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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민턴, 오래된 꿈이 드디어 열리던 날

by 아리빛 하나 2026. 5. 17.

활짝 웃는 얼굴이 멋지다!

.

"그렇게나 좋았던 걸까?"
매영은 태안으로 가는 출근길을 다음날 새벽으로 미루고 함께 어울렸고, 술을 마셨고, 지숙이와 정을 나눴다.

— 매영의 C급 승급, 그리고 커플즈의 뒤풀이

1승을 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전승을 향한.




세종시 배드민턴 대회가 열리던 날, 우리 커플즈 클럽에 작은 경사가 하나 익었다. 종원의 C급 승급에 이은.

매영이 드디어 C급으로 올라섰다. 3년 반이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 그러나 그 시간만큼 진하게 쌓인 시간. 코트를 떠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채워온 날들이 오늘 하나의 등급으로 호명되었다.

박수는 짧지만, 그 무게는 3년 반이었다.

아침일찍 부산을 떨고 도착한 세종시민체육관

 

인증샷~



응원 중... (매영이 아니고 종원!!)



눈이 부셔서 1장 찍어봤다.



민솔아!
예원아!

민솔이만 되돌아봤다.

내가 사다준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있다. 아마 나중에 내게 고마워 하겠지? ... !?
영광의 순간이여~ 영원하라!



대회가 끝나고 자리를 옮겼다. 1차는 왁자하고 따뜻했다.
셔틀콕이 오가던 긴장은 녹아내리고, 웃음과 건배가 테이블을 채웠다. BHC에서.

 

자, 한 잔 합시다~ 승급 축하합니다!!

 

Good Taste. 기름진 후라이드, 자담치킨이 낫다고 하니 다음번엔~


한마음 민턴클럽 아기를 한 번 안아봤다.


눈을 마주했다.



울었다.



더 크게 울었다. 보영이는 "언니!" 라고 소리쳤다. 안아보지 못해서.

그런데 아기가 운 건 누구 때문이었을까? 서희? 보영?



오늘을 담았다.

좋단다. 우리의 온기를 담아냈더니 그 수증기에 뿌옇게 흐리게 남았다.
에이, 다시! (매영아, 어디 본 거니?)


그리고, 난...

나는 1차를 마치고 먼저 귀가했다. 익숙치 않음에,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어를 두 눈에 가득 담다보니 피곤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현관문을 닫으며 돌아보는 마음 — 저들은 아직 거기 있겠구나, 한창이겠구나. 혼자 걸어 나오는 골목길에도 온기가 남아 있었다.


푸른 하늘, 


내 별을 찾아봤는데, 우연히 하늘을 본 것 뿐인데
푸르름이 더 없이 따스하게 느껴진 하루.


내가 빈 자리에선...
나중에 날 덮칠 서희가 술을 이어가고 있다.



술담(酒談).
술을 마시고 담소를 나누는 것. 속내를 감정을 표현하는 것. 술의 힘을 빌려. 혹은, 술김에 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술담(酒談)


술이 익으면 말도 익는다.

낮에 못 했던 말,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될 것 같았던 말, 그냥 속에만 두려 했던 말들이

잔이 비워질수록 슬며시 입 밖으로 나온다.


술담이라는 말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술을 마시며 나누는 담소. 술담(酒談).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누군가의 승급을 한 번 더 축하하는 것도, 감독이라고 띄워줬더니 괜히 신났다고 고백하는 것도, 남의 아기를 안았다가 울려버리고 "언니?" 소리에 웃음으로 얼버무리는 것도 —

다 술담이다.


서희는 술이 들어가면 평소보다 조금 더 솔직해진다. 조금 더 다가서고, 조금 더 웃고, 조금 더 — 사고를 친다.

그걸 나는 안다. 알면서도 매번 당한다.

그것도 술담이다.


술담은 기억에 남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온도는 남는다.

그날 밤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 잔을 부딪히던 손들, 웃음이 번지던 얼굴들 —

내용은 흐릿해져도 따뜻했다는 감각은 아침이 되어도 가시지 않는다.


매영의 3년 반이 축배 한 잔에 녹아들고, 희진의 새벽 카톡이 그날 밤의 온기를 받아 적고, 서희의 만행이 남편의 밤잠을 앗아가는 동안 —

세종의 어느 골목에서 커플즈의 술담은 무르익고 있었다.


좋은 술자리는 마시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다.

그 나눔이 쌓여 우리가 된다.  김성호 w/ Sonnet.


지숙아, 내년이다. 대뷔~
보영아, 너두.



새벽 5시 25분,  이.. C.  ...  미.         치....



(술의 여독이 계속되는 듯한) 희진이 카톡에 💯을 눌렀다.

누르고 나서 잠깐 그 화면을 바라봤다.

백 점. 말이 백 점이지, 사실 그 말로는 다 못 담는다.

새벽 다섯 시 반에 어제의 온기를 이렇게 고스란히 전해주는 사람. 멋졌다고, 가슴 벅찼다고,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 한 글자도 허투루 쓰지 않은 그 마음.

그게 백 점이지, 뭐가 백 점이겠어.


커플즈 여러분, 어제 하루 고마웠습니다.

매영의 3년 반이 결실을 맺은 날, 우리가 함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술담은 끝났지만 그 온기는 아직 여기 있습니다.

다음 코트에서 또 만나요. 🏸💗



... 난 6시 10분에 출근하며, 토마토 5개를 반쪼개서 씹을 때 물이 튀지 않게 했고, 두유를 1개 챙겨 길을 나섰다. 그리고, 소의 등급을 메긴 후 출출해서 오리온 초코파이 '정' 1개와 촉촉한 초코칩 1개를 먹으면서 어제의 잔향을 잡아 글을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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