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탁이가 준비한 시나리오
□ 첨삭한 시나리오
1. 시작. Allegreto = ‘시나리오’에 해당
안녕하세요.
김영탁 입니다.
학술제를 통해 저의 의견과 생각을 나눌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미흡한 면이 많겠지만, 경청해 주셔서 질의응답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맞춰보면 좋겠습니다.
학술제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이끌어나가며 전공학문을 뽐내고 선보이는 축제의 자리인 만큼, 저는 학우들 간에 지성을 나눠보기 위해 평소 즐겨보던 흔한(?)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바로, 흔히 접한,
앞으로도 이런 형태일지는 자신할 수 없겠지만,
영상미디어의 가치에 대하여 ‘UP’을 사례로 의견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2 영화 “업” Allegro = ‘배경’에 해당
2009년에 개봉한 영화는 애니메이션, 코미디, 어드벤쳐, 가족이라는 장르로 구분됩니다.
이 영화의 오프닝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인생 뭐 있어’ 하는 감성을 불러올 만큼 최고의 시나리오로 꼽히고 있습니다.
10분 남짓,
한 소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말 그대로 촤라락 하고 앨범을 넘겨버립니다.
시간 = 짧다 = 유한 = 희로애락 = 축적된 인생을 축약하니 별반 다르지 않아, 그럼 내 인생은?? 이라는 화두를 무심코 던집니다.
네모나고 각진 얼굴의 무뚝뚝한 성격을 가진 “칼” 은 동그랗고 통통튀는 성격을 가진 그의 아내 “엘리” 와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몇 분 안에 최소한의 대화로 그들의 관계의 깊이, 그들의 꿈,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전달합니다.
이 스토리텔링 기법은 시각적이면서 감성적으로 영화의 나머지 부분,
노인이 된 칼의 모험을 위한 배경으로 작동합니다.
주인공 칼은 어릴적 소꿉친구이자 아내인 엘리를 먼저 떠나보내고 쓸쓸히 지냅니다.
칼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무뚝뚝하고 차가워집니다. 게다가 집 주변이 모두 개발되고, 건축업자들은 칼에게 남겨진 엘리와의 유일한 추억인 집을 팔아달라고 얘기하는데요.
공사장 인부가 실수로 엘리와 칼이 함께 만든 우체통을 망가뜨리자 화가 난 칼이 인부와 실랑이를 벌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인부의 머리를 지팡이로 가격하게 되고, 이것 때문에 집에서 쫓겨나 양로원에 보내질 위기에 처합니다.
칼은 최후의 수단으로 수만 개의 풍선을 집에 매달아 엘리가 꿈꾸던 파라다이스 폭포로 모험을 떠납니다. 어릴적 동경했던 찰스 비행선, 신기한 새에게 집착하는 찰스, 신기한 새를 해치려는 그를 막아서는 칼, 말하는 개 더그, 온갖 위협에도 잘 도망쳐 집으로 돌아오고, 위험에 휩싸였던 새도 안전히 자신의 거처로 돌아가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3. 후렴. Allegreto = ‘화두’에 해당
(1) 가장 오래 남은 장면
칼의 집을 떠오르게 해주던 풍선이 터져감에 따라 집이 가라앉기 시작했는데, 낡은 가구를 버리고, 결국에는 집을 놓아주는 장면이 오래 남았습니다. 그 이유는
결국 떠오르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버려야 한다는 것.
버려야 한다는 것이 단순히 추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바쁜 현실도, 두려움도, 과거도 아니라는 것. 새로운 모험은 언제나 많은 것을 가져가는 것이 아닌, 가지고 있는 많은 것을 비로소 놓을 때 업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2) 후렴(여운, 기억, 추억)
영화는 사람들에게 전달합니다.
첫째로 감정적인 여운과 위로입니다.
두번째는 가족과 우정의 중요성입니다.
