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어떻게살것인가
일상을 잘 보내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큰바위얼굴.
2024. 4. 7. 13:07
일상을 잘 보내기 위해 필요한 건 두 가지다.
그중 으뜸은 고마움이었다.
보통은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지루하게 여기고 답답하게 생각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이것만큼 축복이 없었다. 오늘도 어제처럼 건강하고, 별 탈이 없고, 무엇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을 피해서 잠들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히 기적적이었다.
혹시 오늘의 위대함을 체감하기 힘들다면 뉴스의 사건, 사고 코너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오늘 교통사고가 몇 건이 발생했고, 몇 명이 다치거나 사망했는지, 화재가 난 곳은 어디고, 어디서 흉악 범죄가 발생했는지 등등.
생각을 조금만 깊이 하면 오늘만큼 완벽한 날은 없었다.
두 번째는 어제와 다른 오늘만의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다.
일상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 굴레 속 지루함에 지쳐 쓰러지지 않으려면 본인만의 노하우가 필요했다.
에베레스트 등반.
유렵 여행 다녀오기.
이번 달 안으로 책 열 권 읽기.
다행히 노하우는 이런 거창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목표와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사소하면 사소할수록 좋았다.
이를테면 퇴근할 때 평소 가던 길 말고 다른 길로 가 보기.
회사에서 일할 때 평소 마시던 커피 말고 다른 브랜드의 커피 마셔 보기.
집에 돌아와서 부모님을 가볍게 안아 드리기.
잠깐 미뤄 뒀던 휴대폰 게임하기.
어제와 다른 일이라면 무엇이든 좋았고, 이를 다섯 개 정도 마치면 내일이 기다려진다. 내일도 오늘과 다른 무언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 책 보고 가라 8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