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윙이.

윙윙이의 궤도
귓가를 핥고 가는 윙윙이.
제2배수지 오르막에
먼저 도착한 귀찮음 하나.
손을 휘저어도 도망치지 않고,
한 대 맞고도,
빙그르르 돌다 돌아온다.
그러다 말없이
다시 귀 가까이 윙—.
떨쳐내도 떨쳐지지 않는
이 운명의 소음은,
어쩌면 익숙하다.
계속해서 나를 맴돈다.
걸어도, 멈춰도,
그는 곁에 남는다.
벗어나려 할수록
더 가까이 도는 것이 있다.
귀찮고 버겁지만,
그건 나를 중심에 놓고
자신의 궤도를 그리는 중이다.
결국, 어느 아파트 화단에
몸을 숨겼다가 나왔을 때
그제야 사라졌다.
그러고도 문득, 생각한다.
지구도 이런 게 아닐까.
반갑지 않아도,
이롭지 않아도,
끝내 우주를 떠나지 못하는 무언가.
그럴싸한 이유 없이
계속 돌고, 맴도는 존재.
그 중심이 내가 아니라도
늘 내 곁을 지나치는 윙윙이처럼. 김성호 E/ ChatGPT.

원문(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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