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대구 처가댁. 이번 방문은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둘째 영탁이의 인사차 걸음이라 더욱 특별했습니다. 서희와 성호, 치형이까지 모두 모여 장모님 댁으로 향하는 길, 마음은 벌써 들뜨기 시작했죠.
"대구까지 왔는데, 흔한 거 말고 진짜 대구 명물을 먹어봐야지!" 한참을 고민하다 결정한 메뉴는 바로 반고개 무침회. 대구에서만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별미를 찾아 '푸른회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매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싱싱한 회무침이 입맛을 확 돋우더군요.

저녁은 집에서 오순도순 모여 앉았습니다. 장모님이 정성스레 내어주신 토란국, 향긋한 더덕무침과 도라지무침, 그리고 알맞게 익은 김치까지. 여기에 요즘 핫하다는 '우곡생주' 막걸리를 곁들였습니다.
걸쭉하고 진한 막걸리가 한 잔, 두 잔 들어가니 분위기는 금세 달아올랐고, 자연스레 낮에 있었던 '사건'들이 안줏거리로 올라왔습니다.
"장모님, 아까 그 백 도(Back-圖) 기억나세요? 진짜 신의 한 수였다니까요!" "그러게나 말여! 성호 자네랑 나랑 호흡이 아주 딱딱 맞더라고. 깔깔깔!"
이번 윳놀이의 주인공은 단연 장모님(순임)과 사위(성호) 콤비였습니다. 저희 팀의 필살기는 바로 '백 도 전략'.
"이번에 백 도 나오면 바로 나가는 거야!"라는 호기로운 외침과 함께 실제로 백 도로 탈출에 성공하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지만, 때로는 탈출 직전에 다시 백 도가 나와 시작점으로 되돌아가는 웃픈(?) 상황도 벌어졌지요. 그럴 때마다 거실은 떠나갈 듯한 웃음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어느 새 커다란 곰이 되어버린 영탁.
생긴 외모와 어울리는 진중함을 갖추었다고 평.

(설마.. 에이 씨는 아니겠지?)

"자, 오늘 밤을 위하여!"

영탁이와 치형이는 어느새 편안해졌는지 마주 보고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눕니다. 듬직하게 자란 아들의 모습이 참 애틋하고 대견해 보이는 밤이었습니다.

"여보, 이리와~"

가운데 장모님을 끼워 넣었더니 맞춤처럼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뒤늦게 합류한 첫째 영록이까지 모여 비로소 완전체가 된 가족. 경북대학교에서 열심히 공부 중인 영록이의 얼굴을 보니 대견함에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북적이는 소음을 자장가 삼아, 저는 양압기를 착용하고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꿈속에서도 장모님과 함께 백 도를 던지며 웃고 있지 않았을까요?
서로를 아끼는 마음과 웃음이 교차했던 대구에서의 밤. 이 따뜻한 온기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습니다. 김성호 E/ Ge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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