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티는 새를 잡고 싶다. 나이든 새를 잡았다. 평생을 새를 잡기 위해 노력한 것은 아니겠지만, 기회만 되면 잡으려고 달려들었다. 결국 해냈다. (실제는 아님)
바닥에 냄새를 맡고, 떨어져 있는 흔적의 맛을 보고, 앉아있는 새, 기척 없는 새조차 주위를 둘러보며 찾아 메어진 끈을 잡아채면서까지 잡으려고 노력했다.
본능적으로 날아다니는 새를 잡고자 하는 것이 땅을 딛고 살아가는 네 발 짐승의 본능일진 모르겠으나, 어찌되었든 맛보고 주위를 둘러보며 뛰어다니는 중 날아가는 새에 대한 갈망일까? 날아가 버릴 수 있는 희망을 놓치지 않고 잡기 위해 기회가 될 때마다 달려들었다. 후드득 날아가는 새, 어쩌면 새의 안식을 방해한 것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겠고, 어쩌면 잠깐의 유희에 지나지 아니 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마다 잡으려고 했다. 그 새는 내가 밖을 다니는 여러 이유 중의 하나일 뿐, 끈을 잡은 주인의 생각과 달리 하나의 유희에 지나지 아니한다.
집에만 있으면 나가고 싶고, 나가면 날아다니는 새를 잡고 싶고, 그건 그런대로 이유가 있는 것일 뿐 전부는 아니라고 본다. 성호.
습작. 산책길에 이야기 한 원본 녹음
20230501_074542_기본.m4a
2.64MB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