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턴의 하루, 이자카야로부터
정겨운 저녁
어제는 참 오랜만에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현미와 종원, 그리고 나와 아내가 세종시의 나성동 4층에 자리 잡은 조용한 이자카야에서 만났다. 메뉴는 회, 나베, 그리고 다양한 일본 풍의 요리들로 채워졌다. 나베의 따뜻한 국물이 목을 타고 내려가며 마음까지 녹여주었다. 하지만 음식보다 더 맛있던 것은 우리가 나눈 대화였다.
아이들 이야기가 중심이 됐다. 중학교 3학년이 된 아이의 겨울방학 학원비로 180만 원을 결제했다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각자의 아이들이 걸어가는 길에 대한 고민과 희망이 자연스레 오갔다. 그러다 배드민턴 이야기로 넘어가고, 부부 사이의 사소한 농담들도 이어졌다. "오늘은 내가 더 덮칠 거야!"라는 장난 섞인 말들이 어색함을 덜어주고, 자잘한 웃음을 만들어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린 근처의 또 다른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육회와 육사시미를 미역국과 함께 곁들이며, 늦은 저녁을 더 깊게 물들였다. 차가운 육회 한 점이 입안에서 녹아내릴 때마다, 그 순간의 정겨움이 더 풍성하게 느껴졌다.
사진도 몇 장 찍었다. 서로를 놀리기도 하고, 눈을 마주치며 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네 사람이 모였고, 어느 순간은 둘만의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순간을 즐겼다. 부부의 관계라는 건 묘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도 가끔은 둘만의 이야기가 공중에서 이어지고, 눈빛만으로도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순간들이 있다.
돌아와서 찍은 사진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카메라에 담긴 우리의 얼굴에서 따뜻함과 유쾌함이 그대로 묻어나더라. 그 사진들을 정리해 블로그에 올리기로 했다. 열 장 남짓, 그 안에 담긴 추억과 마음을 글로 풀어내려 한다.
어쩌면 이런 일상의 기록이야말로 우리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특별할 것 없는 하루였지만, 그 안에 담긴 소소한 대화와 정다운 시간이 한겨울의 미역국처럼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주었다. 김성호 w/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