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밝다.
담을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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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선택에 대한 문제, 즉 선택과 판단, 그리고 진단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 성당에서 신부님께서 말씀하셨던 내용이 떠오르는데, 시간 안에 무엇을 선택하고 판단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였지. 선택의 순간은 늘 우리에게 찾아오잖아. 이를테면 아침 출근길에 두 갈래 길을 마주했을 때처럼 말이야. 한쪽은 넓고 빠르지만 좌회전 신호를 기다려야 하고, 다른 쪽은 주택가로 돌아가야 해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곧바로 이어서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오늘은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어 있어서 순간적으로 속력을 내서 빨리 지나갈까 고민했어. 결국 선택은 판단의 문제였고, 나는 속도를 내기 보다는 우회로를 선택했지.
오늘 아침엔 스트레칭도 했어. 어제는 면접 때문에 바빴지만, 오늘은 평범한 출근길임에도 일어나자마자 몸을 풀었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니까 몸이 훨씬 가벼워진 느낌이었어. 차 안에서도 히터를 틀고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했는데, 앞유리에 김이 서려서 곧바로 서리를 제거했어. 이렇게 어떤 상황에 따라 즉각 반응하는 행동들은 어느새 습관처럼 정착되었더라.
우리는 이런 과정을 학습이라고 부르지. 경험을 통해 배우고, 익숙해진 행동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습관이 형성되니까. 선택도 마찬가지야.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 효율적인 방식을 택하게 되지. 매번 새로운 선택을 고민하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할 테니까. 에너지는 유한하기 때문에 매사에 지나치게 고민하면 오히려 다른 중요한 일에 쓸 힘이 부족해질 수 있어.
글쓰기도 에너지를 많이 쓰는 작업이지. 머리를 쥐어짜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 편안하게 쓸 때도 있지만, 과거에 노력했던 경험이 없어지는 건 아니야. 지금은 새로운 관심사에 눈을 돌리며 배우고 있지만, 여전히 글쓰기는 내게 중요한 작업이야.
운전 중에도 선택의 순간은 계속 찾아와. 주차할 때 가까운 곳이 없으면 멀리 주차해야 하고, 그로 인해 더 걸어야 할 때도 있지. 이럴 때 ‘아, 좀 더 일찍 나올 걸’ 하고 후회할 수 있어. 선택은 늘 양자택일이 아니라 다양한 갈래가 있는 법이니까. 더 멀어 많이 걸어서 좋아! 할 수도 있고말야.
결국 내가 어떤 루틴을 정하고 실천하는가에 따라 삶의 패턴이 달라지는 것 같아. 지금처럼 몸을 풀고, 주차를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모든 과정이 나에게 이로운 선택이 되도록 만들어가는 거지.
어제 면접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떠올라. 그들은 30년 넘게 공직 생활을 하며 살아온 분들이었는데, 그들의 태도와 삶의 흔적을 보며 나도 그 자리에 서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삶을 마주한다는 건 감동적이고 벅찬 경험이야. 선택과 경험이 쌓이면서 지금의 내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
오늘도 그런 선택의 순간들이 모여 또 하나의 하루가 완성되겠지. 여기까지야. 고마워, 달이 참 밝다. 김성호.
원문(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