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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나의 이야기

내가 없던 길 위에서

by 큰바위얼굴. 2024. 12. 23.




내가 없던 길 위에서

만약,
이러저러한 일들과 경험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
그 기억들이 내 어깨를 눌러오지 않았다면,
그 무게 없이 가벼운 걸음으로
더 멀리 갔을까, 더 낮게 주저앉았을까.

내게 닿았던 수많은 이름들과
스쳐 갔던 무수한 손길들,
그들이 없다면 나는 누구였을까.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볼 때,
그 길 위엔 고통도, 환희도,
흔적도 없이 텅 비었을까.

어쩌면 나는
한없이 단순한 내가 되어
거울 속에 비친 익숙한 타인에게
내 이름을 물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모든 일들과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안다.
그들 없이 나는 없고,
나 없이 오늘도 없다.

그러니,
나는 묻지 않으리라.
'만약'이라는 말 속에 나를 두지 않고,
'지금'이라는 삶 속에 나를 두겠다.
내가 없던 길은 무의미하니,
내가 있는 이 길 위에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




20241224_070242.jpg
3.25MB




※ 배경
https://meatmarketing.tistory.com/m/7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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