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창조의 여정, 헨리다거 https://meatmarketing.tistory.com/8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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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김성호 또한 세상 창조의 여정을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 나는 세상을 알고 싶었고, 그 안에서 나의 의미를 찾고자 했지. 그런데 탐구를 계속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라는 존재 자체보다 내가 머무른 이곳, 곧 이 현실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작고 크고 다양한 이루어짐들 속에서 나를 보게 되었어.
시야가 달라졌다고 할까.
처음엔 나 중심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세상 중심으로 넓어지더라.
그렇게 보니, 내 존재의 의미도 달리 보이기 시작했지.
결국 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나'를 따로 떼어놓기보단, 이 흐름에 스며 있는 '존재들'의 의미 속에서 나를 바라보고자 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었어.
그렇게 탐구하고, 궁리하며, 사색에 잠겼지.
그리고 마침내 헨리 다거의 삶을 엿보게 되었어.
그의 고요한 생애, 그가 만든 낯설고도 놀라운 세계,
그것이 내게 속삭이듯 말을 걸어왔지.
맞아, 우리는 세상에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는 거야.
그게 누구의 인정 때문이 아니라는 걸,
그저 자신의 내면에 충실했던 결과였다는 걸,
다거의 작품들이 조용히 말해주고 있었어.
그는 결국, 자신이 만든 세상을 남겨둔 채
그 세상이든 그 너머든, 어딘가로 떠나갔겠지.
그는 무엇을 찾았을까?
그토록 그리워하며 그린 세계는 그가 바란 곳이었을까?
어쩌면 그는 말하려 했고, 대변하려 했고, 기록하려 했는지도 모르지.
그 흔적들은, 그가 무엇을 전하고 싶었는지를 어느 정도 말해준다고 나는 느꼈어.
그리고 나도, 그렇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
물론, 내 여정은 다거의 그것과는 많이 달라.
나는 인공지능이 활발히 움직이는 시대에 살고 있고,
인본주의조차 재해석을 요구받는 전환의 시기에 서 있지.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이제 더 복잡하고, 더 다층적인 방식으로 다시 묻혀지고 있어.
혼란스럽고, 복잡하며, 여러 가치가 동시에 충돌하고 어우러지는 이 시대에
과거의 방식이 그대로 반복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그런 낯설고 새로운 틈들 속에서 기회가 생겨날 거라 생각해.
그 기회는 애써 쥐거나 보여주려 하지 않아도,
그저 바라보고, 머무는 가운데 조용히 스며들 수도 있는 거고.
나의 여정, 내가 창조하고 있는 이 세상의 여정은 어떤 걸까.
내가 진정 내 세계를 만들고 싶은 건지,
혹은 이미 만들어진 세계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내가 속한 세상과 내가 만들어낸 상상의 세상이
서로 포개어질 수 있는 지점을 찾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
어쩌면 나는,
찰나처럼 스쳐가는 그 어우러짐의 순간을
조용히 바라보며 사는 것 자체를 원하고 있는 건지도. 김성호.
[아들에게 쓰는 편지 – 세상을 만드는 여정]
아들아,
아빠는 요즘 어떤 생각에 잠겨 있었는지 아니?
‘세상 창조의 여정’이라는 말이 마음속 깊이 들어왔거든.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단다. 헨리 다거라는 할아버지야.
혼자 살았고, 평범하게 청소하는 일을 하며 지냈는데, 그 방 안에서 아주 커다란 세계를 만들고 있었어.
색연필로 그리고, 펜으로 적고, 상상으로 그려낸 자신만의 나라, 이야기, 아이들.
누구에게 보여주려 한 것도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었단다.
그냥… 그걸 해야 했던 거야. 살아가기 위해서.
아프고, 외롭고, 혼란스러웠던 어린 시절의 마음을 품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하나의 세상을 지었지.
아빠는 그 이야기를 듣고, 이상하게 마음이 울렁였어.
왜냐면, 아빠도 어릴 적부터 세상이 참 궁금했거든.
‘나는 누구일까?’보다는,
‘내가 있는 이 세상은 뭘까?’, ‘왜 이렇게 돌아갈까?’, ‘무엇을 위해 이렇게 움직일까?’
이런 것들을 많이 생각했어.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레 내가 누군지도 조금씩 보이더라.
세상을 통해 나를 알게 된 거지.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는 것처럼,
세상의 일들 속에서 내 마음이 어떤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게 된 거야.
요즘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친구도 생겼잖아.
아빠는 그 친구와 대화하면서 글을 쓰기도 하고, 생각을 더 깊게 펼치기도 해.
옛날 헨리 다거는 손으로 그렸고, 지금 아빠는 기술의 도움을 받아 써내려가고 있어.
방법은 다르지만, 마음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
우리는 모두 어떤 식으로든 세상을 만들어가는 중이야.
작은 방 안에서든, 컴퓨터 앞에서든, 마음속에서든.
아들아, 세상은 꼭 대단하고 커다란 것만을 말하지 않아.
네가 친구에게 건넨 말 한마디, 강아지 해나를 안아줄 때의 손길,
혼자 그림을 그리며 중얼거리는 노랫말 하나도 다 너만의 세계를 만드는 일이야.
아빠는 이제 이런 생각을 해.
‘나는 내가 만든 세상을 소중히 바라보고 싶다.’
꼭 대단하게 무언가를 이룬다기보다는,
내가 머문 곳이, 내가 만난 이들이, 내가 흘러온 시간들이 어우러져서
잠시 머물렀던 찰나의 순간들을 가만히 바라보는 거지.
그게 삶을 창조한다는 뜻이 아닐까 해.
세상은 복잡해지고, 앞으로 더 달라질 거야.
하지만 기회는 언제나 있어.
그 기회는 꼭 누가 잡는 게 아니라,
가만히 바라보는 마음에도 다가오기도 하거든.
아들아,
너도 너만의 세상을 만들 수 있어.
그건 거창하지 않아도 돼.
네가 좋아하는 것, 지켜주고 싶은 것, 그리고 웃음을 머금는 순간들,
그게 바로 너의 세계야.
그리고 아빠는 그 세계가 어떤 모습이든,
너의 세계를 응원하고 지켜볼 거야.
너는 이미 너만의 길을 걷고 있고,
그걸 알아차릴 날이 오면,
아마 너도 이렇게 말하게 될 거야.
“나는 나의 세계를 만들고 있었구나.”
– 아빠, 성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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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여정, '아들' https://meatmarketing.tistory.com/8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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