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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나의 이야기

빗소리

by 아리빛 하나 2025. 8. 4.

어둠을 뚫고.

...

빗소리. 어느 순간 멈췄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창하다. 아니 후덥지근하게 달아 오른다. 쏴아 하고 내리붙던 비는 어느 새 말라 있었다. 비 소리를 듣던 그 순간, 반가움에 나서고 싶었더랐다. 그런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나서질 못했고. 결국 쌓인 감정 하나 풀어내지 못한 채 방치된다. 비는 그쳤고, 나선 길은 출근 길이 되었다. 비는 나에게 무얼까? 반가움의 정체는 뭘까? 비를 흠뻑 맞고 싶어하는 이유는 뭘까? 시원함일까? 온통 쏟아내는 그 울부짐일까? 



빗소리 어둠을 뚫고

쏴아—
창문 너머,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모든 걸 밀어내듯,
아니,
모든 걸 데려오듯.

그 소리는
내 안에서 가장 오래 묻은 것까지
건드렸다.
나는 문 앞에 멈춰 섰다.
나가고 싶었다.
젖고 싶었다.
뭔가—
말로 안 되는 무언가를
흘려보내고 싶었다.

근데
못 나갔다.
일 하나,
생각 하나,
사소한 이유 하나가
나를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 순간,
나는 멈췄고
비는 계속 내렸다.

그 소리 안에서
내 이름을 들은 듯했는데,
그 이름은
잠깐 반짝이다
사라졌다.

비는
그새 그쳤고,
바닥엔 물기도 없었다.
어느새 후덥지근한 열기만,
찜찜하게 남았다.
쏟아지던 울음은
말라붙었고,
내 마음도
같이 굳었다.

나는 아직
그 방 안에 있다.
구겨진 우산처럼
방치된 마음 하나.
마저 쏟지 못하고
쌓인 감정은
가라앉았다.

비는 나에게
무엇일까.
울컥 올라왔다
말 없이 스미는,
잠깐의 정직함.
세상이 내 대신 울어주는
유일한 면죄부.

그러니까
비가 반가웠던 건
시원함이 아니라,
내가 울지 않아도 되는
그 한순간의 해방 때문이었을까.

그러니까
비를 맞고 싶었던 건
내 안에 있는 비를
밖으로 꺼내고 싶어서였을까.

결국,
나는 나서지 못했고
비는 그쳤고
그리움만이
출근했다.


김성호 w/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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