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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여자에게 "마치 온몸에 전율이 일면서 소름이 돋을 만큼 기분 좋은 순간이야."

by 큰바위얼굴. 2024. 10. 4.

"그렇게 좋아? 그걸 표현한다면?"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물었더니 서희는 말한다.

남자가 "사정해서 닭살 돋는 순간처럼" 기분이 좋다고.


Agra에서 첫 인도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해" 하는 그녀 모습에 한 편으로 미안해지면서도 다른 편으론 얼마나 다행인지...



오늘은 서희와 함께 정말 오랜만에 백화점에 가기로 했다. 서희가 "스타벅스에서 보는 야경이 멋지다"며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먼저 제안했기 때문이다. 안개가 끼어서 인지 당초 부소담악 가자던 행선지가 바뀌었다.

단순한 커피 한잔이었지만, 우리에겐 마치 작은 나들이처럼 느껴졌다. 백화점은 그 자체로 오랜만이었으니 더 설렜다. 2년 만이었다.

백화점에 도착해서 이것저것 구경하던 우리는 우연히 인도 음식점 Agra를 발견했다.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인도 음식이라 서희와 나는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들어갔다. 생애 처음 먹어본 인도 음식, 향신료 가득한 카레와 난, 그리고 탄두리 치킨이 은근히 매력적이었다. 서희는 "다음에 또 먹으러 오자"고 할 정도로 만족스러워했다.


부정형의 자태가 멋스럽긴 했다. 숟가락, 젓가락 5세트를 포함해서 그 가격, 40~50% 세일 중


그리고는 서희가 쇼핑 중에 눈여겨본 VBC CASA 그릇이 생각났는지 "그릇을 좀 보러 가자"고 했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동의했고, 그렇게 우리는 지하 1층에 있는 그릇 매장으로 향했다. 그릇을 구경하던 서희는 점점 빠져들었고, 어느새 27종류의 그릇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고 있었다. 서희의 표정에서 망설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차피 이참에 백만원 넘겨서 상품권도 받고, 그릇도 싹 장만하자"라는 그녀의 말에 나도 그러자고 했다.

백만원이 넘는 그릇을 계산한 후, 우리는 고객센터로 향해 상품권을 받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상품권을 받고 나오던 길에 카드사 직원이 우리를 붙잡더니 "삼성카드를 만들면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권유했다. 서희는 처음엔 망설였지만 결국 카드를 만들기로 했다.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니 나쁠 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지하 1층 그릇 매장으로 가서 그 5% 할인을 적용해 달라고 하니, 직원이 결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를 두고 카드사 직원에게 연락하니 조금 기다리면 된다는 말에 10분 넘게 기다렸는데도 결제가 되지 않아 결국 7층 고객센터에 가서 확인하니 "이 매장은 할인 적용이 안 됩니다"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했다. 어이없고 황당했지만, 결국 그 얘기를 전달 받은 판매원은 우리의 표정을 봤는지 결국 자체적으로 5% 할인을 적용해줬다. 뭔가 얻은 기분이 들어 다행이라며 서희는 기분 좋게 웃었다.

그렇게 백화점에서 서희와 함께 보낸 시간은 무려 5시간이 넘었다. 지하 1층과 7층을 몇 번이나 오가며 그릇을 사고, 카드를 만들고, 상품권을 받고, 할인을 적용받고... 정작 처음 목표였던 커피 한잔은 마시지 못했지만, 서희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괜찮았다. 그녀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니까.

결국 주차장을 나서며 서희가 웃으며 말했다. "오늘 정말 즐거웠어. 다음에 다시 오자!" 나는 피곤한 몸으로 운전대를 잡으면서도 서희의 얼굴에 번진 미소를 보며 "... "(다음에 또?) 흐뭇함을 감출 수 없었다. 김성호 w/ ChatGPT.


...

그리고 다음날 아침,
치형이 영재학교 캠프에 데려다주기에 분주하다. 양압기, 샤워, 강아지 산책, 발 닦이기, 밥 주기, 밥 먹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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