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세상보기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승자와 패자를 모두 살피는 예술이 경제정책이기 때문이다.

큰바위얼굴. 2023. 10. 29. 07:29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승자와 패자를 모두 살피는 예술이 경제정책이기 때문이다."

쉽지 않기에 이론이요 지향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구구절절 맞는 소리라면 무엇이 바뀌어야 하고, 그 바뀜이 가능했다면 바뀌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시말해, 현상은 결국 한계를 드러낸 것일 뿐, 답은 쉽지않다에 있고 여기에 대해서는 유무능을 따질 이유도 시스템을 따질 이유도 없다고 본다. 어차피 어울려 돌아가는데 이유가 필요하거나 원망이 필요하기 보다는 군중 또한 어울려 돌아가고 있는 형국에서 벌어진 일이니 특정 누구의 현재나 과거나 별반 다르지 않다. 어쩌면 우린 지나친 기대감 때문에 비판을 일삼고 정작 왜 그런지 왜 아니된 채 반복되는지 왜 영웅은 사고러지고  왜 고독자는 무관심해지고 승냥이만 핥고 있는지 왜 지성인의 말이 공허해지는지는 각자의 생각과 사념이 너무 강해져서 남을 인정하기 보다 그럴듯한 기대의 잣대를 들이밀고, 군중의 심리는 유유히 흘러가는 현 상황을 만든 주범은 우리도 누구도 아닌 미국 금리를 올려야만 했던 상황을 기획했던 그와 그의 따르는 무리에게 휩쓸려 알고나서도 당최 쉽지않은 현 상황이기 때문이 아닐까.

누가 헛똑똑인가!

영업사원 1호는 어쩌면, 청와대를 개방하고 천도한 이유처럼 맥락 중에 집어낸 묘수임에도 노무현에게 기대해서 기다렸던 인내를 조바심으로 평하는 게 아닐까.

하나의 평 아래, 그런 이유가 있기 마련이니 아니되는 것 말고 해도 좋은 묘수를 제안하자고 하면 이 또한 정반합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몽이련가.

그저 흘러가는 바람 앞에 잘 했어 한 이가 많아지길 바랄 뿐. 맹목 보다는 아니해도 좋을 단초를 이어주길 바란다.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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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제직필
국민은 계속 피곤해질 것이다

2023.10.24 20:27 이창민 한양대 교수

경제학에 ‘주인-대리인’ 이론이 있다. 주인이 직접 자신의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대리인에게 맡겨 놓는 경우 대리인의 사익추구·도덕적 해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주인이 대리인을 완벽하게 감시·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라는 것도 광의의 주인-대리인 문제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대리인인 대통령에게 통치를 맡겨 놓는데 이 와중에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국민이 정권에게 통치를 온전히 위임할 수 있으면 사실 가장 좋다. 내 일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전히 통치를 맡길 수 없으면 국민이 피곤해진다.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은 언제나 옳다”고 반성하지만 앞으로 국민은 계속 피곤할 것이다. 이유는 세가지이다.

첫째, 국민이 대통령에게 온전히 통치를 위임하는 경우는 대통령으로서의 능력이 뛰어나야 하는데 이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 윤 대통령의 정치적 능력은 지난 대선에서 ‘어퍼컷’ 날리던 것이 전부였음이 이미 드러났다. 이제 다음 문제는 경제인데, 이 능력치도 비관적이다. 얼마 전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전망에서도 보이듯이 세계경제의 회복속도가 생각보다 느린데 이게 한국경제의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한다. 그렇다고 소비 등 내수가 좋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경기 걱정에 금리를 올리지도 못하지만 물가·부동산·가계부채 걱정에 금리를 내리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고민은 당연한 거다. 상대방을 때려눕히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승자와 패자를 모두 살피는 예술이 경제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노심초사해야 할 윤 대통령은 매번 외국에 나가 ‘1호 영업사원’만 외치고 있고, 그사이 국내 금리와 물가의 뇌관인 한국전력 전기료 문제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한전 사장은 엇박자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국가 운영과 기업 운영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국민은 국가 운영에 있어 대통령만 바라보지 않는다. 대통령이 슈퍼맨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그래서 인사청문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결국 통치의 위임이라는 것은 대통령·참모·장관을 ‘원팀’으로 보고 이루어지는 것이다. 대통령의 능력이 부족해도 참모와 장관이 이를 보완해주면 국민은 피곤하지 않다. 그런데 윤 대통령 주변에 책임감 있는 참모가 없다. 윤석열 정부의 시리즈물로 나오는 정체 모를 카르텔 정책의 컨트롤 타워는 누구인가? 윤석열 정부는 정책 운영에 있어서도 경쟁의 원칙을 도입해 각 부처 장관의 각자도생을 유도한다. 장관은 ‘영끌’해서 정책을 던지겠지만 정작 관료들은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다. 정권이 바뀌면 검찰·감사원 등을 동원해 전 정권을 탈탈 터는 보복정치를 강화시켰는데, 관료들 입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은 직권남용으로 교도소 담장을 걷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셋째, 온전히 권한을 위임하려면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강해야 한다. 무슨 일을 해도 맹목적 신뢰를 보내는 콘크리트 지지층을 제외한 국민들은 대통령을 신뢰하고 있을까? 신뢰는 다양한 이유로 만들어지지만 주인-대리인 관계를 볼 때 대리인인 대통령이 주인인 국민에게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지금 국민들의 대통령에 대한 가장 큰 질문은 “도대체 왜? 누가?”이다. 왜 윤 대통령은 이념 전사와 실용을 넘나들며 ‘김행랑’ 같은 인사는 누구에 의해 이뤄진 것일까 궁금하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을 끊은 지 오래이며 비판 언론에는 재갈을 물리려 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윤석열 정권에 유리한 정보만 시장과 사회에 나간다고 정권의 신뢰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업에 불리한 정보를 차단할 경우 주가 붕괴 가능성만 커진다. 이 문제는 경제정책에 있어 특히 심각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상저하고’라는, 경제가 상반기는 나쁘지만 하반기는 좋아질 거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정권의 발목을 잡아버렸다. 경제정책수장으로서 경제주체의 ‘기대조정(expectation control)’에 실패하고 신뢰를 상실한 것이다. 결국 가계 부채와 부동산 가격의 불안정성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대 금리 기대 말라”며 경고하는 등 홀로 기대조정에 고군분투하는 형국이 돼 버렸다.

‘주인-대리인 이론’에서 대리인에게 온전히 위임할 수 없으면 나오는 처방은 견제와 균형의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것이다. 국가의 관점에서 내부 지배구조는 선거·국회·사법부이고 정치제도 밖의 외부 지배구조는 언론·시민사회·시장 등이다. 대리인이 문제를 일으키면 주인이 어떻게든 방법을 찾는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로 경고장은 이미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