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What?
일요일 아침, 새벽은 아니고 환한 시간. 강아지 예티는 똥을 푸짐히 싸고 나는 여전히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강아지를 따라다닌다. 해나는 바쁘게 땅 냄새를 맡으며 정신이 없다. 문득 하늘을 보니 새 한 마리가 날아가고, 괜히 나 홀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토요일에 아내와 약간 다투기도 했다. 이어진 일정들이 꽤 많았다. 병원, 핸드폰 가게, 아르바이트 장소, 배드민턴 가게, 마트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스케줄. 차가 있어서 함께 다니면 좀 나을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쳇바퀴 도는 삶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주 이런 패턴이 반복되어 말하니 속이 상하더라 답한다.아내도 나름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노력은 하는데, 결국 여행을 가든, 뭘 먹든, 어디..
2025. 1. 12.
내가 없던 길 위에서
내가 없던 길 위에서만약,이러저러한 일들과 경험이 없었다면,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그 기억들이 내 어깨를 눌러오지 않았다면,그 무게 없이 가벼운 걸음으로더 멀리 갔을까, 더 낮게 주저앉았을까.내게 닿았던 수많은 이름들과스쳐 갔던 무수한 손길들,그들이 없다면 나는 누구였을까.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볼 때,그 길 위엔 고통도, 환희도,흔적도 없이 텅 비었을까.어쩌면 나는한없이 단순한 내가 되어거울 속에 비친 익숙한 타인에게내 이름을 물었을지도 모르겠다.그러나,그 모든 일들과 경험들이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안다.그들 없이 나는 없고,나 없이 오늘도 없다.그러니,나는 묻지 않으리라.'만약'이라는 말 속에 나를 두지 않고,'지금'이라는 삶 속에 나를 두겠다.내가 없던 길은 무의미하니,내가 있는 이 길 위..
2024.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