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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무엇을할것인가

망이 생각나는 날, "당신이 최고야~!"

by 큰바위얼굴. 2021. 4. 29.

"오묘하다."

저 멀리 대성실업 주차장으로부터 터벅터벅 걷다가 문득 오늘은 인기팝송을 틀게 되고, 노래에 표정이 밝아짐을 느껴 얼릉 사진으로 남긴다.

 

드넓은 밭, 덩그란이 솟은 나무 한 그루, 그리고 흐릿한 하늘.

난 생각한다.

 

"비운다."

하나둘 내려놓고 비우니 본능만 남더라! 하는 말처럼 원색적이면서 뻐근할 정도로 누워 뒤척이다가 잠이 든다.

관계를 읽으면서 앙양되었다가도 공포, 두려움, 배신 이라는 감정이 다가오면 언뜻 기대하다가도 얼릉 덮고 만다.

죽음, 상실에 몸서리쳤던 때가 있었고 모두 비우니 이 보다 좋을 수가 없을 때가 있었으며 일상이 지루한 때가 있었고 지루하다 못해 심심한 때가 있었고 뭐라도 할라치면 굳이 라는 생각이 든 때가 있었고 굳이 일상이 나쁘지 않으니 참거나 견디거나 그저 살아가거나 기다리자고 하는 때가 있었고 가족애에 열망을 태우다가도 쇠한 눈초리나 막대함을 느낄 때가 있었고 옆사람이 우울해 할 때 함께 해운대 모래사장 윗길을 걸은 때가 있었고 비록 비나 눈은 오지 않았지만 오랜 고민 끝에 찾아간 펍에서 마주앉아 훈훈한 미소와 일상을 나눈 때가 있었고 대견한 큰 아이의 말에 위로를 받은 때가 있었고 발돋움하려는 걸까 기대감이 드는 둘째의 모습에 기뻐한 때와 아빠 뽀 하고 다가오는 막내 치형이를 피하면서도 내심 예쁘네 한 때가 있었다.

 

"생각한다."

비교의 반대말은 뭘까? 한참 고민한다.

비교, 비교... 비교하지 않다는 반대말이 아닌데, 비교하지 말 것을 다짐하면서 떠올린 말이 비교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비교하지 않으려면 뭘 해야 할까? 궁리한다. 비교하지 않으려면 뭘 해야 할까? 찾는다. 내 정체성이랄까! 삶의 고추랄까?

비교된 마음은 불편하다. 

 

경쟁의 반대말은 뭘까? 굳이 고민한다.

심심한가 보다. 경쟁하지 않는다는 건 반대말이 아님을 안다. 경쟁하지 않는다. 홀로 선다? 독립한다?

경쟁하지 않는다. 답을 관계에서 찾아야 하는가? 혹시, 화합? 굳이 정답을 찾지 않는다. 귀찮아 진다.

 

비교와 경쟁, 이 둘은 버려야 할 대상으로 봤다.

지금 내겐 그 반대개념이 필요해 라고 강하게 호소하는 듯 하다. 그런데 난 지금 그 반대에 와 있다. 

충주, 사색에 쓰는 많은 시간, 자유, 산책, 하늘보기, 홀로선 나무 보며 감탄하기, 밭고랑 사이사이 심는 농부와 마주하기, 작업장 냄새에 코막기, 폐기물처리장에 날아든 새를 보며 조류독감 전파! 하고 낙담하기, 아니겠지 아닐꺼야 하는 마음은 곳곳에 스며든다. 3인이 먼저 먹고 1인이 뒤늦게 왔는데 3인+밥공기로 잘못 계산되었다는 걸 강하게 얘기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는 아내의 말에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며 다음부터 그러지 않으면 되지 하는 위로를 전하면서 딸려온 그릇에 재미로 받아들였고 쓰는 내내 마음이 쓰인 얘기를 전하면서 다음부터 그러지 말자며 의기투합 한다.

