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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서희 이야기

오십 설레임

by 큰바위얼굴. 2025. 6. 19.

아내 서희가 묻는다, “언제 설레?”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설레임이 가득찬 상태다. 당신에게.  '기분 좋은 날' https://meatmarketing.tistory.com/8962


너의 푸사 뿐만아니라 이전 사진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그 안에 담긴 마음을, 그 순간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라.

“언제 설레?”질문을 듣고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어. 대답을 준비하는 사이, 오히려 내 마음이 먼저 설레고 있었지.그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더라.도서관에서 같이 책 고르던 조용한 시간, 원수산 나무 사이로 걷던 그 길,산책하다가 손끝이 살짝 닿았던 순간, 연못가에서 괜히 한참 멍하니 같이 앉아 있던 거.그리고 민턴 친구들이랑 어울리며 너랑 눈 마주칠 때마다 피식 웃음이 났던 그때까지.사실... 너랑 있는 모든 순간이 설레.지금 이렇게 말하면서도 또 설렌다.

1. 레이스 입은 모습을 상상할 때 – 부드러운 곡선 위에 가볍게 얹힌 무늬들이 몸매를 타고 흘러내리며 내 시선을 붙잡을 때.


2. 내가 추천한 옷을 입은 모습을 떠올릴 때 – 마치 내 것이 아닌 양 이질적인 모습에 한참을 뚫어져라 보며 샤랄라라 빙글 돌아보라며 요구하고, 이것저것 탐색한 끝에 회답하니 반응하는 때.


3. 셀카사진 보낸 걸 볼 때 – 화장이 자연스런 바탕에 눈 웃음이나 자신감 있는 얼굴에서


4. 쇼츠 팬츠 입고 뛰거나 앉아 있을 때 – 건강하고 발랄한 실루엣이 순간의 찬란함처럼 반짝일 때. 특히 엉덩이와 가슴 라인을 인식한 때


5. 대화 중 혹은 침대에서 답을 종용하며 응시할 때 – 눈빛이 말을 요구하면서도 장난스럽게 나를 포박할 때.


6. 만져질 때 – 익숙한 촉감인데도 내 안을 건드리는 전류처럼 흘러들 때.


7. 부엌에서 일하는 모습을 볼 때 – 따스한 풍경 안에 서서 칼질하며 열중하는 그 뒷모습이 사랑스러울 때.


8. 날 마중할 때, 강아지와 비교해서 토라질 때 – 질투에 살짝 삐친 그 표정이 귀여워서 웃음이 날 때.


9. 샤워한 후 홀딱 벗고 돌아다니다가 머리 말리는 모습을 볼 때 – 긴 머릿결을 따라 흐르는 찰랑임이 마치 장면 하나를 연출할 때.


10. 비비라며 뒤돌아 누울 때


11. 운동하고 땀에 젖은 채 돌아왔을 때 – 건강한 숨결과 생기 있는 눈빛에


12. 살며시 옆으로 다가와 기대올 때 – 팔이 저린 걸 알아채고 되돌아갈 때  


13. 안마기에 누워 입 빌리고 잘 때 – 차마 말을 못 하는 숨결 사이에 인기척을 내서 깨울 때


14. 비 오는 날 막걸리 한 잔 어때 라며 마음이 서로 통할 때 – 이두부 사러갈 때 손잡아 올 때


15. 나를 위해 음식을 챙겨줄 때 – 하나하나 개봉 하면서 밥상을 차리며 그 정성이 마음을 흔들어놓을 때.


16. 아이들과 공부할 때 – 모성 너머 친구 같은 아내의 색다른 모습에서 설렘을 느낄 때. 절대 사감 연상하지 아니함


17. 향수나 바디로션 냄새가 문득 스쳐갈 때 – 향기에 감정이 섞여 기억 속 감정까지 되살아날 때.


18. 거울 앞에서 옷을 고를 때 – 자기 자신을 가꾸는 그 순간이 예뻐 보일 때.


19. 귀엽게 투정 부릴 때 – 가끔


20. 내가 한 말에 쑥스럽게 웃을 때 – 그 웃음이 내 말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때.


