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사위네 집에서
2025.1.5.~ 1.20. 머물다.
장모님 이야기를 좀 해야겠네. 장모님이 저저번 주 일요일에 오셨고, 오늘 가실 것 같아. 그래서 언제든 오시라고 말씀드렸어.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내 불편함을 조금 내어주는 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 그로 인해 느끼는 교류와 감정이 더 크다면, 그 정도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 만하지.
이건 치형이나 영록이가 느끼는 불편함이 더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모님께 효도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배우는 교육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봐. 그렇게 보면 불편함도 결국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거지. 이런 마음씀씀이 자체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 아니겠어? 내가 나중에 아이들에게 받고 싶은 마음을 지금 장모님께 드리는 거라 생각해. 이게 옳은 일이라고 봐. 내 부모님을 내가 모셔야 하는 건 당연한 거고, 자라면서 케어받고 어울렸던 그 관계를 다시 되돌려드리는 거잖아. 이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사랑이라는 건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라 생각해. 단순히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행동으로 신뢰와 배려를 보여주는 거지. 그래서 그런 면에서 장모님에 대한 내 생각은 정말 진심이야. 이게 맞다고 믿어.
장모님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최근에 세종선원에 다니셨다고 하셨어. 거의 일주일을 머물면서 새로운 분들과 어울리고, 자신이 잘 아는 부분들을 알려드리는 걸 무척 즐기셨던 것 같아. 세종선원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모양인데, 스님께서 장모님을 간곡히 붙잡으셨다니 그만큼 필요로 하셨던 거겠지.
그리고 딸과 사위네 집에서 보내신 시간들이 기쁨으로 가득 찬 추억으로 남으셨으면 해. 아침 일찍, 불 켜진 스탠드 아래에서 또박또박 글씨를 써나가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 그 모습에서 느껴지는 진지함과 따뜻함은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야.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