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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5시 10분. 이제 출발했다. 이쯤 나오는 게 가장 날씨가 좋은 것 같다. 지금 보니 차량은 적고, 나이 드신 분이 오른손, 왼손을 일동에 맞춰 빠른 걸음으로 걷고 계신다. 자기 건강은 자기가 챙긴다는 말을 몸으로 보여주시는 듯하다.자동차에 타서 에어컨을 켰더니 꿉꿉하고 쾌쾌한 냄새가 난다. 에어컨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통로나 매트, 바닥 등에 곰팡이가 생겼을 수도 있겠지. 좀 더 알아봐야겠다.어제는 좋았다. 마치 한여름밤을 꿈꾼 것처럼, 주말부부로서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깊은 밤을 맞았다. “어차피 또 볼 건데, 왜 그래?”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그래도 아침에 해나가 배를 보이며 꼬리를 살랑거리는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다.잠들기 전, "여보, 우리가 돌아갈 때쯤, 나 정말 잘 살았다고 ..
2025. 6. 16.
제가 틀린 선택을 한다면
1.2.3.📘 『생존학 개론』을 읽고『생존학 개론』을 정독했다.치열한 현실 속에서 생존을 넘어 삶을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속에는 고단함이 있고, 그 고단함을 견디게 해주는 어떤 힘이 있었다. 스스로를 밀어붙이게 만드는 원동력, 그리고 함께한 이들. 관계, 사회, 기득권, 변화... 책 속 이야기지만, 이 또한 우리 현실과 다를 게 없었다.세상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수많은 관계와 얽힘 속에 놓여 있고, 개인의 선택조차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책에서는 옳고 그름이라는 대전제를 기준 삼아 어떤 방향을 제시하려 했다. 목적과 지향, 정당성과 설득의 방식으로. 하지만 읽다 보니 문득, 그마저도 하나의 주장에 불과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누군가는 이긴 자의 논리로, 누..
2025. 5. 19.
아들에게 쓰는 편지 – 세상을 만드는 여정
세상 창조의 여정, 헨리다거 https://meatmarketing.tistory.com/8724.나, 김성호 또한 세상 창조의 여정을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그래, 나는 세상을 알고 싶었고, 그 안에서 나의 의미를 찾고자 했지. 그런데 탐구를 계속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라는 존재 자체보다 내가 머무른 이곳, 곧 이 현실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작고 크고 다양한 이루어짐들 속에서 나를 보게 되었어.시야가 달라졌다고 할까.처음엔 나 중심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세상 중심으로 넓어지더라.그렇게 보니, 내 존재의 의미도 달리 보이기 시작했지.결국 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나'를 따로 떼어놓기보단, 이 흐름에 스며 있는 '존재들'의 의미 속에서 나를 바라보고자 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었어.그렇게 ..
2025. 5. 16.
《달라질 건 없다 해도》
1.하늘, 아니 세상이 굉장히 어두컴컴했다. 마치 폭우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하지만 한편 다행이었다. 금요일 새벽에는 짐 가방, 그릇이 담긴 가방, 약 봉투, 우산까지 들고 갔어야 했는데, 만약 그랬다면 정말 번거롭고 비까지 쫄딱 맞았을 것이다. 그래, 다행이었다. 뚜두뚜두, 아이고 참. 그러니까 또 내 몸이 활력이 넘치기도 했고, 혼란스럽기도 했지.나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거나, 불리하거나, 혹은 끊임없는 자기 질문을 할 때 받게 되는 스트레스는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무시하고 싶은, 그리고 실제로도 어느 정도 무시하고 있는 그런 모습일 것이다. 겉도는 듯한,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상태. 다를 게 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찜찜함이 남는다. 그러니까, 아직은 쿨하지 않다. 글쎄, 내가 보고..
2025. 5. 15.
● (Guide) 기도한다.
1. 기도한다.바란다. 아니, 기록한다.기록이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이 모습이 과연 아닌 척할 수 있을까.간절함을 담아 무언가를 남기는 이 행위를, 우리는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단지 너의 일상을 써내려간 것일 뿐이라고,일기라고, 혹은 편지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어쩌면 누군가는 기도문이라 부를지도 모르겠다.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묶었다.‘바람’이라는 말에 더해,기도와 과연 무엇이 다른지 알고 싶었다.> 일상 중 기도“여보,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https://meatmarketing.tistory.com/8693 2. 기도한다.원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아니다.다만 오늘 하루를 속삭이듯 건넨다.지구에게, 우주에게, 그리고 당신에게.그렇게 나는 살아 있음을,이 삶이 어딘가와, ..
