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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무엇을할것인가

답을 구하듯

by 큰바위얼굴. 2022. 10. 9.

내가 당신에게서 답을 구하듯 아마 장모님도 그런듯하다. 어머니를 만났다.


헤어짐이 익숙해지듯 아쉬움 가득 다음을 기약했다.

바라본다.

웃는다.

함께 한다.

되돌아 나가는 길이 힘겨운거야.

남기고,

둘이고,

둘, 형제가

넷이 된다.


그런데 사뭇 다르다. 바란 것. 기대한 것. 남은 것.

그건 너무 크다. 감당할 수는 있어도 내키지 않는다. 첫 감정이니까. 대안은 없다. 모두 처음이다. 휘둘린다. 휘저어진 기분에 진탕된다. 아마. 그리고 다시. 기대한다.

지났고 늙었다. 나이 들었다. 되돌이키고 싶진 않아도 현실은 녹록치 않다. 회귀가 아니라면 미래라도 라고 바란다. 바뀌지 않는다. 그게 싫증난다. 그리고 다시 반복된다.

반복이란 건 된다 가 아니라 반복할 수 있다. 정함은 내가. 지루함은 아니다. 불편함도 아니다. 싫증도 아니다. 단지 인정치 못한 마음이 불안할 뿐.

어쩌면 우린 다 이렇게 그다지도 그렇게나 위한다고 여기고 살아감에 뒤늦은 후회 보단 지낸 오늘을 아쉬워한다.

그리고 보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야기 한다.
"여보, 미련을 버리라는 게 아니라 미련을 포함해서 다 해버려. 보내고 후회하지 말고 지금 하고 싶은거, 마음 표현 모두 다 해서 미련을 두지 말자. 그러면 웃으며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돌고 돌아 제 자리를 찾듯 그게 무어라고 그리 붙잡고 있어. 그냥 그 불안함조차 시원하게 내뱉어 버려. 어차피 우린 모르는 게 아니라 아닌 척 할 뿐. 연기를 잘 하는 게 인생이 아니잖아. 바라고 바란 바를 함께 하면 돼."

"이승에서 만난 인연이 늙고 초라해지는 몸 마냥 볼품없이 변해가도 이 또한 다 자란 벼가 고개를 숙이듯 자라나 어느 새 내 빈 곳을 차지한 자식들이 이어가듯이 우린 그렇게 오래달리기를 하는 거지."

"바라고 바라.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말아. 서로 의지해. 상대는 결코 돌 볼 대상이 아니야. 함께 할 상대이지. 서로 의지하고 함께 해 나갈 오늘을 기쁘게 지내자. 두 손 맞잡고."

그렇게 우린 9.30.부터 '함께' 출발한 여정을 10.8. 오송역에서 떠나보내며 끝을 맺었다. "장인어른, 심심해지면 오세요."

장모님, 아버님을 돌본다 여기지 마시고 함께 해나가는 상대로 대하시면 좋겠어요. 목욕이든 밥이든 청소든 일상이 반복되면서 그 일상 중에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가 있어 오히려 감흥이 커지듯 다소 따분하고 무료할망정 함께 걸으며 두 손 맞잡은 상대가 있다라는 감사함에 살아보아요.

잘 아시고 계시겠지만, 혹시나 해서 못다한 말로 마음을 내비치며 '다음'을 기꺼이 기약한다. 이번 10일 함께살이를 하였다면 다음엔 어떤 형태의 관계요 열린 모습일까. 한 편으로 기대하면서도 한 편으로 단단히 체비를 갖추어야 하리니. 본능처럼 투박하고 서툰 말솜씨에 상처를 주거니 받거니 하니 말이다. 내가 준비할 건 기꺼이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것이요 쉬이 변하지 못한 투박함에도 상처로 받아들이기 보단 정으로 느끼는, 어쩌면 나중에 그 투박하고 거친 모습이야말로 그를 기억하는 상징이 되지 않을까.

지금 버거킹에 앉아 있다. 그 뿐이다. 어쩌면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 위에 흔적을 남기듯. 함께함이 전부일지 모르겠다.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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