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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제천 포레스트 리솜 탐방기

by 아리빛 하나 2026. 5. 6.


계획


06:15
강아지 산책중


세종을 나선 건 일곱 시 사십오 분, 거의 여덟 시가 다 돼서였다. 늦었다. 짐이 많았다. 아내 서희는 전날 밤부터 빠진 것 없이 챙기느라 손이 열 개도 모자랐을 텐데, 아침에도 가방 사이사이를 눌러 담으며 조용히 수고를 마무리했다. 제천은 해발이 있는 곳이라 밤 기온이 내려간다. 입을 것도, 먹을 것도, 혹시 모를 것도. 아내의 짐 싸기는 늘 그렇게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사랑이다.

문을 나서기 전, 해나와 예티에게 개껌을 주었다. "잘 있어, 금방 올게." 말이 통하는지 모르겠지만, 통한다고 믿고 싶었다. 함께 가지 못하는 미안함은 그렇게 작은 의식으로 달랬다.

장모님이 오실 예정이었다. 한동안 온다 간다 하다가 결국 함께하기로 했는데, 일이 생겼다. 냉장고가 고장났고, 당근마켓을 통해 급히 구해놨더니 이번엔 문이 말썽이었다. 그걸 고치느라 시간을 쏟았고, 거기에 목까지 잠겼다. 피로가 쌓인 데 감기 기운까지 얹힌 모양이었다. 어제 퇴근길에 확인했을 때 장모님 목소리가 영 아니었다. 도저히 무리겠다 싶어 결국 함께 오지 못하셨다. 아쉬웠다. 모처럼 좋은 데 모시고 싶었는데.


오송역

오송역에는 여덟 시 십 분쯤 닿았다. 대구에서 올라온 영록이를 태웠다. 오랜만이었다. 차 문이 닫히자마자 어색함 없이 말이 쏟아졌다. 영록이는 요즘 뭐 하냐, 학업은 어디까지 왔냐, 대구는 어떠냐.

첫째 영록이는 스물여섯, 의젓하게 제 자리를 잡아가는 나이다. 둘째 영탁이는 스물둘, 금방 전역 한 청춘의 한복판이다. 셋째 치형이는 중학교 삼학년, 말수는 적어도 눈치는 빠르다. 셋 다 남자라 차 안 공기가 묘하게 투박하고 편했다.

달리는 차 안에서 자연스럽게 주식 얘기가 나왔다. 아홉 시가 장 시작 시간이다. 내가 슬쩍 말했다. "나 잠깐 봐야 해서." 서희가 조용히 핸들을 넘겨받았다. 조수석에서 나는 화면을 들여다봤다. 영록이가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뭐 샀어요?" "아직." "저도 요즘 좀 들여다보는데, 모르겠더라고요." 파란 숫자, 빨간 숫자. 차는 계속 북쪽으로 달렸다.



제천 리솜 포레스트, 순번표 뽑기


제천은 충북 북부, 소백산 자락에 기댄 도시다. 청풍호가 있고, 의림지가 있고, 박달재가 있다. 옛날부터 약초가 많아 한방 도시로도 불린다. 오월의 제천은 산이 아직 짙은 초록을 올리기 전, 연두와 초록 사이 어딘가에 걸쳐 있다. 하늘이 높고, 공기에 약간의 서늘함이 섞여 있다.

제천 리솜 포레스트에 도착해 순번표를 뽑았다. 번호를 확인하고 다시 내려왔다. 배가 고팠다. 아침 겸 점심, 이 동네에서 먹어야 할 것이 있었다.


옹심이 들깨 메밀 칼국수.

감자 옹심이가 걸죽한 국물 속에 동그랗게 잠겨 있었다. 들깨 향이 구수하게 올라오고, 메밀 칼국수는 거칠고 담백했다. 김치가 특히 맛있었다. 이 집 김치에는 뭔가 있었다. 잘 익은 배추, 그 아래 깔린 정성 같은 것. 그걸 안주 삼아 국물을 비웠다.



리솜 포레스트, 스파

스파, 스톤스파, 인피니티풀.
뜨거운 물이 있었다. 그 안에 몸을 담갔다. 숲이 보였다. 오월의 나무들이 물가에 서 있었다. 물과 숲 사이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찍고, 담기고, 또 담갔다. 시간이 느려졌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시간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스톤 스파



춥다. 추워. 물 속에 빼꼼 머리를 내민다.




인피니티 풀






Gym pool



15:00 체크인

세 시쯤, 체크인이 된다는 걸 확인하고 방으로 카트를 타고 올라왔다. 이십팔 동, 오호의 햇살이 창을 통해 비스듬히 들어오는 시각. 제천에서의 하루는 아직 반이 남아 있다.







저녁식사 in 28동 5호





다음날, 아침



감자바위


부부의 세계 촬영지



썬데이 브리즈 카페




제천역 시락국
맛집으로 등록하고 짱아치를 샀다.





금수산 정방사
다시 찾은 곳.

해우소에서 썬그라스를 빠뜨리고 괴롭다는, 그나마 휴대폰이 아니어서 다행이란, 영탁





되돌아가는 중




영록 스물여섯번째 생일 축하

연어 먹고싶다고 해서. 가장 큰 거. 1.6kg
문어 1.4kg
광어 0.89kg

5명이 다 먹었다.




다음날,
영탁 운전 연습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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