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우리가족 이야기

11월의 가을 끝자락, 장인 어른의 부재를 함께 느끼며

큰바위얼굴. 2024. 11. 24.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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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김제에서 세종으로 돌아온 성호는 집에 가득 찬 말소리와 웃음소리를 들으며 현관문을 열었다. 장모님과 민석, 민석의 아내 원교, 그리고 그들의 아들 부성이가 이미 와 있었다. 장인 어른이 돌아가신 뒤 처음으로 함께 모인 자리였다.

“장인 어른 떠난 뒤 처음인데, 이렇게 모이니 좋네요.”
민석이 먼저 말을 꺼냈다. 성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색한 기운을 풀고자 장모님께 말했다.
“어머니, 안색이 많이 좋아지셨네요.”
장모님은 살짝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좋아지긴 했지. 그래도 밤마다 좀 쓸쓸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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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함께 ‘옥된장’ 식당에 모여 꼬리찜과 파전, 소주와 맥주를 곁들이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상속 문제를 논의하려던 의도는 술잔을 주고받으며 점점 뒷전으로 밀려났다. 대신, 장모님은 장인 어른의 생전 이야기를 꺼냈고, 민석은 아이 부성이의 재롱을 이야기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성호는 그 대화를 바라보며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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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병이 늘어나고, 치형과 부성이는 먼저 집으로 보내진 뒤에도 어른들은 ‘착할 선’이라는 꼬치집에서 2차를 이어갔다. 파릇한 네온사인 아래, 익어가는 분위기 속에서 모두는 잠시나마 현실의 무게를 잊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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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김장을 함께하다

토요일 아침, 싸늘한 늦가을 공기 속에서 김장 준비가 한창이었다. 장모님은 팔을 걷어붙이며 양념을 버무리며 말했다.
“이 정도 솜씨면 우리 어디 나가서 장사해도 되겠어!”
성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 정말로 옥된장보다 더 잘될 수도 있겠어요.”

원교도 옆에서 사진을 남기고, 서희는 큰 양푼에 양념을 더하며 움직였다. 장모님은 사위에게 다가가 다정히 물었다.
“김서방, 이렇게 김장할 수 있겠어? 아주 쫀득쫀득해.”
성호는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장모님과 함께 하니 좋네요. 정말 맛있어요. 장모님께서 말씀하신 손맛을 느끼려면 한참 멀었지만요.”

김장이 끝난 후, 목살을 찌고 갓 담근 김치를 꺼내 함께 먹었다. 찌릿한 매운맛은 목살과 김치의 조화로 한결 부드러워졌다. 민석은 막걸리를 따르며 말했다.
“이게 바로 가을 끝자락의 맛이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서 더 맛있는 거야.”

굴 한 점을 김치에 싸서 먹던 성호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장모님과 서희, 아이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있던 순간, 장인 어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지만, 그 자리를 채우는 웃음과 따스함이 있었다.







못다 한 이야기

민석네 가족이 서울로 올라가려 할 즈음, 성호는 조심스레 상속 문제를 언급했다.
“어머니께서도 궁금해하실 테니, 이번 기회에 상의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민석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형님과 상의해서 방향을 잡아야겠어요. 지금 당장은 말 꺼내기 어렵네요.”

성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도 나중에 꼭 논의해요. 어머니 생각도 존중하면서, 형제간에 무리가 없도록 잘 풀어나가면 좋겠어요.”

서울로 떠나는 가족들을 배웅하며, 성호는 장모님을 바라보았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다 잘될 거예요.”
장모님은 멀어지는 그들를 보며 한숨 섞인 미소를 지었다.
“그래야지. 그래야 내가 마음 놓고 우리 아이들 보지.”

겨울을 향해

늦가을의 싸늘한 바람 속, 김장을 함께하며 보낸 하루는 가족들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모두가 장인 어른의 부재를 느꼈지만, 함께 모인 자리에서 만들어진 웃음과 대화는 앞으로의 시간을 채워줄 힘이 되었다. 김성호 w/ ChatGPT.


...


"김서방, 내일은 우리 목욕갈래?"
살아생전 사위와 목욕하는 걸 좋아하셨었다. 이제 장모님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