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앨범을 펼쳐들었다. 아내와 나는 사진을 하나씩 꺼내고, 비닐 커버를 벗기며 밀봉하는 작업을 이틀에 걸쳐 했다. 18권의 두툼한 앨범들은 옷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습기라도 차면 사진들이 상할까 걱정되었다. 또, 너무 무겁고 집에서 공간을 차지한다는 이유도 있었다.
사진은 우리 가족의 역사를 담고 있었다. 나와 아내의 어릴 적 사진부터,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둘째, 셋째까지 하나둘 늘어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인생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사진 속의 우리는 때론 궁상맞아 보였다. 단벌 옷을 몇 년씩 입으며 아이들을 키우던 때가 있었다. 그럼에도 사진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웃음들은, 분명 우리의 삶이 나아지고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처음 몇 장은 어색한 미소가 담긴 어린 시절의 우리였다. 삶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약간의 두려움이 스며있던 그 얼굴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얼굴은 환해졌고,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사진 속 풍경은 더 밝아졌다. 세 명의 아들이 함께 놀던 모습, 그 속에서 성장해가는 우리 가족의 이야기는 사진 속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사진을 정리하는 일은 고되었지만, 그 속에서 아련한 그리움과 행복이 가슴을 가득 채웠다. 힘겨웠던 시절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시간도 이제는 따뜻한 추억으로 남는다. 김성호 w/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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