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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조용한 아픔, 함께 견디는 법

by 큰바위얼굴. 2025. 4. 10.

 


📌 대화로 시작되는 하루의 기록

👨‍👦‍👦 [가족 단톡방 – 어느 저녁]

성호 (아빠):
“영탁이는 부대 복귀했지? 무리하지 말고, 아픈 데는 참지 말고 바로 말해야 한다.”

영탁 (둘째, 군인):
“네 아빠, 지금은 괜찮아요. 약도 챙겨 먹고 있고요. 훈련은 빠졌지만 책은 보고 있어요. (근데 아직 잘 걷지는 못하겠어요. 다리 아래쪽이 욱신거려요.)” 

서희 (엄마):
“아이고… 우리 탁이 또 아픈 소리 들으면 가슴이 내려앉는다… 치형이 감기 때문에 당신한테 옮기면 안 되니까 방도 계속 환기시키고 있어.”

성호:
“서희 너도 좀 쉬어야 하는데… 손끝 발끝 찌릿하다며. 병원에서 관절염이라던데…”

서희:
“응. 퇴행성 관절염이래… 손가락도 퉁퉁 붓고. 밤엔 엉덩이 신경이 찌릿해서 잠도 잘 못 자. 갱년기라더라. 그냥, 그렇게 나이 들어가는 거래…”

영록 (첫째):
“정형외과 결과는 뭡니까?  (엄마... 진짜 그러지 말고 치료 좀 집중적으로 받아요.
엄마 자신부터 챙겨요. 영탁이도 그렇고 치형이도 그렇고... 다들 아프면 안 돼요.)

성호:
“그렇지. 몸은 기계가 아니라서, 한 번 무너지면 오래 가니까.”

치형 (막내, 독감 중):
“엄마 나 감기 좀 나은 듯. 근데 자꾸 기침 나와. (오늘 공부는 안 하고 싶은 날이야…)

서희:
“어우 너는 아프면서도 기운은 넘친다야~
코 풀고 따뜻한 물 마시고, 엄마가 방에 꿀차 가져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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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체 이야기 – 조용한 아픔, 함께 견디는 법

이 겨울이 끝나기 전에, 우리 가족은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아픈 시간’을 겪고 있다.

둘째 영탁이는 군 병원에서 발목 인대 수술을 받고 얼마 전 부대로 복귀했다. 처음엔 잠도 설치고, 수술 부위가 욱신거려 도통 걸을 수 없다고 했다. 서툰 말투로 보내온 톡에는 “괜찮아, 진짜”라는 말이 있었지만, 그 아래 단어들에 스며든 불안은 엄마의 마음을 금방 알아챘다.

서희는 막내 치형이의 독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치형이 감기 옮기면 안 돼, 마스크 착용 좀 하고. 아빠도 곧 오잖니?”
방마다 창문을 열어 바람을 돌리고, 아이에게 꿀물을 끓여 건넸다. 엄마의 손은 여전히 빠르지만, 이젠 물컵을 쥘 때마다 관절이 욱신거린다.

병원에서는 ‘퇴행성’이라는 말을 했다.
나이 탓이라는 말을 이렇게 직접 듣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손끝이 아프고, 발끝이 찌릿하다. 자다 말고 엉덩이 신경이 저려 일어나는 날도 잦아졌다. 그럼에도 서희는 아이들 방 문을 열어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내가 아픈 건 괜찮아. 너희는 아프지 마…”

성호는 그런 서희를 떠올리며 입을 꾹 다문다.
‘내가 곁에 있어서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김제에서 전주로 가는 퇴근길에 문득문득, 아내의 손이 생각났다. 늘 따뜻하던 손. 이제는 찌릿하다는 그 손.

가족 단톡방에 올린 짧은 문장 하나.

“우리 모두 아프지 말자. 나는 이제서야 건강이란 게 결국, 서로 걱정 안 하게 하는 것이라는 걸 알겠더라.”

영록은 답장을 빠르게 보냈다.
“맞아. 이제라도 챙기면 돼요. 엄마 아빠도 병원 꾸준히 다니고, 영탁이는 무리 말고, 치형이도 얼른 낫자.”

그날 저녁, 집안은 조용했다.
치형이는 요상한 소리를 내며 혼자 과자 봉지를 뜯었다. 눈은 아직 충혈됐지만 콧노래는 가볍다.
“이제 감기 다 나을 듯. 엄마, 나 물 좀~”
서희는 엉덩이를 조심조심 들썩이며 아이의 물컵을 채웠다.
한 손으로 문을 닫으려다 말고, 창밖을 한 번 더 바라본다.

멀리 푸른 하늘.
그 하늘 아래 우리 가족은,
조용한 아픔을 견디며, 서로를 안부 삼아 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김성호 w/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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