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길에서 첫 비를 맞는다.
많은 일들이 과거와 다르다. 1월 2일, 올해로 본다면 집에서 다닌지는 4개월 정도 되었고, 본격적으로 본사에 나간 건 1월 2일로 본다면 비가 지금 내리는 것은 집에서 맞이하면서 산책을 나갈 때 처음.
눈이 내릴 때 그 설레임과 반가움처럼 되게 귀찮게 다가오긴 했지만, 다시 올라갔다는 거고. 거기에 아래층 2호가 이사를 나가는 바람에 엘리베이터가 상당히 정체되어 있었다.
바람이 불면서 비가 날리니까 바지 아래는 젖을 거 같애.
물소리가 달라. 달라진 거. 그러네. 허우 싯, 물이 고인 웅덩이, 고인 물이 튀는 걸로 알게 된다. 험난한 과정일 꺼라고. 물이 신발에 다 스며들 것 같은.
안 되겠다. 그냥 신발에 젖고 양말이 젖어들고 와우 아무튼 소리가 좋아 좋아 좋아.
"오리들에게 내 소식도 좀 전해줘."
오놀은 못 보네. 안되겠어. 결코 내가 싫은 게 아니라, 양말이 다 젖어들면 벗어야 되고 말려야 되서. 신발이야 뭐 구두로 바꿔 신든 슬리퍼를 신으면 되니까. 그건 기다릴 수 있긴 한데 귀찮다. 그래 양말도 회사에 갖다 놔야 된다는 건데, 비 올까봐 출퇴근을 할 때 걸어다니니 이제는 우산이 내 자리 옆에 있어야 되겠네. 들고 다니기 편하게. 잊지 않도록.
깜깜한데도 상당한 곳에 불이 들어와 있다. 준비하느라 바쁠 거 같다.
이제 달래는 사람은 없구. 우산 쓰고 나온 사람은 한 명이 보인다. 그래 손이 시렵진 않고 빗소리가 우산에 토닥토닥 멋있네. 씨 야,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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