 

"의지를 내려놓다."

의지를 세울 곳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의지를 종종 세운다. 하긴, 일종의 기대감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심력을 낭비한다는 말에 가깝다. 마음 쓰지 않으면 알아서 출렁이는 파도처럼 그저 지켜보다가 판단하면 족할 일을, 참 많은 곳에 쓸데없이 심력을 낭비하고 있음을 자각한다.

의지를 세울 곳이 아니다. 아닌 곳이 참으로 많다. 감정이 소모된다. 감정조차 아깝다. 그래서 비운다고 했나 보다. 뒤돌아 소모된 감정이 아깝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때론 4만원과 함께 한 시간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할 필요가 있었을까? 관계 개선이었을까? 뭘 바란걸까? 그래서 얻었나? 과연 그럴까? 관계가 과연 개선되는 것일까? 아님, 살아가다 마주치는 자기 표출이랄까? 누구도 남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난 그렇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일까? 마치 강요에 의해 했던 것처럼 그렇지 않으면서도 그랬던 것처럼 받아들이고 뒤늦게 후회하는 자신이 싫어진다. 앞으로 그러지 않으면 되잖아 하며 다독인다. 이처럼 의지는 마치 자기 또한 감정의 한 편이라는 듯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내려놓는다고 하니 알아서 고개를 처드는 모양새다. 다시 내려놓고 비우니 원색적이면서 본능이 앞선다. 본능은 의지를 포함한다. 그러니 다시 의지를 내려놓는다고 하면서 비운다. 비우면 다시 고개를 처들고 참으로 할 일 없다! 참으로 할 말 없는 상황이로구나!

 

"그대로 본다."

덩그란히 놓여있는 한 그루의 나무를 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과거의 모습은 어땠을까? 정말 궁금하다.

집 한 채, 나무 한 그루, 그리고 넓게 둘러싼 밭, 마을도 없는 이 곳에 왜 정착했을까? 텃밭일까? 자급자족? 충주의 귀퉁이에서 마주한 집 한 채와 나무 한 그루에 얽히고 섥힌다. 아침마다, 점심마다.

우중충한 하늘을 보메 마음 또한 색이 바란다. 파아란 하늘을 보메 여행을 생각한다. 지저귀는 새 소리에 반갑다가도 또랑물에 지저분한 것을 뭍이고 내 기척에 놀라 날아가는 새 두 마리에 회피가 당연하다고 여긴다. 계속 물을 튀기는 양어장에서 활력을 느끼다가도 정체된 물에서 진하고 역한 냄새와 그 누렇게 뜬 부양물을 보노라면 구역질이 나올 듯 하다.

가두어 놓고 키운다. 양어장. 물이 정체되면 썩는 걸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물레방아를 힘차게 돌리는데 그 이면은 먹기 위해 사람을 위해 외면이 가득하다.

 

작업장은 도축장이다. 하루 1400여 마리의 돼지가 죽어 고기로 삼는다. 막 도축되어 마주한 이분도체는 신선하다. 하지만 그 찌꺼기, 도축하는 중에 나온 털, 가죽, 사체, 피, 내장의 온갖 모인 것들은 역한 냄새를 풍기고 새를 불러들인다.

 

도시에 모여 사는 사람들,

혐오시설이라고 도심에서 멀리 밀려나 시골에 넓다랗게 떡 하니 차지한 도축장과 종이압축장,

길 가에는 또랑물이 흐르고 또랑물 옆에는 양어장 시설이 길게 늘어서 있어 신선한 냄새 보다는 역한 냄새를 풍긴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집 1채와 나무 1그루가 있고 밭이 둘어싸고 있다.

이 곳은 도로가 X 자 모양으로 만나는 지점의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볼 품이 없다.

 

"원하는 대로 한다."

