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할미 이야기2 할머니와 손자 "외롭지 않으신가요?"할머니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나는 무심코 또 하루를 시작한다. 무심코 이불을 걷어내고, 무심코 세수를 하고, 무심코 거울을 바라본다. 거울 속에는 이제 머리카락이 희끗해진 중년 남자가 서 있다. 그런데도, 어떤 날에는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기분이 든다. 할머니가 삶아 주던 고구마 냄새가 떠오를 때면 더욱 그렇다.어릴 적, 할머니와 함께 지내던 방은 오래된 기와집의 작은 한구석이었다. 대가족이었기 때문에 난 주로 할머니 방에서 살았다. 습기 먹은 벽지는 군데군데 곰팡이가 슬어 있었고, 창문 틀에는 시간이 새겨져 있었다. 이불장은 커다랗고 단단했으며, 그 안에서 나는 가끔 숨바꼭질을 했다. 서랍장은 작은 보물창고였다. 할머니는 언제나 나를 감싸 안으며, "어여, 너만 먹어라" .. 2025. 3. 11. 할머니께 바치는 노래 그리고, 그녀를 떠올리며, 그녀와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그녀에게 그리움이 가득 담긴 노래를 부른다. 목이 터져라, 하늘에 닿을세라. 김성호..그에게 바치는 노래무심코 부르는 노래할머니, 그때 그 방에서곰팡이 스민 벽과이불장 틈 사이로 새어 나오던햇살이 기억나나요.숨바꼭질 하던 그 때,나 찾아봐라 하며 할미를 그렇게도 놀라켰던 일.이놈아, 간 떨어져 라며 나무라셨지만,오히려 부모께 혼이 났었죠.할미 건강을 생각해서 그러면 안돼.맞아요.할머니, 저 할머니가 보고 싶어요.“어여, 너만 먹어라.”손바닥에 쥐여 주던 작은 사탕,다른 누구보다 먼저나를 찾던 목소리.기침 소리 너머가만히 엿듣던당신의 깊은 숨소리.그 소리가 자장가처럼밤을 감싸 안았죠.할미 냄새에 때론 쾌쾌하다고 여겼어요. 솔직히, 이제 고백해요.그래.. 2025. 3.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