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끝났다며 씁쓸해하는 아들에게, 아빠가.
대한민국은 끝났다 https://meatmarketing.tistory.com/8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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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너의 마음을 뒤흔든 그 영상, 아빠도 봤다.
절망의 그림자가 점점 커져가는 세상 속에서,
어쩌면 너는 처음으로 “도대체 왜 살아야 하지?”라는
질문과 마주했을지도 모르겠구나.
그 질문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다.
그리고 그 물음의 깊이만큼, 너는 이미 깨어있는 존재야.
아빠는 그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영상 속 현실이 가슴을 짓누른다 해도,
그 무게에만 짓눌리지 않기를 바란다.
어떤 절망도, 인간 내면 깊은 곳에서 일렁이는
의지의 불씨를 완전히 삼킬 수는 없으니까.
세상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리고 앞으로는 훨씬 더 거칠고,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너를 시험할 것이다.
하지만 기억해라—세상은 그래서 살아볼 만한 것이다.
그 무모한 흐름 속에 뛰어들고,
끝내 무너지지 않겠다는 너의 다짐만이
너를 지탱할 중심이 되어줄 거니까.
삶은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응답하는 것’이야.
거센 물살을 억지로 막기보다는
그 흐름을 타되, 결코 나를 잃지 않고 중심을 잡는 것.
그게 삶이고, 그게 인간이다.
우리가 말하는 '양자적 인생론'은
우주가 이원적 사고를 넘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흐름 속에 존재하듯,
인간 역시 고정된 답을 찾기보다
그 순간의 '상태'에 깨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워런 버핏이건, 슈가 월드건,
그들은 참고할 방향표일 뿐,
모방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그들의 걸음에서 흙과 땀의 냄새를 맡되,
내 길을 결정하는 연료로 삼아라.
비판하되 이타적으로,
의심하되 냉소하지 않고,
믿되 맹신하지 않으며—
그렇게 너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다시 설계하거라.
그리고 제발,
출산율 저하 같은 프레임에 갇히지 마라.
세상이 전부 대한민국인 양 말하지도, 보지도 마라.
한국은 지구의 한 모서리에 불과하고,
지구는 그저 우주 속의 먼지일 뿐이야.
세상을 보자.
우주에서 내려다보듯, 넓고 제한 없는 시야로.
너 자신을 조율하고 살아가야 한다.
갇히지 마라.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한편,
넓고 자유로운 세상을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라.
우리가 아는 국가, 체제, 질서—
그것들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지 마라.
미국의 중국 견제는
이제 우방국들에 대한 관세 압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그 다음은 또 무엇일까?
이 세계는 늘 요동쳐 왔고,
앞으로도 거대한 스트림처럼 흐를 것이다.
그 속에서, 너는 어떤 파문을 일으킬 것인가?
세상이 널 흔들기 전에,
너 자신이 무엇을 믿고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아는 것이 먼저다.
다만, 지나치게 세상 변화에 매몰되지 마라.
그건 결국, 어처구니없을 만큼 하찮은 것이 된다.
진짜 중요한 건,
그 변화 속에서 너 자신의 생각과 행위의 흐름을
기록하며 함께 살아가는 일이니까.
사람이 삶을 만든다.
그리고 삶은 곧 사람 안에 있다.
기술이건 제도건, 결국 그걸 움직이는 건 사람이고,
그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삶의 단위—
즉, 배우자와 자식, 가족에게서 출발해야 하는 거다.
재벌도, 명예도
가족의 따뜻한 눈빛과 신뢰를 대신할 수는 없다.
성공은 위에서 내려오는 게 아니라,
내 곁에서부터 자라나는 것이다.
그러니 네가 품고 있는 이상과 꿈이 있다면,
그걸 현실과 싸우게 하지 말고
현실과 어울리게 해라.
이상은 너를 날게 하지만,
현실은 네 발을 딛게 해주는 땅이니까.