잠시 PC가 자동 업데이트를 실행할 찰라, 젊은 직원과 대화를 시작한다. 직장생활, 목표, 계획, 인생의 이벤트 설정, 결혼, 마음가짐, 그리고 20~30세대의 세상시각, 암호화폐, 노동에서 번 이익을 금융으로 불리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노동 외 금융에 쏟는 시간이 많아짐에 대한 걱정, 노동의 가치는 낮아지고 덩달아 사명감은 옛말이 되며 여기에 정년연장과 재택근무는 갈등의 시작, 20~30세대의 변화에 부응 못한 사회나 기업의 헛발질, 종종 보다 자주로 들려오는 성공스토리, 멀어진 종전 자산의 매입기회, 그로인한 암호화폐처럼 대안 찾기 골몰, 마무리는 둘째 영탁이의 선택과 요리에 관한 이야기, "원하는 대로 하게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하는 말에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면서 내 비친 아쉬움은 정말 원하는 것이라면 정말 원하는 것을 했으면 하는, 그런 모습은 일상에서 먼저 보여주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

 

진로는 선택!

인생은 과정!

행복은 순간!

 

지금 진로를 정함에 있어서 진로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요리를 좋아하고 요리를 일상처럼 대하면서 살아가는 것. "의식주는 최소한 실패하지 않을 거로 생각됩니다." 하는 젊은 직원의 경험담. 본인 또한 어릴 때 축구선수, 그리고 진로 정할 때 "어머니께서 말리지 않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물론, 실력이 모자라 어머니 의견을 경청하여 지금 길을 가고 있지만 "경제를 배워 금융업에 종사하고 싶었다고" 한다.

 

아쉬움이 남지 않기를 바란다기 보다는 아쉬움, 안타까움, 그리움, 후회, 즐거움, 행복, 재미 이런 것들이 어우러진 길이니 그저 지나친 목표의식은 불필요하고 가는 길에 즐거움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원하는 대로 한다. 나 또한.

 

"오늘 기분은 어때?"

아내의 카톡 메시지에 "어려운 질문이군!"이라고 답변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오늘 또한 비우고 내려놓음 가운데 채우고 욕심을 부린다. 결국 돌고돌아 제자리. "하지 않아도 좋아!", "하려면 제대로!", 아니 "하지 않아도 좋고 해도 좋고!"가 맞는 듯 하다.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으니 지금처럼 머물러도 좋고 아니어도 좋고,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기에 그 마음을 경계하듯이, 다시 만날 그 날을 위해 인내한 만큼 대하지 못함을 걱정 아닌 걱정을 하듯이, 그럼에도 만나면 좋고 함께 하면 더 함께 하고 싶은, 좋으면 더 좋고 싶은 당연한 마음. 

 

홀로 걷는 산책 길에서 난 오늘도 세상과 만났고 사색에 잠겼으며 이렇게 글로 남긴다. 

세상은 그저 바라보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잡아두려 하지 말고 가두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악취 가운데 싱그럽게 상쾌한 냄새를 그리워 하듯이 지금을 불평하지 말고 지금을 기꺼움으로 대하면서 충실하다면 족하다.

 

"장인어른 생신에는 옷을 선물하면 어때요?" 하는 원교의 제안에 마음이 기꺼워 이제까지 노력을 조금 내려놓아도 좋다는 아내. 당연하다. 받지 못함을 아쉬워 하지 말고 남이 함을 시기하지 말 것이며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아짐은 당신이 그렇게 살았기 때문이라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였으면 싶네. 여보, 최고야~!

 

 

 

 

 

...

https://blog.daum.net/meatmarketing/3371

 

망. 잊을 망. 잊고 지운 흔적. 되살리지 못할 새김. 후회조차 없이 깔끔한. 반복되면 멍 해지는. 가볍지만 찝찝한 기분. 억울할 것 많은 속시원함. 잊은 거. 잊는 거. 잊을 거. 망신은 몸을 잊은 거.

blog.daum.net

 

 

 

 

 

 

  • 스스로 `自`2021.04.29 09:56

    표정을 잘 봐봐~
    뭔가 담긴 거 같지 않아?
    뭔가 오묘하지? ㅋㅋ

    오늘은 사진 한 장이 더 값진 날이네. 뭐랄까? 바라는 건 있으면서 없는 척 한달까? 없는데 있는 척 한달까? 그저 둔다고 봐야 할까? 가만히 들여다 보니 '망' https://blog.daum.net/meatmarketing/3371 이 생각나는 날이다.

