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우리가족 이야기
닮은 그녀
큰바위얼굴.
2024. 11. 23. 09:17
닮은 그녀
즐겨 듣던 팟빵에서 그녀를 보았다. 아내를 떠올리게 하는 닮은 얼굴, 익숙한 미소, 그리고 묘한 분위기까지. 화면 속 그녀를 바라보며, 문득 아내 생각이 스쳤다.
요 며칠 장모님과 남동생네 내방을 앞두고 아내는 예민해 있었다. 집안일부터 손님맞이 준비까지 신경 쓸 일이 많아서인지 표정이 잦아들고, 말투도 날카로워졌다. 평소 웃음이 많던 그녀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 아내에게 작은 환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을 꺼내 짧은 메시지를 작성했다. 아침 인사와 함께 이렇게 덧붙였다.
"오늘 팟빵에서 봤던 사람, 당신과 닮았더라. 웃는 모습이 꼭 당신 같았어. 요즘 바빠서 힘들 텐데, 당신 미소 덕에 내가 참 많이 힘이 나. 오늘도 사랑해."
메시지를 보내고 곧바로 답장이 왔다.
"그래? 나랑 닮았다고? 그래도 내가 더 예쁘지? 고마워, 당신."
소소한 대화였지만, 그 안에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아내의 마음이 조금은 풀린 것 같았다. 팟빵 속 그녀를 보며 떠오른 감정이, 이렇게 우리의 하루를 따뜻하게 바꾸어 놓았다.
아내는 오늘도 바쁘겠지만, 저녁에는 조금 더 웃을 수 있길. 닮은 그녀를 계기로, 아내와 나누는 작은 사랑의 확인이 우리의 하루를 더욱 빛나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