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한 노강(怒江)이 굽이쳐 흐르니 동쪽으로 물결이 사라지고,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영웅호걸을 다 쓸어가 버렸구나.”
소난이 깜짝 놀랐다.
“하하하, 그렇게 잘 지어 주다니! 너무 좋은 시일세. 백년 만에 나올까 말까 한 경전적인 시 구절일세. 이러니 영원헌이 자네를 좋아했구먼. 자네는 무척 치밀한 사람일뿐더러 재능도 넘치니 말이야. 수천 수백 년 이래로 얼마나 많은 영웅호걸이 죽어 가고, 얼마나 많은 혁혁한 가문들이 연기처럼 사라졌는지 모른다네. 오늘 우리 소씨 가문의 전멸하는 것은 현재만 놓고 볼 때는 세상을 뒤흔들 일이지. 헌데 백 년, 천 년의 역사를 놓고 볼 때 소씨의 멸망은 언급할 가치도 없는 먼지 같은 일이야. 다들 영웅이 하늘에 떠 있는 별과 같다고 하지만 하늘에는 저렇게 많은 별이 떠 있는 데다가 오늘은 이 별이 없어지고, 내일은 저 별이 없어지는 걸 누가 알아채기나 하는가? 그래도 이 소난, 조상님을 뵐 면목이 없구나. 조상님을 뵐 면목이 없어! 심랑, 우리 두 가문의 은원은 이걸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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