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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엄마 이야기

어머니 통화

by 큰바위얼굴. 2025. 4. 11.

음성을 남기고 싶었지만 파워디렉터로 편집하기가 쉽지 않다.

.

여보세요, 엄마?

자고 계셨어요?

응, 자고 있었어.

요즘 낮잠 자주 주무시네요?

응, 자꾸 졸려서.

내일 어디 가신다고 하셨죠?

응, 교육 받으러 가라고 했는데 안 가고 싶어. 피정

피정 가라고 하길래 안 간다고 했더니 자꾸 태워다 준다고 하네.

아이참, 피곤하시니까 그냥 쉬세요.

그래야지.

힘드신데 굳이 왜 그러세요, 그냥 좀 쉬시지.

그러게,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근데 초상도 났다더라. 문자 받았는데 결국 못 갔어.

아이고, 힘드셔서 못 가신 거구나.

그렇지 뭐.

밥은 챙겨 드셨어요?

응, 있는 거 이것저것 먹었어.

너는 뭐 먹었니?

저는 도시락 싸서 먹었죠.

맨날 도시락 싸서 먹는구나.

그러게요, 이제 습관이 돼서요.

 

TV는 끄셨어요?

응, 껐어.

 

근데 홍성 가라고 하면 출퇴근 힘드시잖아요.

그러게, 맞아.

그래도 하려면 해야지, 어쩌겠냐.

그렇긴 하죠.

오늘 날씨 좋던데요.

바람 불던데?

그래도 어제보단 좀 따뜻했어요.

그렇지, 바람만 없으면 봄 날씨긴 한데.

근데 주말엔 또 바람 많이 분대요.

오늘은 밖에 다녀오셨어요?

응, 일하러 다녀왔지.

힘들지 않으셨어요?

일이니까 어쩔 수 없지.

구청 일은 어땠어요?

오늘도 다녀왔어. 물 주고, 이것저것 챙기고.

그럼 낮에 일 다 끝내고 들어오신 거예요?

응, 11시쯤 들어왔어.

같이 일하시는 분들은 점심 안 드시고요?

응, 밥 안 먹어.

아이고, 그 동네는 밥 먹을 데도 별로 없겠다.

맞아.

오늘도 높은 데서 일하셨겠다.

아니야, 오늘은 그냥 수다 떨다가 끝났지 뭐.

몇 분이서 하셨어요?

다섯 명. 여자 셋, 남자 둘.

그럼 심심하진 않으셨겠네요. 이런저런 얘기 들으면서 시간 금방 가죠.

응, 뭐 다 살아온 얘기지.

혹시 드라마 얘기도 하셨어요?

아니, 아픈 얘기, 옛날 얘기 그런 거. 여자들은 나쁜 얘기, 남자들은 옛날 자랑하고.

엄마도 얘기 좀 하시지 그러셨어요.

그냥 듣고 있었어.

그랬구나.

뻔한 얘기라서 굳이 할 말도 없더라.

그래도 자식 이야기 같은 건 재미있잖아요.

아이고, 그런 것도 이제 귀찮아.

엄마, 오빠는 ‘폭싹 속았수다’ 봤대요?

모르겠네, 봤나 안 봤나.

다들 재밌다 그러던데.

그렇구나.

우리 시간 맞으면 같이 보러 갈까요?

그래, 나중에 보자.

요즘은 영화도 잘 안 보시네요.

그렇지. 예전엔 많이 봤는데.

그 영화 감성 좋대요. 저도 다 못 봤어요.

그래, 시간 맞으면 보자.

주말마다 바쁘셔서 그렇죠?

응, 배드민턴도 있고 동대표 회의도 있고, 이것저것 하다 보면 주말 금방 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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