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우리가족 이야기

아들

by 큰바위얼굴. 2019. 5. 2.

내게 3 아들이 있으니 이와같다. 이는 답이 아니오 그저 본 바의 표현일지니 지나친 수용은 옳지 않다. 그저 웃고 넘길 만 한 일이다.

 

첫째 영록이는 자기주관이 뚜렷하다. 강하다. 부러질 지언정 후퇴는 뒤에 검토한다. 생각이 깊고 치밀하다. 생각이 많아 근원적 논쟁에서는 주장에 묻히거나 생략되기 일쑤다. 받아들이는 쪽이 이를 고려치 않으면 근원적 해결 보다는 깊은 상처를 입는다. 서로에게. 이처럼 근원적 질문과 탐구는 치밀함과 깊은 사고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만약 미련할 정도의 "그럼 말자" 라는 포기가 수반되지 아니하면 자기만 위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안 해도 좋다. 그런데 하면 더 좋다." 라는 태도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이는 충분히 습득가능하다. 그래서 본 바탕이 착하고 여린 영록이는 허허로움을 자연에서 느꼈으면 하고 바란다. 부질없음은 또다른 시작임을 알 때 지금 바로 당장 하지 않아도 좋음을 알 것이다. 고3이고 재수생학원에서 78만원 상당의 비용을 통해 자기완성을 향한 경험을 쌓고 있다. 언제라도 좋으니 힘들면 아니해도 좋다 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힘들면 다른 방법을, 다른 삶을 설계해도 족하다. 늦은 건 없다. 정형화된 질서를 벗어났다는 강점은 분명 대단한 일이요 자부심이니 그 판단과 결심을 고히 키우길 기대한다. 가장 큰 강점은 자기판단과 결심으로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며 아쉬운 점은 그 대상이 기존 질서 내 입시라는 점이다.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좋을 입시를 대상으로 쌓은 판단과 결심이 향후 막다뜨릴 과업에서 훌륭히 제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 영탁이는 소심하다는 평을 듣는 듯하다. 자기주장이 옅고 남을 먼저 배려한다는 평을 듣는 듯하다. 난 이와 다르다. 주기주관이 없이 찢어질 수험서도 아닐 것이며 펜을 굴리며 허송세월할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처없음을 밤10시 학원이 끝난이후에 뿜어내고 있으니 이를 자랑한다. 학업이나 지식만이 목적은 아니니 자기 과신과 열정을 발산하는 것이 옳다. 하는 듯 마는 듯 함은 우여곡절이 필요해보이지만 자기주관을 뚜렷이 세운다면 이는 해결될 사항이다. 뮐 하라고 하지 않을테니 극을 보길 권한다.

 

셋째 치형이는 나를 못 생겼다고 놀렸으니 딱 하나만 밝힌다. 그렇게 살아라.

 

나를 닮은 건 자기주관이요 착하다는 거, 그리고 밤을 무서워하는 거, 그리고 이런 내 장점을 모두 갖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

 

아내를 닮은 건 두뇌. 혹시 미모. 굳이 덧붙이면 따지는 거.

 

분석적 통찰력과 그 결정력은 이렇게 대물림되었다고 본다.

 

- 아빠 김성호.

 

 

 

  • 스스로 `自`2019.05.02 16:54

    광주에서 공공기관 경영평가 회의를 마치고 올라오는 버스에서 작성. 나를 돌아보니 여러 이야기를 꾸리게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