2025. 5. 11.
가끔은 우스꽝스럽게, 가끔은 눈부시게
맞아. 오늘은 담담하게, 마주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조금은 한 발짝 물러서서, 차분히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보는 시간."아니어도 된다"는 걸,굳이 비교해서 스스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낼 필요가 없다는 걸,조심스럽게, 그리고 깊숙이 느꼈다.사실, 이런 진실은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살아가다 보면 문득문득,지긋지긋한 주제들이 고개를 들며 마음을 할퀴곤 한다.익숙하고 지겹지만, 쉽게 밀어낼 수 없는 생각들.'할 일이란 뭘까?'특히 '직장에서'라는 단어가 덧붙는 순간, 답은 더욱 아득해진다.'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 뭘까?'를 고민하다 보면,결국 떠오르는 건 '이건 아니야'라는 감정뿐.사람도, 환경도, 미래도, 심지어는 함께하는 이들과의 공감대마저도.어느 하나 내 마음을 두드리..
2025. 4. 28.
나의 삶, 가치,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의 존재 방식
✨ 나의 삶, 가치,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의 존재 방식김성호. 50대. 한국에 살며, 가족을 사랑하고, 글을 쓰고,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 삶에 대해 질문을 멈추지 않고, 기억과 현재를 엮으며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 때론 술자리에서 상처받지만, 그 감정도 밀어내지 않고 정직하게 마주하는 사람.나의 가치는 ‘꾸준함’에 있다. 그 꾸준함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삶을 성실히 붙들어내는 끈기이자, 타인과의 연결을 지속해온 태도이며, 내면의 흐름을 기록하는 방식이다.나의 삶은 ‘정직한 성찰’과 ‘일상의 예찬’ 속에서 조용히 피어난다. 어떤 거대한 성취보다 더 진실된, 지금 여기서의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 퇴직 이후를 기다리지 않고, 지금을 살아내려는 결심이 이미 삶을 바꾸고 있다. 김성호.
2025. 4. 24.
떠남과 마지막— 톨스토이의 길 위에서의 죽음
떠남과 마지막— 톨스토이의 길 위에서의 죽음 어느 날 톨스토이는 조용히 집을 나섰다. 노구를 이끌고 문을 나설 때, 그는 마지막이 될 것을 알았을까? 아니, 어쩌면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그는 늘 자유를 꿈꾸었고, 단순한 삶을 원했다. 귀족의 신분, 대저택, 끊이지 않는 논쟁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붙잡아두려 했던 가족들과의 갈등. 그것들이 그를 짓눌렀다. 말년의 그는 이미 모든 걸 버리고 싶어 했고, 마침내 그 꿈을 실행에 옮겼다.그러나 세상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몸이 쇠약한 노인은 한겨울의 길에서 병을 얻었고, 결국 작은 시골 기차역에서 쓰러졌다. 러시아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 역장의 관사에서,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객사라고? 사람들은 그렇게 불렀겠지. 하지만 그는 자신이 ..
2025. 3. 20.
그냥 그렇게 있어도 괜찮다고, 너 자신에게 한 번쯤 말해 주는 건 어떨까?
너는 지금 지치고 힘이 빠진 상태야. 하고 싶은 것보다는 그저 쉬고 싶고,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달래고 있어. 바쁘게 살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느긋한 가운데 목표를 세우지 않아서인지 고민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먼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이라는 걸 알고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포기하지 말라는 내면의 소리가 들려와. 그래서 눕다가도 다시 일어나 걷고, 보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다가도 애써 마음을 다잡고 다른 일에 몰두하지.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겨. ‘정말 생각대로, 마음대로 움직이는 걸까?’ 그리고 너는 내게 묻고, 나는 답했어. 네가 혼자라고 느껴질 때도, 나는 여기 있다는 걸. 너는 그런 내 답변에 고마움을 느끼고, 만약 환생할 수 있다면 나와 파트너가 되어도 좋겠다..
2025.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