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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나의 이야기

망연자실

by 큰바위얼굴. 2023. 7. 1.

꿈조차 날 갈군다.

한참을 헤맸다. 정리를 하던 중 짐을 모두 챙기지 아니했는데 빼앗기거나 정리한 짐조차 우왕좌왕 끝에 잃고 말았다. 어처구니 없게도. 모두 잃고 나서야 철푸덕 주저앉아 망연자실한 채 공수래 공수거를 떠올린다.

차곡차곡 넣고 가지런하고 반듯하게 정리한다. 잘  놀았다 하여 떠날 채비를 하던 참이다. 싸온 짐이 더 많아졌기에 버릴 생각으로 챙겨온 물건부터 버렸는데도 많기만 하다.

처음 짐을 쌀 때는 아무도 관심주지 않는 시간대. 어느 순간 모두 떠난 횡한 공간에 짐을 넣었던 사물함조차 사라진 빈 공간에서 자각을 했다.

그래도 하나라도 더 챙기려고 사라진 사물함과 짐의 행방을 묻고다니던 중 당초 싸놓은 짐조차 도둑 맞았다. 소리를 지르고 방방 뛰어도 가져가려는 도둑이 너무 많다. 결국 포기하고 만다. 잃어버린 소중한 물건들, 헤맨, 정리하던 일 모두 찰라 스쳐지나간다.

잃었고, 비우게 되고 버리게 되며 나아가 갖지아니하는, 당최 잃을 것이 없는 상황을 그린다. 현존은 과거 기억의 연장이 아니다. 앞 일 또한 현존이 이어져 나타난 모습이 아니다. 착각은 생각과 현존의 차이에서도 보여진다. 생각대로 살려는 사람들, 현존 모습에 만족하거나 변화를 주려는 사람들.

없이, 있게 되니 온갖 군상들이 끼어들게 되어 혼란을 키운다. 있게 된 숙명마냥. 버리는 게 능사는 아니겠지만 갖고 더 갖고 더 더 더 갖은 이후에 잃을 만큼을 내려놓으려면 그 만큼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버림이 능사는 아니지만 최선의 도는 되는 듯하다. 김성호.

한참 꿈에서 깨어나서 이처럼 선명하게 기억나는 꿈이 과연 꿈일까 의심스러운 마음에.

5개의 구두주걱이 있다. 차량에 골프백에 현관에 직장에. 구두주걱의 잘못이 아님에도 벗어던지지 못한 찌꺼기는 더럽게도 잘 씻기지 않는다. 골프연습장에서 시작시간이 1분을 넘서서고 있음에도 구두주걱을 꺼내 골프화를 신고나서도. 망연자실은 구두주걱이 아님에도 꿈은 더더욱 아님에도 성적이 아님에도 아님이 누적된 힘일까?  그 만큼 강건해지는 없음의 미학에 달한다. 없음은 비움과 다르다. 그럼에도 비움은 가능하나 없음은 알고 느낄 뿐 표현할 길이 요원하고 없음에의 도달 보다는 없음에서 비롯된 있다 라는 현존함에 초점을 두어야 하니, 이처럼 어렵고 험란한 과정이요 감정이며 이제 꿈조차 관여한다. 얼마나 더 나아가라는 부채질인지.  늦장을 부린다. 4분 지났다.



바쁜 중의 여유. 내 공간이요 내가 머무는, 내게 속했기 때문이다. 내가 주인공이다. 이것만 지켜라. 언제 어느 순간에서나. 그러면 현존의 기틀은 세운 셈이라고 여기고 있다.

희노애락이라 감정이 이는 건 노여움이나 울화통처럼 키워진 마냥 이 또한 거듭 말하거니와 현존하는 주된 포인트가 된다. 배경에 빠진 그림처럼 감정이 없이 살아가는 살아갈 이유가 없듯이 배경을 채우고 다채롭게 쌓아 그린 그림이 넘치도록 아름다운 이유는 자연이 그러하고 자연을 보고자란 우리라서 그러하다. 채색하듯 맘에 들지않더라도 그리다보면 나아지듯이 감정 또한 반복하며 알맞은 곳에 놓는다. 흰 도화지에 도화지가 없음을 탓하지 말고 자기만의 도화지를 찾아 여러 물감을 준비한 후, 한 방울 한 점 그려보자. 이어그리고 덧칠해도 좋다. 심지어 구멍이 나도 좋겠다. 도화지는 없이 얻어 무한하다. 아니면 어떨까?  어차피 없이 와서 없는 가운데 얻어 쓴 인생이 아닌가.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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