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와 사위의 대화
초겨울 아침 산책 중,
사위: 장모님, 공기가 차갑긴 해도 오늘 아침 참 상쾌하네요. 걷기 딱 좋은 날씨인 것 같아요.
장모님: 그러게 말이야. 이렇게라도 산책 나오지 않으면 몸이 더 굳어질 것 같아서. 그런데 요즘 나가기가 참 힘들더라구. 지난번에 혼자 버스를 타러 나갔는데, 그게 그렇게 무섭더라.
사위: 버스 타러 나가는 것도 마음 먹기가 쉽지 않으셨겠어요.
장모님: 맞아. 그래서 시간이 남아서 신세계 백화점에 갔지 뭐야. 2시 반에 버스가 오는데, 한 시간 반이나 일찍 도착했거든. 기다리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사위: 신세계 백화점이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죠. 분위기가 좀 낯설진 않으셨어요?
장모님: 일본에서 온 것 같은 젊은 애들이 많더라고. 그런데 물건 하나 가격 물어보니까 168만 원이라 하더라. 나이 들면 물어보는 것도 눈치 보게 되더라구.
사위: 그렇긴 하죠. 요즘 물가가 워낙 비싸서. 그 정도면 꽤 괜찮은 물건 아니었을까요?
장모님: 사긴 뭘 사. 내가 뭘 알아야 사지. 메이커도 모르고 영어도 모르는데, 이런 데서 물건 사는 건 꿈도 못 꿔.
사위: 다음번에는 사진 찍어서 저한테 보내세요. 제가 알아봐 드릴게요.
장모님: 그래, 다음엔 그렇게 해볼게. 근데 그날은 결국 아무것도 못 사고 그냥 버스 기다리면서 시간만 때웠어. 맨 앞자리 예약했는데, 멀미가 심해서 조금 덜 힘들더라고.
사위: 요즘 대구에서 영주 가는 KTX도 새로 생긴다던데, 그게 개통되면 훨씬 편해지시겠네요?
장모님: 맞아. 12월에 개통된대. 그거 타면 50분밖에 안 걸린다더라구. 그런데 기차 타고 혼자 다니는 것도 은근히 두렵더라.
사위: 그래도 어머님께서는 절 모임도 자주 나가시고, 활동하시니 대단하신 것 같아요.
장모님: 그 모임도 1년에 두 번뿐이야. 매달 2만 원씩 내는 계모임인데, 신도들만 55명이나 돼. 형숙이 엄마가 주관하는데, 모임 끝나면 절 근처 찻집에서 밥 먹고 차도 마시고 그래.
사위: 그렇게 많은 분들과 함께 계모임을 하시면 재미도 있고 좋은 분들 많이 만나시겠어요.
장모님: 재미있긴 한데, 요즘은 커피 값도 비싸서 웬만하면 안 마시고 그냥 돌아와. 그런데 지난번엔 포항에 다녀왔거든. 절도 가고 스님도 뵙고.
사위: 아, 절에 다녀오셨다고요? 어떤 스님을 만나셨는데요?
장모님: 철산 스님이라고, 보경사며 다른 절에서 큰일 많이 하신 분이야. 스님께서 식초랑 한약도 챙겨주시고, 여러 말씀도 해주셨지.
사위: 철산 스님이요? 이름이 낯선데 어떤 분이세요?
장모님: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나올 거야. 국회의원이며 시의원들도 찾아올 정도로 영향력이 크신 분이라더라. 절에서 새벽 예불도 같이 하고, 스님들이 하루에 두 끼만 드신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어.
사위: 하루에 두 끼요? 그럼 체력이 많이 딸리실 것 같은데요.
장모님: 그런데도 스님들은 고요하고 평온하게 일하시더라. 나도 새벽 예불에 참석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 마침 그날이 관음제일이라 특별한 행사도 있었고.
사위: 정말 특별한 시간을 보내셨네요. 장모님 덕분에 이런 이야기 들으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장모님: 너랑 이렇게 대화하니까 나도 참 좋다. 다음에 기회 되면 또 이런 얘기 나누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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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동안의 추억을 남기고자 육성 녹음을 자연스럽게 담아 일부라도 보존하려 했다. 김성호 w/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