오늘 하루,
너는 누구와 무엇을 했고,
그걸 어떻게 느꼈는지를 놓치지 마라.
그 사소한 기록들이 쌓여서
네 삶의 흐름이 되고,
그 흐름이 곧 네 미래가 되어줄 것이다.
심장은 연약해 보이지만,
그 속에 들끓는 철과 불은
화산 용암조차 길들일 수 있다.
그 불을 꺼뜨리지 마라.
지금 이 순간도,
용광로처럼 뜨겁고,
화산의 심장처럼 끓고 있는
너의 자아를 믿어라.
세상은 날카롭다.
그러니 너는 더 강하고, 더 뜨거워야 한다.
아빠가. 김성호.
...
p.s.
대한민국은 끝날 수 있다. 미국도 끝날 날이 멀지 않았는데. 긴 긴 역사 속으로 사라질 그 날까지 우린 그렇게 우리 만의 세상을 살았다고 고대 이집트 인들은 기록했을 것이며, 더 먼 과거의 아틀란티스 또한 그러했을 것이다. 우리라고 다를까!
다르기를 기대하지만, 정점에 이른 세계 국가력은 상향 평준화 되는 시대를 맞아 치열한 각국전이 되어 버렸고, 곧 너 아니어도 돼 로부터 진정한 우방은 우리 라는 식의 지정학적 혹은 민족적인 연결로써 국가 단위는 연합 단위로 전환되고야 말겠지. 그것도 아니라면 질병, 기후, 각종 이상 현상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기 가장 유리한 형태로 거듭날 것이고, 그러하니 당장 개인이 할 것은 그걸 대비한 방독마스크를 챙기는 일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길 바라지 않는 마음이 보다 강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일과 그럼에도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최선의 대안을 찾는 일이겠지. 결국 하나로 모인 결집은 대안이라는 이름으로 나라 이름이 바뀌든,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하든, 현실 세계를 떠나버리든 어떤 형태로든 일어날 이라는 것.
그러니, 그냥 그저 웃으면서 살아.
....
아들아,
대한민국은 끝날 수 있다. 미국조차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긴긴 시간의 강물 속으로 사라지며, 고대 이집트인들은 분명 이렇게 적었을 게다.
“우린 그렇게, 우리만의 세상을 살았다.”
더 오래된 아틀란티스도 마찬가지였겠지.
우린 과연, 다를 수 있을까?
그렇게 다르기를 바란다.
하지만 정점에 이른 국가들의 힘은 평준화되고 있고,
지금 이 세계는 국가 간 전면전이 아닌,
'너 아니어도 돼'라는 말이 언제든 튀어나오는
정제된 냉혹함 속에서 서로를 밀어내고 있지.
진정한 우방은 이제 '우리'라는 말에서 시작된다.
민족이건, 지정학이건, 이 시대의 국가는
곧 연합과 생존의 이름으로 탈바꿈하게 될 거야.
기후와 질병, 각종 이상 현상들은
더 이상 먼 나라의 뉴스가 아니고,
우릴 시험하는 일상의 조건이 되었지.
그러니 네가 해야 할 일은
방독마스크부터 찾는 일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더 강하게, 더 따뜻하게 품는 것이란다.
그리고, 혹여 그 바람이 실패할 때에도
절망이 아닌 대안을 준비하라.
가족과 함께할 새로운 터전이든,
마음이 기댈 작은 공동체이든,
심지어 현실을 떠난 또 다른 삶의 방식이든 말이다.
결국, 우리는 흩어질 수도 있고,
하나로 다시 모일 수도 있다.
그 이름이 바뀌든, 모양이 달라지든,
인간은 늘 대안을 찾아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그러니,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 오늘, 웃으며 살아가는 거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너는 너답게, 가장 뜨겁고 맑게 웃어라.
그 웃음이 곧
너를 지켜주는 마지막 성이 될지도 모르니까.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