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왜 울었나 : 『폭삭 속았수다』와 『국제시장』 비교 https://meatmarketing.tistory.com/8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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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길이가 짧아서는 감동을 전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긴 이야기를 통해 두 영화의 스토리를 비교하며, 감동적인 순간들과 명대사를 곁들여 우리네 삶이 그렇게 흘러감을 이야기하고 싶다.
뒤늦은 후회라기보다는,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때,
그걸 모든 가족들이 마음속으로 알고 살아갈 때,
되돌아보며 서로를 이해하고, 위하게 되었을 때,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대로 풀리지 않는 순간들이 찾아왔을 때—
우리는 숙제처럼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그래, 그렇게 못다 이룬 생을 접게 될 때, 남겨진 이들을 걱정하기보다는
‘잘 살았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것들을
조금씩 해보면서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라는 걸 느낀다.
그래서 내 지금의 삶이 지극히 만족스럽고, 즐겁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든다.
튼튼하고 팽팽한 건강이 있기에, 몰두할 어떤 꺼리를 찾아 헤매는지도 모른다.
끝나지 않은, 아니,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생.
아들로서, 장남으로서, 가장으로서, 나는 그렇게 살아간다.
‘아버지’, ‘남편’이라는 이름으로.
이름들은 내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주었다.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굴레 같지만,
싫지만은 않은, 어쩌면 은은하게 따스한 굴레.
생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그 틈새에서 나는 ‘생’이라는 무게를 마주하며,
마주볼 용기를 내며 살아간다.
살아내는 것, 살아가는 것,
그것이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 삶이지 않을까 싶다. 김성호.
"굴레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다"
살면서 한 번쯤은 생각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그리고 바로 뒤따라왔다.
"그럼에도 잘 살고 있는 걸까?"
‘국제시장’을 봤던 날,
마지막 장면, 그 한 컷, 멈춰버린 액자 앞에서 나는 결국 눈물을 삼키지 못했다.
장남으로서, 아들로서, 가장으로서—
그 무게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그저 버텼다.
버티는 게 사랑이었다.
버티는 게 책임이었다.
버티는 게 삶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폭삭 속았수다'를 보았다.
제주 방언으로 "정말 고생했어요"란 뜻.
고작 여섯 글자에, 살아낸 전 생이 담겨 있었다.
오애순과 양관식, 그리고 그 이웃들의 이야기.
누구도 대단한 영웅이 아니었고, 누군가는 이름조차 기억되지 않을 평범한 사람들.
그러나, 그들 모두가 저마다 치열했다.
저마다 포기했고, 꿈꾸었고, 가장이 되었고, 가족을 지켰다.
삶은 그렇게 아름다웠다.
별거 없어 보여도, 그 별거 없는 것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만들었다.
아니, 별거 없지 않았다.
별거 있었고, 그 별거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을 만든 것이었다.
사는 동안 우리는 서로를 원망할 때도 있었다.
왜 나만 이 고생을 해야 하지,
왜 아무도 몰라주는 거지,
왜, 왜, 왜…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되돌아보니 모든 질문의 답은 하나였다.
"그래도 사랑했기에."
그러니까 결국, 어설프게라도 서로를 위했다는 걸.
서툴게라도 지키려 했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던 마음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조금씩 가슴에 내려앉았다.
삶은 그렇게 굴레 같았다.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었고, 벗어날 수 없는 굴레라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 굴레 속에서 웃었고, 울었고, 살아냈다.
굴레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다.
바로 그것이 우리 삶이었다.
지금 내 삶은 참 고맙다.
여전히 찾아 헤매는 무언가가 있고,
여전히 건강이 있고,
여전히 사랑할 가족이 있다.
그러니 어쩌면 아쉬워하는 것도, 당연한 것 아닐까.
몰두할 꺼리를 찾는 것도,
무언가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것도,
여전히 삶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끝나지 않은 생.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생.
그러나 오늘, 이 순간에도
나는 아들로, 장남으로, 아버지로, 남편으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삶 속에서
버겁고도 은은한 무게를 껴안고 살아간다.
그래,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어쩌면 조금은 어설프게,
때로는 눈물겹게.
그러나 끝내 후회 없이.
"참 잘 살았다"고,
마지막 순간, 웃으며 말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김성호 w/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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