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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콕이 그린 봄 - 민턴 커플즈의 각양각색, 두 번째 4월

by 아리빛 하나 2026. 4. 18.


아마 처음은 하얀색이었을거다. 서로를 몰랐기에.


하나 둘 어울리다 보니, 어느 틈엔가 부부 단위로 모이고 있었다. 처음엔 그냥 같이 치는 사람들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저희 배우자도요—" 하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더니, 어느 날 돌아보니 코트 위에 부부가 다섯 쌍이었다.

다채색의 민턴 커플즈 결성!

해를 한 번 넘기고, 또 한 번 넘겼다. 셔틀콕은 여전히 날아다녔고, 웃음소리는 해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더 커졌다.


이제 여럿이 모이니 구별이 필요했다. 우리끼리는 그냥 '배드민턴 치는 사람들'이었지만, 주변에선 어느새 소문이 났다 — 커플들이 몰려다니는 그 모임이요, 하고. 민턴계의 타의 모범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 커플즈는 나름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었다.


좋다고 외친다. 화이팅!!
3경기 2승을 해서 신라면을 든 이긴 팀.


가위 바위 보의 남녀 왕중왕!
스프레이를 손에 넣었다.


분주하다.


6 부부 2팀은 아이들 마냥 게임을 즐겼다.



게임은 총 세 판, 각자 다른 성격이었다.
첫 번째는 2코트 6인 경기. 넓은 코트에 여섯 명이 펼쳐지니, 어디를 봐도 라켓이었다. 작전도 있고, 실수도 있었다. 누군가의 스매시가 네트 위를 아슬하게 넘었고, 누군가의 서브는 예측 불가한 궤적으로 상대를 혼란에 빠뜨렸다.


두 번째는 앉아서 치는 6인 경기. 이름을 듣는 순간 다들 웃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자 아무도 웃지 못했다 —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기 때문이다. 상체만으로 치는 셔틀콕은 예상 밖의 각도로 날아다녔고, 코트는 어느새 신음 소리와 웃음소리가 교차하는 공간이 됐다.


그렇게 숨가프게 돌고 돈다.


3경기 중 2경기를 이긴 팀.


아쉽다며 낱봉을 모아 치뤄진,
세 번째는 반 코트 1인 1타 릴레이. 한 명이 한 번 치면 다음 사람이 달려와 치고, 또 다음 사람이 달려오는 방식. 달리고, 치고, 비켜나고. 연속성보다 혼돈에 가까운 이 경기에서, 중요한 건 실력이 아니라 타이밍과 운이었다.


승부에 이긴 팀.


경품 게임이 시작됐다. 룰은 간단하다 — 바닥에 펼쳐진 종이 위에 셔틀콕을 올려놓으면 그 경품을 가져가는 것. 작은 동작 하나에 모두가 집중했고, 코트는 잠시 숨을 죽였다.

라켓을 들고 셔틀콕 하나를 손에 쥔 순간, 사람이 달라진다. 방금까지 스매시를 날리던 손이, 이제는 조각가처럼 정밀해진다. 무릎을 굽히고, 숨을 고르고, 각도를 재고. 누군가는 언더핸드로 살짝 띄웠고, 누군가는 거의 수직으로 떨어뜨리듯 놓았다. 또 누군가는 던지자마자 "아!" 하고 탄식했다 — 콕이 경계선에 아슬하게 걸쳐, 안인지 밖인지 모를 자리에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하얀 도화지 위로, 각양각색의 셔틀콕들이 하나씩 내려앉기 시작했다.

13시에 시작해서 16시반까지.


우리는 다시 모였다. 17시반. 도담식당에서.

1 pick of Today





하얀 도화지 위에 우리가 남긴 점들처럼 — 제각각이지만, 모이면 하나의 풍경이 된다.


사격을 했고 농구공을 던진다.


딱 500 한 잔만 더!
외친 상엽.


우리의 하루는 끝없이 이어진 우주 마냥 빛무리를 만방에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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