    답글
    • 플로라2021.04.29 13:41 신고

      아자씨!
      좀 쉽게 얘기해주면 안되실까?

      당신 글을 읽다가 이해를 못하면
      난 머리가 나쁜가 똥멍충인가 이런 자괴감?에 자꾸 빠지거든..

      원할한 소통을 위해 쉽게 쉽게 어때?
      ----------------------‐-------------------

      하기싫었는데
      운동도 안가고
      남는시간 아무것도 않하는건 정말 어려운 성질머리때문에
      마늘과 버터 잔뜩 넣고 간장과 꿀로 간한 닭이랑 마늘쫑 볶음을 했는데
      역시나 맛은 그닥이고 허리는 넘 아파

      하고싶어하는 일이 최고지말야~~

      우리에게 필요한건 하고싶은 그 무엇이라고!!

  • 플로라2021.04.29 10:17 신고

    우리에게 생각할 시간이 더 많이 주어지는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생각이 많아질 수록
    머리가 무거워지고
    무거워진 머리는
    내 사지육신을 짖누르는것 같다.

    무엇때문에
    내마음이 내생각이 그리도 뒤엉퀴었는지
    갈수록 모호해지고. 희석되고
    조금더 지나면 잊혀지겠지
    결국. 뭐 아무것도 아닌것 아닐까
    인생을 통틀어보면
    지금은 점 하나에 불과한데
    그저 사랑하면 되지않을까?

    괜스레
    내 우울감.. 비뚤어진 시각. 꼬인마음등이 당신에게 영향을 미친듯하여 미안하기까지...

    만나면 또 딱히 별스럽지도 않은데
    또 없으면 왜이렇게 기다려지는지..
    어제가 목요일이 아님을 알아차리고선
    매우 아쉬웠더랬지..

    내일 봅시다~
    일부러 목소리의 톤을 한톤 올려
    오늘을 살아봅시다~

    우리 몸에 흥을 불어넣어 봅시다

    사랑합니다~~

    답글
    • 스스로 `自`2021.04.30 07:28

      "여보, 댓글 달았어!"
      자랑할 만 하다.

      맞다. 당신의 말이.
      생각이 깊어지는 건 싫은 일이다.
      마치, 하는 거 없이 노는 한량과 같다.
      한량이 싫은 건 아니다.
      단지, 생각 만 있고 행동은 멈춘 걸 말한다.

      나 또한 기다려진다.
      애써 다른 생각으로 돌리고
      깊은 그리움을 온전히 담지 않으려 한다.
      애써 외면한다.
      오히려 멀어져서 좋은 걸 찾으려 한다.
      한 자 한 자 적어나가는 글이 내 삶을 증명하듯이 오늘 하루 하루도 이렇게 흔적을 남긴다. 반드시 뭔가 그럴 듯한 걸 바라는 걸 버린지는 오래다.
      단지, 함께 하고 싶은 함께 할 때 좀 더 함께 하는 것을 온전히 함께 할 수 있도록 계속 갈구하는 중이다.

      사랑해~

  • 스스로 `自`2021.04.30 08:22

    놓친 듯 아쉬움이 남아 다시 보게 된 댓글에서 놓친 걸 찾아낸다.

    다음 주는 "애써 다른 생각으로 돌리고 깊은 그리움을 온전히 담지 않으려 한다."에 대해 반대로 해볼 요량이다.
    애써 돌리지 말고 그리움을 온전히 담아 표현해볼까 한다. 물론, 그 다음주는 오늘 만나는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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