 계획함에 있어서 마땅치않다. 그러니 쉬이 나주 밖에 눈을 돌리고, 목포 어때 라는 물음이 자연스럽다.

결국, 유투브 검색을 하메 마음이 해남에서 남해에 이르기까지 옮겨간다. 아내가 남해 가자고 한다.

그런데 지금 난 남해가 아닌 나주의 매력을 제목으로 정했음을 상기하자. 뭔가 발견했거나 새로움, 혹은 호기심 가득한 꺼리를 찿았다는 말이니까.

도대체 여기는 어딜까?


전주한옥마을의 복사판인가?  나름의 거리, 융성하다만 점포들, 가지런한 한옥마을의 정취, 쌩뚱 금성관, 향교, 서성문.


그리고 "전국에서 오는 그날까지." 행운분식의 표어, 로또명가 24시 영업중인 만물상점 알리바이 나주점, 오징어 가득 해물파전의 숨은 고수 정자나무, 간판조차 허름한데 17시 내부는 가득찼다. "행님 말요 내는 행님이 존경스럽소" 나누는 대화마저 등 뒤에서 들리는 장소, 할머니 할아버지를 언제 봤냐는 듯이 자연스레 다가가서 마루에 앉는다.  "아이고, 이 애는 다정하구만. 다정해." 라며 예티를 주제로 요기는 어디 산책길 없나 묻고 답한다.  차단된 산책로마저 어설프게 다가오니 땡볕 아래 다니기 싫은 마음을 달래준다.  뭔가 어설픈데 정형화되지 못한 부족함에서 오히려 정겨움을 느끼게 해주는 곳. 뭐니 뭐니 해도 한옥스테이 중정(애견동반 가능)에서 보낸 하룻밤의 경험은 앞서 말한 여정을 모두 아우른다.

"아빠, 난 불 피우는 거요."



이래서 먹는 거나 보는 거 보다는 역시 직접 나무라도 때야 하는 게 맞나보다. 도심에서 못한 불장난을 이구석  저구석에서 쪼가리라도 찾아와 불을 지피고 불멍과 개멍을 즐긴 건 절대 바꿀 수 없는 나주 한옥스테이 중정에서 보낸, 최고의 밤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래서, 나주곰탕거리인거여?"

"나주한옥마을 인거여?"

명칭을 정하자. 나주시청에 바란다. 나주곰탕한옥마을이라고 하든가 마을이름을 정하자. 분명 한옥의 멋이 있는 멋진 곳임을 나타내자. 분명 전주 보다는 못하다. 다만 앞서 의견을 냈듯이 정자나무 해물파전과 장작구하기 이벤트를 묶어 여행코스로 알리자. 전주한옥마을은 불가능한 불장난의 고장, 캠프파이어의 성지, '불은 나주에서 때야 제맛이여' 하는 코스를 구상하자.




아이의 눈으로,
아이의 동심을 저격하자.
화려하지 않아도 좋고, 어설프면 더할나위 없이 노인들과 어울리는 정겨움을, 밤에 울리는 시조 가락은 이곳 만의 매력이리라.

너무 좋다. 너무 좋아. 도파민 생산을 늘려야하는 서희는 리뷰 대가로 받은 와인 1병의 서비스에 더욱 좋단다.

3. 족욕

한옥스테이 중정 만의 서비스인지는 모르겠다만, 족욕은 정말 최고의 서비스 아이템이다. 난 불멍도 개멍도 좋았지만 족욕 중 마신 맥주 한 잔의 어울림은 하루 피로를 풀어 주었다.

그래서 나주의 매력은?

찿아봐도 찿아지지 않는 가운데 볼꺼리가 평범한 가운데 때묻지 아니한 사람들의 인심이랄까? 어설프게 정이 가게 한 정체. 과연 볼꺼리 없는 가운데 살아가는 모습 자체에 집중케 한 은인자중이라고나 할까!    



전국에서 오는 그날까지! 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