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나의 이야기

빵집 가는 길

by 아리빛 하나 2026. 5. 25.

 

월요일. 석가탄신일.
빨간 날의 아침은 이상하게도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내일 빵 좀 사다 줘.”
서희의 한마디는 단순했는데, 나는 그걸 하루의 일정처럼 품고 나왔다.
식빵이랑 슈크림빵.
그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곳은 역시 브레드마마.

문제는 우리 산책 시간은 늘 6시 반에서 7시 사이라는 거다.
그런데 빵집은 8시에 문을 연다.
그래서 그냥 일어난 김에 주섬주섬 나왔다.

양압기 호수도 갈고, 필터도 교체하고, 괜히 느긋하게 시간을 써봤는데도 결국 일찍 나오게 되더라.
그래서 지금은 제2배수지 그늘 아래 앉아 있다.

해나는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자꾸 만져달라고 몸을 기대고,
예티는 세상 모든 냄새를 다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녀석처럼 구석구석을 누빈다.
한참 돌다가도 다시 와서는 “나 잘 다녀왔어” 하는 얼굴이다.

그런데 아직도 7시 50분.
빵집은 8시 오픈.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다.
수박도 사야 한다.
싱싱장터는 또 9시에 문을 연다.

수박만 따로 다시 나올까?
점심에 올까?
근데 낮엔 벌써 너무 덥다.

그늘 아래 앉아 강아지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은 평화로운데,
이상하게 생각은 더 많아진다.

예티가 멀리 갔다가 다시 돌아와 해나랑 장난치고,
둘이 툭툭 부딪히며 노는 걸 보고 있으면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평화로운데
사람 마음은 왜 그렇게 단순하지 못한 걸까.

나는 정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멀어질까.

내 안의 무엇이 부담이 되는 걸까.
내가 풍기는 어떤 결이 사람들을 떠나게 만드는 걸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특히 어머니 일은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다.
이사 가지 않게 하려고 집에 들어간 돈만 따져도 땅값을 훌쩍 넘었는데,
정작 어머니는 기초수급 대상도 아니고, 다른 투자에서 월세까지 받고 계셨다.

물론 사람 사정은 단순하지 않다.
나도 이해하려고 했다.
여러 번 만나 이야기했고, 털어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배신감이라는 감정은 머리로 정리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더라.

오늘처럼 조용한 아침이면
다시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래도 또 살아간다.
빵집 문 열 시간을 기다리고,
수박 살 시간을 계산하고,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인생은 거창한 깨달음보다
이런 자잘한 기다림과
사소한 책임들로 이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넋두리를 중얼거릴 수 있는 지금이
나에게 필요한 ‘자기 반성의 시간’인지도.

아무튼 오늘 아침은 그렇다. 김성호 w/ ChatGPT


12시. 자동차를 타고 한 바퀴 돌기로 했다. 빵집을 들렀다가 싱싱장터에 들르기로.
그런데 슈크림 빵이 소진되었단다. 헉!
1시간 있다가 와야 한다는데...

수박을 골랐다. 싱싱장터에서. 똥꼬가 작은 것, 수박선이 선명한 것. 
하나를 골랐고 그 옆을 보니 더 작아 옮겼고 들 것에 쌓는데, 그 옆 박스에 더 작은 게 보이니 계속 옮겼다.
그런데 맛은 글쎄. 어제 산 것 보다 못했다. 김성호.

'일기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군 대통령 마누라구  (0) 2026.05.29
비 오는 아침  (0) 2026.05.26
수박 사와~  (0) 2026.05.24
내가 우주의 눈과 귀라면  (0) 2026.05.21
오늘 관심  (1) 2026.05.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