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우리가족 이야기

포근한 이불 속에서: 2024년 10월 2일 저녁의 대화

by 큰바위얼굴. 2024. 10. 3.

성호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할 즈음, 서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뭐 먹고 싶어? 삼겹살?" 서희가 물었다.

"고기! 고기! 삼겹살이면 최고지. 오랜만에 한 잔도 하자고!" 성호는 활기차게 대답했다.

"그래, 나도 한동안 몸이 안 좋아서 고생했잖아. 이제 좀 나아졌으니 오늘은 제대로 한 번 먹어보자."

서희는 폐렴으로 고생하다가 이제 막 회복된 참이었다. 성호는 그런 아내와 함께 보낼 저녁 생각에 기분이 들떴다. 하지만 서희가 여전히 아랫배가 아프다고 했던 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도 많이 나아진 거지? 아랫배 아프다는 건 갱년기 때문일까?" 성호는 은근히 걱정스러워 물었다.

"글쎄, 나이 들면서 이런저런 일들이 많네. 그런데 오늘 미옥이랑 현미랑 우리 집에서 커피 마시면서 수다 떨었더니 기분이 좀 풀리더라."

성호는 장바구니에서 두툼한 삼겹살과 버섯, 고구마, 양파를 꺼냈다. 고기를 굽기 시작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오늘 미옥이랑 현미랑 무슨 얘기했어?" 성호가 고기를 뒤집으며 물었다.

"아, 별 얘기 다 했지. 보영이네 묵은 김치도 받았어."

"보영이네 묵은 김치 맛있어?" 성호가 웃으며 물었다.

"응, 완전 맛있더라. 삼겹살에 그 김치 곁들이면 딱이야."

고소한 고기 냄새가 퍼지며 두 사람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성호는 연태고량주와 맥주, 소주를 섞어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삼겹살 100g에 3100원, 우리 동네에서 제일 비싸지 않을까?" 성호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래도 오늘은 비싼 만큼 제대로 한 번 마셔보자." 서희도 한 잔 들었다.

두 사람은 오랜만에 잔을 부딪히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다. 연태고량주의 향이 입안에 남을 때, 성호는 고기를 뒤집으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이제 더 못 마시겠다. 연태고량주 너무 세네."

"난 맥주만 마셔야지. 당신도 소주로 가는 게 좋겠어." 서희가 웃으며 답했다.

식사와 술이 계속 오가고, 대화는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영탁이는 훈련소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서희가 슬쩍 물었다.

"걔는 뭐 잘하고 있을 거야. 적응력이 남다르잖아." 성호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식사는 고구마와 버섯을 곁들여 삼겹살로 마무리되었다. 성호는 마지막으로 술 한 잔을 들고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연태고량주는 그만! 소주로 마무리해야겠어."

서희도 웃었다. 둘은 오랜만에 서로를 배려하며 대화를 나누고,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른 채 하루를 마무리했다.

갑자기 문을 긁는 소리에 성호가 돌아보니, 치형이가 데려갔던 강아지 해나가 문 앞에 있었다.

"해나야, 들어와. 오늘도 고생 많았지?" 성호는 해나를 방 안으로 들였다.

해나를 방으로 들인 성호는 라스트워 게임에서 전쟁 지원을 마친 후, 서희 곁으로 다가가 살며시 뽀뽀한다.

성호: "오늘 예쁘네."

서희 (고개를 저어 피하면서): "으응."

예티는 아내 곁에서 포롱포롱 코를 골며 자고, 해나는 내 곁에 딱 달라붙어서 자리를 잡고, 성호는 양압기를 착용한 채로 아내의 종아리를 문지르며 좋은 꿈 꾸라고 기원한다.

"이렇게 서로를 챙기고 위하는 시간이야말로 우리의 삶의 의미 아니겠어. 아이들도 각자 길을 찾아가고, 우리도 변하겠지만, 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사랑과 애정은 여전히 깊고 따뜻하네."

..

"아빠, 눈이 이상해요?" 영록이가 급히 찾는다. 김성호 w/ ChatGPT.





...

원문

2024년 10월 2일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뭐  먹고 싶냐는 아내 서희의 물음에 고기고기를 외쳤다. 정말 오랜만에 한 잔 하자는 말에 신나서. 근 2주 가까이 폐렴을 앓다가 채 다 낫기도 전에 생리통이 생겼다. 나이 50대에 접어든 여성이 겪는 갱년기 호르몬 변화일 수도 있다지만, 노란 핏덩이가 배출되고 아랫배가 아프다는 말에는 걱정이 앞섰다.

삼겹살을 100g 당 3100원에 2cm 두께로 잘라달라고 해서 구워 먹었다. 버섯과 고구마, 양파 등과 함께 곁들여. 고기 한 점에 오늘 미옥이와 현미와 집에서 커피 마신 이야기, 다시 술 한 잔 고기 한 점에 보영이 묵은 김치 이야기...

이야기를 나누며 술이 들어가고 지친 몸을 흠뻑 적신다. 세상이 흔들 흔들, 배는 불러와 오늘 게시한 연태고량주와 맥주를 3대 1로 섞은 술은 더 이상 마시지 못했고,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다가 나는 소주를, 아내는 맥주를 마셨다.

어느 새 양압기를 차고 잤고 문 끍는 소리에 깨서 치형이가 잘 때 데려간 해나를 불러들였고, 급한 볼 일을 마치며 라스트워에서 전쟁지원도 하고, 다시 누울 때 서희에게 다가가 뽀뽀를 했다.

예티는 포롱포롱 코를 골며 자고 있다. 하도 몸을 빨아대서 털을 민 이후, 낫질 않아 목에 챙모자를 둘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