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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나의 이야기

출근길 옆

by 큰바위얼굴. 2025.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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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가는.

길 옆 신호등에 걸려 잠시 멈춰서 둘러본다. 다시 출발하면서 여러 간판들을 눈여겨보게 된다. 왜? 왜? 왜라기보다는, ‘여기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여기까지 오기까지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길가에 보여지는 간판의 퍼레이드는 일종의 감탄을 자아낸다.

큰 포부를 안고, 설렘을 품고 돌아왔겠지. 요즘 『쥐뿔도 없는 회귀』라는 책을 읽으며 종종 사색에 잠기는데 일맥이 통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저만치 뭔가가 보인다.

여기는 주유소. 1575, 1579라는 숫자를 보고 ‘아, 맞다. 기름을 넣어야지’라는 생각에 얼른 차의 방향을 틀어 주유소로 진입한다.

주유를 마치고, 다시 잠깐 놓쳤던 생각을 이어간다. 『쥐뿔도 없는 회귀』에서 주인공은 ‘인연’이라는 기연을 얻어 성장의 발판을 만들고, 숨겨진 비밀이 ‘가호’라는 이름으로 주어졌다.

주인공에게 정말 필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열등감과 이전 생에서 갖게 된 실패, 그로 인한 감정들을 극복하고, 환경 속에서 일정 수준에 머물지 말고 더, 더 노력해 나아가는 것.

무(無)의 끝을 보고 싶다.
의지의 한계를 넘고 싶다.
정말, 나 자신을 극복해보고 싶다.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건 결국 '나 자신을 극복하는 일'이다. 목표나 목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비교를 하면 끝이 없다. 누군가의 천재성을 부러워하게 되면, 그가 거기까지 오기까지의 과정과 그가 했던 행동들, 그 모든 게 묻어 있는 거라면 경계해야 한다. 언제라도 칼부림이 날 수 있다는 걸 긴장한 채 살아가는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태어나는 시점의 환경은 주어진다. 맨땅에 헤딩하는 건 아니다. 그 환경은 가혹할 수도, 온화할 수도, 풍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환경은 단지 ‘그런 것’일 뿐이다.
그 환경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고통이나 고난, 혹은 행복이나 재미라고 인식하게 되는 건, 성장하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변수들이 작용한 결과다. 변화를 일으키는 하나의 아이템 같은 것일 수도 있다. 결국 우리는 그것을 이겨낼 수도,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나 자신을 극복한다'는 것조차 마찬가지다. 감정이라는 건 한없이 치솟다가도, ‘이 정도면 어디야’라는 자신감으로 버티다가도, 문득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생각에 빠질 수도 있다.
정답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정답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우리. 소설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좀 아쉽다.
물론.

방향성이 없다면, 진행되지 않는다. 삶도 마찬가지다. 정처 없이 흘러간다. 어느 곳에든.  김성호 E/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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