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처음은 하얀색이었을거다. 서로를 몰랐기에.

하나 둘 어울리다 보니, 어느 틈엔가 부부 단위로 모이고 있었다. 처음엔 그냥 같이 치는 사람들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저희 배우자도요—" 하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더니, 어느 날 돌아보니 코트 위에 부부가 다섯 쌍이었다.
다채색의 민턴 커플즈 결성!
해를 한 번 넘기고, 또 한 번 넘겼다. 셔틀콕은 여전히 날아다녔고, 웃음소리는 해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더 커졌다.

이제 여럿이 모이니 구별이 필요했다. 우리끼리는 그냥 '배드민턴 치는 사람들'이었지만, 주변에선 어느새 소문이 났다 — 커플들이 몰려다니는 그 모임이요, 하고. 민턴계의 타의 모범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 커플즈는 나름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었다.

좋다고 외친다. 화이팅!!
3경기 2승을 해서 신라면을 든 이긴 팀.

가위 바위 보의 남녀 왕중왕!
스프레이를 손에 넣었다.

분주하다.

6 부부 2팀은 아이들 마냥 게임을 즐겼다.

게임은 총 세 판, 각자 다른 성격이었다.
첫 번째는 2코트 6인 경기. 넓은 코트에 여섯 명이 펼쳐지니, 어디를 봐도 라켓이었다. 작전도 있고, 실수도 있었다. 누군가의 스매시가 네트 위를 아슬하게 넘었고, 누군가의 서브는 예측 불가한 궤적으로 상대를 혼란에 빠뜨렸다.

두 번째는 앉아서 치는 6인 경기. 이름을 듣는 순간 다들 웃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자 아무도 웃지 못했다 —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기 때문이다. 상체만으로 치는 셔틀콕은 예상 밖의 각도로 날아다녔고, 코트는 어느새 신음 소리와 웃음소리가 교차하는 공간이 됐다.


그렇게 숨가프게 돌고 돈다.

3경기 중 2경기를 이긴 팀.

아쉽다며 낱봉을 모아 치뤄진,
세 번째는 반 코트 1인 1타 릴레이. 한 명이 한 번 치면 다음 사람이 달려와 치고, 또 다음 사람이 달려오는 방식. 달리고, 치고, 비켜나고. 연속성보다 혼돈에 가까운 이 경기에서, 중요한 건 실력이 아니라 타이밍과 운이었다.

승부에 이긴 팀.

경품 게임이 시작됐다. 룰은 간단하다 — 바닥에 펼쳐진 종이 위에 셔틀콕을 올려놓으면 그 경품을 가져가는 것. 작은 동작 하나에 모두가 집중했고, 코트는 잠시 숨을 죽였다.
라켓을 들고 셔틀콕 하나를 손에 쥔 순간, 사람이 달라진다. 방금까지 스매시를 날리던 손이, 이제는 조각가처럼 정밀해진다. 무릎을 굽히고, 숨을 고르고, 각도를 재고. 누군가는 언더핸드로 살짝 띄웠고, 누군가는 거의 수직으로 떨어뜨리듯 놓았다. 또 누군가는 던지자마자 "아!" 하고 탄식했다 — 콕이 경계선에 아슬하게 걸쳐, 안인지 밖인지 모를 자리에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하얀 도화지 위로, 각양각색의 셔틀콕들이 하나씩 내려앉기 시작했다.
13시에 시작해서 16시반까지.

우리는 다시 모였다. 17시반. 도담식당에서.




















하얀 도화지 위에 우리가 남긴 점들처럼 — 제각각이지만, 모이면 하나의 풍경이 된다.






사격을 했고 농구공을 던진다.




딱 500 한 잔만 더!
외친 상엽.


우리의 하루는 끝없이 이어진 우주 마냥 빛무리를 만방에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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