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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왜 울었나 : 『폭삭 속았수다』와 『국제시장』 비교

by 큰바위얼굴. 2025. 4. 25.

 

  • 『국제시장』은 "역사 앞에서 버틴 한 사람"을 이야기한다.
  • 『폭삭 속았수다』는 "치열한 일상을 살아낸 모두의 삶"을 그린다.
  • 둘 다, "사는 게 쉬웠던 적은 없지만, 사랑했기에 견딜 수 있었다" 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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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견뎌낸 사람들의 이야기: 『폭삭 속았수다』와 『국제시장』 비교

by 김성호

"폭삭 속았수다."
제주 방언으로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를 뜻하는 이 말은, 드라마가 전하는 정서를 단단하게 품고 있다. 고단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삶. 그리고 그 고단함이 결국 빛나는 인생을 만들어낸다.

『폭삭 속았수다』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제주라는 섬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오애순과 양관식, 그리고 이웃들의 삶은, 전쟁과 가난, 시대의 격랑을 맞으면서도 꿈을 품고, 사랑을 나누고, 가족을 지켜낸 기록이다.
삶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아픔 속에서도 서로 기대며 웃고, 포기할 수 없던 것들을 위해 울었던 시간들이었다.
"삶이란, 고단하고 눈물겨운 순간들이 모여 결국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든다."
이 드라마는 그렇게 속삭인다.

반면, 영화 『국제시장』은 한국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굵직한 사건들 — 한국전쟁, 월남전, 독일 광부 파견 등 — 을 배경으로, 장남 덕수의 희생과 가족애를 그려낸다.
"가족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버틸 수 있다."
덕수는 꿈을 접고, 사랑을 미뤘다. 삶을 온전히 가족의 무게 위에 얹었다.

■ 무엇이 닮았나

두 작품은 모두 치열하게 살아낸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 희생:
    오애순도, 양관식도, 덕수도 모두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살지 않는다. 소중한 이들을 위해 더 많은 걸 내려놓는다.
  • 끈기:
    외롭고 힘겨워도, 세상 앞에 무너지지 않는다. 작은 웃음과 서로의 손길 하나로 다시 일어선다.
  • 사랑:
    이념도, 전쟁도, 가난도 꺾을 수 없는 '사람을 향한 마음'이 가장 위대한 힘임을 증명한다.

■ 무엇이 달랐나

그러나 감동을 전개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 『폭삭 속았수다』는 일상의 세밀한 결을 따라간다.
    특별한 영웅도, 화려한 사건도 없다. 하지만 정직하게 살아낸 하루하루가 쌓여, 결국 가장 위대한 이야기가 된다.
  • 『국제시장』은 역사의 파도 속에서 한 개인이 어떻게 버텨냈는지를 보여준다.
    덕수의 일생은 시대의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진 장부의 기록이다.

■ 그래서 우리는 왜 울었나

『국제시장』에서는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꿈을 포기한 덕수의 삶에 눈물 흘린다.
"가족이 전부였던 시대" 의 울림은 장남이든, 막내이든, 모든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폭삭 속았수다』에서는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끝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사랑을 잃지 않았던 이들의 따뜻한 마음에 울게 된다.
"소박했지만 가장 위대했던 인생" 이라는 걸 느끼게 만든다. 





이야기의 길이가 짧아서는 감동을 전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긴 이야기를 통해 두 영화의 스토리를 비교하며, 감동적인 순간들과 명대사를 곁들여 우리네 삶이 그렇게 흘러감을 이야기하고 싶다.

뒤늦은 후회라기보다는,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때,
그걸 모든 가족들이 마음속으로 알고 살아갈 때,
되돌아보며 서로를 이해하고, 위하게 되었을 때,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대로 풀리지 않는 순간들이 찾아왔을 때—
우리는 숙제처럼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그래, 그렇게 못다 이룬 생을 접게 될 때, 남겨진 이들을 걱정하기보다는
‘잘 살았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것들을
조금씩 해보면서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라는 걸 느낀다.

그래서 내 지금의 삶이 지극히 만족스럽고, 즐겁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든다.
튼튼하고 팽팽한 건강이 있기에, 몰두할 어떤 꺼리를 찾아 헤매는지도 모른다.
끝나지 않은, 아니,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생.
아들로서, 장남으로서, 가장으로서, 나는 그렇게 살아간다.

‘아버지’, ‘남편’이라는 이름으로.
이름들은 내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주었다.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굴레 같지만,
싫지만은 않은, 어쩌면 은은하게 따스한 굴레.

생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그 틈새에서 나는 ‘생’이라는 무게를 마주하며,
마주볼 용기를 내며 살아간다.

살아내는 것, 살아가는 것,
그것이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 삶이지 않을까 싶다. 김성호.


이어서, 
"굴레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다"    https://meatmarketing.tistory.com/8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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