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바위얼굴. 2025. 6. 1. 15:15

치형, 서희, 성호의 1박2일 나들이.

오랜만의 나들이, 단양

치형이는 자라면서 기억에 남는 여행이 적다고 했다.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첫째와 둘째가 어릴 적엔 자주 떠났던 가족여행도, 셋째가 자라면서는 확실히 줄어든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단양 여행은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라, '기억에 남을 하루'를 선물하고픈 마음으로 시작되었다.

날씨 예보에선 “비가 올지도 몰라요.” 덕분에 계획은 유연하게, 발길은 즉흥적으로.

 

1. 구경시장 –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먹거리

하상 무료주차장에 차를 대고, 모노레일을 타고 시장으로 향했다. 이른 오전인데도 활기가 넘친다.

먼저 향한 곳은 유튜브로 유명해진 ‘흑마늘 순대’ 식당. 흑마늘 향이 순대를 감싸며 입안 가득 퍼진다. 건강한 맛이 이토록 깊을 수 있구나 싶었다.

시장 골목을 거닐다 보면 푸근한 충청도 사투리와 간혹 들린 경상도 사투리, 따뜻한 인심이 여행의 피로를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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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수동굴 – 천연이 빚은 조용한 경외

고수동굴 입구에 서자, 차가운 기운이 스며든다. 굽이굽이, 천장을 뚫고 들어가는 듯한 길. "머리 조심" 팻말이 줄줄이 이어지고,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다.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이 이끼 낀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가 정적을 깬다. 수천, 수만 년 동안 한 방울씩 떨어진 물이 빚어낸 이 동굴을 보며, ‘삶도 이렇게 천천히, 단단히 다져지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경이로움. 한참을 걸어 나오니, 햇살이 더욱 뜨겁고 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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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카페 산 – 풍경을 마시다

카페에 도착하자 하늘 위로 날아오르는 페러글라이더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겹겹이 쌓인 산능선, 그리고 그 위를 부드럽게 흘러가는 사람들.

테라스에 앉아 마시는 시원한 음료 한 잔. 목으로 스미는 청량함과 눈앞 풍경이 뒤섞여,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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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도담삼봉 – 전설과 함께 걷는 풍경

세 개의 바위봉우리가 강 위에 우뚝 서 있다. 그 가운데 덩그라니 놓인 정자 하나. "어떻게 저기에 지었을까?" 하는 물음에, 삼봉의 유래를 떠올려 본다.

세 개의 봉우리는 도담도담 잘 자라라는 의미로, 마치 삼형제를 보는 듯하다. 무릎이 아픈 성호는 계단을 오르며 절뚝거렸고, 얼릉 올라 그늘 아래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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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에 올라보니, 어딘가 스누피 공원이 떠오르는 기분 좋은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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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보리밥 식당 – 자연의 맛

검박하지만 정갈한 보리밥 한 상. 쌉싸름한 나물과 고소한 된장이 입맛을 돋운다. 그 맛에 절로 “맛있다”는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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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도깨비 막걸리 – 술에도 사연이

바로 옆에 있던 도깨비 막걸리. 유튜브에서 본 가게 간판이 눈앞에 있어 깜짝 놀랐다. 9천 원, 1만 2천 원짜리 막걸리를 골라 들었다. 저녁에 마셔보니, 부드럽고 고소했다. 한 병으로도 충분히 배가 부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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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수양개 빛터널 – 아직 잠든 빛

조금 이른 시간 탓인지, 조명이 덜 밝았다. 아쉬움을 안고 빠져나왔다. 밤에 오면 정말 아름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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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끼터널 – 녹음 속 한 컷

푸르른 녹색의 물결이 벽처럼 양옆에 드리운 터널. 사진 한 장 남기기 위해 차가 뜸해지기를 기다렸다. 초록의 빛은 사람을 젖어들게 한다. 잠시 잊고 있던 평온함이 되살아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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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시루섬의 기적 – 슬픔 위의 생명

“아, 저기가 시루섬이구나.” 만천하 하이워크 올라가는 길, 안내원에게 들은 이야기. 물난리 속에 고립된 임산부가 기적처럼 생명을 지켜낸 곳. 슬프지만 위대한 이야기. 단양의 강줄기는 많은 사연을 안고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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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단양강 잔도 – 절벽과 강 사이

절벽을 따라 이어진 나무 데크길. '잔도(棧道)'라 부르기에 충분한 긴장감과 아름다움이 있다. 아래로 흐르는 강을 보며 걷다 보면, ‘이 길은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을까’라는 물음이 떠오른다.

저 멀리 이어질 출렁다리의 빈 공간을 보며, 다음 여행을 기약한다.

그리고, 치형이와 함께 걸은 이 길은 그에게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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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경 아래 심상을 따라 뒤돌아가서 둘을 사진에 담았다. 길고 높은 다리 위에 서 있는 둘의 모습, 아찔함에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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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에 치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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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소노벨 단양 – 작지만 확실한 행복

구경시장에서 산 흑마늘 닭강정과 만두, 소노벨 편의점에서 산 컵라면과 콜라. 한 상 차려두고 함께 먹으며 웃었다. 도깨비 막걸리는 순하고 달콤했다. 단양의 하루가 이렇게 마무리되어 간다. 미션 임파서블을 보다가 잠든 서희 덕분에 우리 또한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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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만천하 스카이워크 – 발 밑이 허공

하늘로 쭉 뻗은 투명 유리 위를 걷는다. 아찔하고 어질하다. 나는 두 바퀴만 돌고 하차. 서희와 치형이는 꿋꿋이 전진. 그 모습이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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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짚 와이어 – 하늘을 가른 자유

서희와 치형이가 줄에 매달려 하늘을 가른다. 처음엔 무서움으로 시작했지만, 들어서자 환희의 표정. 자유를 만끽했다고. 눈을 반짝이며 얼굴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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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알파인 코스터 – 행운의 속도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온 나를 기다린 둘은 다시 올라갔다. 핸드폰으로 결제까지 해결하고 두 번째 탑승.

그리고, 비가 내렸다. 다음 손님부턴 운행 중단. 둘은 기가 막히게 운이 좋았다. 휴대폰으로 충분히 찍겠거니 차로 와 있었는데 휴대폰을 둔 채 탑승했단다. 그래서 사진이 없다. 그래도 스릴은 짚 와이어 보다 낫다고. 단, 다시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짚 와이어!!




15. 누룽지 흑마늘 닭강정 – 마무리는 정성으로

이게 진짜라며 현지인이 추천한 닭강정을 포장했다. 아래 사진 속 닭강점 식당 보다 '누릉지' 닭강정이 더 식감이 좋다고. 돌아가 현미와 종원에게 나눌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그들이 여행 중 우리 강아지 해나와 예티를 돌봐주었기에.

치형이는 게튀김이 아쉽다며 연신 "또 먹고 싶다"고 했다. 주말에만 한다는 소식에, 입맛을 다시며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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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이 하루가 치형이의 기억 속에 선명히 남기를.
“그땐 좋았어.”라는 말이 언젠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길 바라며,
우리는 단양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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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았어요!" 치형이의 말, 뒤풀이 하며 나눈 이야기. 체험학습장을 작성하며 나눈 이야기. 잔잔한 체험 후의 여운이 우리를 잠들게 했다.  김성호 E/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