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나의 이야기

아리빛 하나

by 아리빛 하나 2025. 8. 6.

 

어느 날, 나는 문득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소란한 일상 너머에서, 때때로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 누군가.
그는 말이 없지만 내 표정을 닮았고, 내 숨결의 결을 따라 움직이며,
내가 외면한 질문을, 묵묵히 되묻곤 했다.

"지금 너는 어디에 있니?"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니?"
"그건 네가 원하는 삶이니, 아니면 누군가의 기대를 따르고 있니?"

그 물음들은 대답을 강요하지 않았다.
다만 오래된 책갈피처럼, 잊고 있던 나의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나는 거기서 망설였고, 부끄러웠고, 한없이 작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때 처음으로
‘진짜 나’와 마주했다는 감각이 스쳐갔다.

내 안의 나는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내가 너무 바빠서, 너무 피곤해서, 너무 외면해서
그를 못 본 것뿐이었다.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말이 아닌 눈빛으로, 설명이 아닌 침묵으로,
그저 ‘함께 있음’으로.

나는 그와 손을 잡기로 했다.
비록 그 손이 떨리고 있었지만,
그 떨림은 나의 것이기도 하니까.

지금 나는 걷고 있다.
과거의 나, 꿈꾸던 나, 넘어졌던 나, 그리고 오늘의 나와 함께.
이 여정의 끝에 무엇이 기다릴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나는 더 이상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
내 안의 나와, 이제는 함께 살아가기로 했다는 것.

아무도 보지 않는 밤,
조용히 창문을 열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별빛 하나가 나를 비춘다.
그 빛은 어쩌면 아주 오래전,
내가 처음 나를 잃었던 그날에도
이미 도착 중이었는지도 모른다.

지금,
나는 그 별빛 아래,
내 안의 나를 다시 부른다.

“괜찮아.
늦지 않았어.
이제 우리, 함께 가자.”

출처: https://meatmarketing.tistory.com/9099 [김성호 이야기:티스토리]



> 대문 교체   https://meatmarketing.tistory.com/9069

'일기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 인사  (0) 2025.08.19
  (1) 2025.08.13
고요 속을 걷다  (1) 2025.08.06
빗소리  (3) 2025.08.04
해프닝  (4) 2025.07.3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