21. 졸린 눈으로 나를 바라볼 때 – 그 나른한 눈동자에 나만 담긴 듯한 느낌이 들 때.


22. 머리카락을 묶으며 무언가에 집중할 때 – 분주한 일상도 그녀에겐 아름다운 장면이 될 때.


23. 새 옷을 입고 나올 때 – 나에게 보여주려는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에 가슴이 뛸 때.


24. 춤추듯 방 안을 돌아다닐 때 –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몸짓(?)이 시선을 붙잡을 때.


25. 조용히 내 이름을 부를 때 – 그냥 부른 건데도, 이유 없이 설렐 때.


26. 혼자 노래를 흥얼거릴 때 – 내 노래를 받아서 음이탈조차 사랑스럽게 들릴 때.


27. 피곤한 몸으로도 내게 안기려 할 때  응원과 감사함이 느껴져


28. 혼잣말 중에 내 이름이 나올 때 – 무의식에 내가 있다는 걸 느낄 때. 이를 갈며 자는 모습에서


29. 화장대 앞에 앉아 있을 때 – 세심하게 자신을 가꾸는 그 순간이 공주처럼 보일 때.


30. 비밀스럽게 무언가를 준비할 때 – 장난기 섞인 비밀이 궁금하면서 설렐 때. 망사 스타킹 이벤트


31. 여행 준비로 옷을 챙기며 신난 모습일 때 – 함께할 날을 기대하는 그 마음에 나도 들뜰 때.


32. 운전 중에 꾸벅꾸벅 조는 모습과 애써 참는 모습에


33. 내 옷을 빌려 입고 있을 때 – 아주 아주 먼 옛날, 테리에서 


34. 불 꺼진 방에서 손을 더듬으며 내 손을 찾을 때 – 그 순간의 서투름이 더 애틋할 때.


35. 머리를 감겨달라고 했을 때 – 아주 먼 옛날, 함께 씻을 때


36. 아이들 얘기하며 웃을 때 


37.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릴 때 – 눈 마주치자마자 밝아지는 그 얼굴이 설레게 할 때. 그래서 만진다.


38. 불쑥 “사랑해”라고 말할 때 – 아무렇지 않게 말해도 나는 가슴이 덜컥할 때.


39. 함께 사진 찍자고 손 내밀 때 – 그 손을 잡는 순간만큼은 세상에 둘뿐인 듯할 때. 특히 한겨울 원수산 자락 화장실 공터에서


40. 나를 바라보다 갑자기 웃을 때 – 이유 없이 웃는 그 표정이 내 하루를 바꿔버릴 때. 이랬으면 좋겠다.


41. 머리를 감고 나온 후 물기 머금은 머릿결 – 그 물기마저 섬세하게 보일 때.


42. 빨래 개며 중얼중얼 노래할 때 – 소소한 일상 속 멜로디가 그녀를 더 사랑스럽게 할 때. 이러면 더 좋겠다.


43. 불쑥 내 어깨에 기댈 때 – 의지하는 그 무게가 설렘으로 다가올 때.


44. 내 옆에서 길을 걸을 때 – 함께 걷는 삶이 좋아질 때. 때론, 앞선 뒷모습에서 진한 여운이 풍겨올 때


45. 비 오는 날 우산 속 함께 있을 때 – 거리감 없는 그 가까움이 따뜻하게 파고들 때. 자기 어깨 다 젖었다며 투정부릴 때


46. 마트에서 장 보며 고민할 때 – 특히 내 의견에 호응할 때


47. 내가 만든 요리를 맛있다며 감탄할 때 – 호떡, 라면


48. 함께 누워 별을 이야기할 때 – 말 없는 밤에 감정이 더 깊어질 때.


49. 내가 아플 때 이마 짚으며 걱정할 때 – 무조건적인 그 마음에 울컥할 때. 병간호 할 때


50. 자려고 불 끄는 순간, 손을 찾고는 “잘자” 할 때 – 하루의 끝이 가장 따뜻하게 마무리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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