세번째는 성장된 감성과 상상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양성과 이해입니다. 서로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진 캐릭터들은 관객에게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영상미디어의 가치
“영화나 드라마는 수단일 뿐. 본질이 아닙니다.”…. 화두
듣는 내내 캐치하신 분들도 있겠습니다만, 제가 보는 영상미디어의 가치를 시나리오, 배경, 화두 라는 세 단어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다소 초강력하고 울트라캡숑 충격적인 말을 쓰더라도 모두 다 의도(시나리오)를 갖고 하는 말이니 이 시간에는 우리 모두 시나리오, 배경, 화두 라는 세 단어를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겠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는 수단일 뿐. 본질이 아닙니다.”
제가 볼 때, 영화나 드라마가 수단일 수 밖에 없는 건 만든 이가 따로 있고 보는 이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는 스스로 만들어 질 수 없기에 본질일 수 없습니다. 다시말해, 영상미디어는 전달코자 하는 매개체일 뿐, 본질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영상미디어를 너무나 사랑한 나미지 본질로 착각하는 우를 범해서는 아니됩니다. 참고로, 수단들은 영상미디어 외에도 세상에 무척 많습니다. 우리가 둘러보고 바라보고 듣는 모든 사물은 수단에 불과하니까요. 다시말해, 수단은 곧 배경에 속합니다.
자, 그렇다면, 업 이란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 즉 느낀점은 무엇일까요?
시나리오, 배경, 화두 중 화두에 해당됩니다. 화두는 던집니다. 모든 배경이 소스로 섞여 들어가 시나리오를 형성한 이유에는 바로 화두가 있습니다. 화두 없는 말이나 행동은 어쩌면 밋밋하거나 싱겁다고 느낄 겁니다. 이는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물론, 반드시 화두를, 자극을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님을 모두 이해하실 것입니다.
시나리오. 오늘 저는 ‘시나리오’를 짰습니다. 학술회에 대비해서 고민과 협업, 걱정과 부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서야 하는 무대인 만큼 시나리오를 짤 수 밖에 없었고 이는 대본으로 남겨졌습니다. 저는 오늘 이 무대의 주인공이면서 작가 입니다. 여러분은 청중이면서 제가 짠 시나리오의 배우입니다.
영상미디어는 시나리오를 만들려는 사람들에게 유용합니다. 또한, 영상미디어를 통해 앞서 말한 위로와 공감을 받으려는 매개체로써 유용합니다. 그렇지만,
과거 영상미디어 라는 영역이 없었듯이, 앞으로 영상미디어 라는 영역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인공지능은 텍스트의 영역 너머 영상미디어 영역으로 진출했다는 소식이 들려 오고 있습니다. 사람이 배우고 익히는 속도 보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속도가 빠르고 질이 좋아질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너무 비관하진 맙시다. 우리가 비록 영상미디어를 통해 현 시대에 만났지만, 다행스럽게도 영상미디어는 배경일 뿐 본질이 아니니까요. 본질은 시나리오에 있고, 시나리오를 만들 의지, 다시말해 우리 자신에게 있으니까요.
앞으로, 영상미디어가 지닌 가치는 이런 거구나 하는 공감대를 끌어내고, 이를 위해 인공지능의 발달과 함께 우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함께 고민하고 개척해 나가면 어떨까 하는 제시를 하는 것이, 영상미디어 학과생으로서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4. Q&A
시간이 허락하는 내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못다한 건 뒤풀이를 통해 풀어보는 시간으로 이어갔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시나리오 작가 김영탁 입니다. 45도 절제된 인사.
후렴.
이렇게 이어진다. 참으로 인생이란, 변수와 다양성이 어우러진다. 아들이 아빠에게, 아빠가 아들에게 전하는 말. 그래서 2시간반이 아깝지 않다. 다행이다. 일이 잠시 비껴준 자리에서. 김성호.
그리고, 소식이 들려왔다.
'일기 > 우리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티 (1) | 2023.11.26 |
---|---|
일상 (0) | 2023.11.25 |
치형 초6, 별빛축제 (0) | 2023.11.19 |
내게 너란? 청미관에서 (0) | 2023.11.18 |
세 여자 (0) | 2023.11.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