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나의 이야기

한여름, 고기 열전

큰바위얼굴. 2024. 8. 31. 17:35


### 전북도청, 축산물 소비촉진 행사 한 마당에서

이런 날씨에 축산물 소비촉진 행사라니, 참 묘한 기분이 들었다. 땡볕 아래서 고기를 굽고, 사람들은 그 고기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바로 옆에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4,000원에 판매하는 계란 판들이 쌓여 있었는데, 그 인기가 대단했다. 어르신들이 주로 줄을 섰고, 그들 사이에서 “이 가격이면 당장 사야지”라는 말들이 오갔다.

행사 준비 초기, 나는 가림막을 올리는 데 애를 먹었다. 밀가루 같은 잘은 부스러기가 온 몸을 덮쳤다. 가림막을 제대로 걷어 올리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고, 결국 관리 직원의 도움을 받아 마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이미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옆에선 "이건 시작일 뿐이야"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서로를 격려했다.

행사가 시작되고, 드론이 하늘을 날며 사람들과 줄지어 선 부스들, 그리고 무대에서 열리는 경품행사를 촬영하고 있었다. 한우협회에서는 경품 행사에 이어 돌림판 맞추기 게임으로 사람들의 흥을 돋우고 있었고, 돼지고기 삼겹살은 100g당 1,95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이 가격이면 사야지, 고민할 게 뭐 있어?” 내가 동료에게 말했다. 그러자 동료는 처음에는 망설이더니 결국 삼겹살을 샀다. “가져가면 가족들이 엄청 좋아할 거야.” 나는 그렇게 동료를 설득했고, 동료는 미소를 지으며 고기를 챙겼다. 나도 사고 싶었지만, 전주에서 세종으로 가야 하니 고기가 상할까 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우리는 근처 상무초밥집으로 향했다. 초밥집은 시원했고, 땡볕에서 벗어난 것이 그리도 달콤할 수 없었다. 우리는 고지혈증 이야기를 나누며, 한 동료가 요즘 비타민을 먹고 있다는 말에 오메가3가 좋다고 서로 추천을 주고받았다. 나는 오메가3의 기전을 설명하며 고지혈증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얘기했다. 이렇듯 건강 이야기를 나누며 초밥을 맛있게 먹었다.

다시 행사장으로 돌아와 오전에 방문했던 도청 직원들이 있는지 둘러보며, 대체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잘 되고 있네요. 더운 날씨에도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뜨거운 날씨 탓에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행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제 판을 벌일 차례다. 저탄소 축산물이 뭔지 궁금하신 분, 손! 소개를 이어가며 설문에 응하면 장바구니를 선물로 드리니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와 금방 동이 나고 말았다.

행사 중간중간, 땀을 닦으며 나는 잠시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떠올랐다. 그 상쾌한 바람과 차가운 물줄기가 그리워졌다. 하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눈앞의 행사에 집중했다.

이렇게 한여름의 열기 속에서도 고기를 먹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을 보니, 고기의 힘이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더운 날씨에도 모두가 함께 모여 고기 열전을 펼치고, 계란을 사고, 경품을 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살아가는 즐거움을 찾고 있었던 것 같다. 김성호 w/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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