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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나의 이야기

다시, 봄

by 아리빛 하나 2026. 3. 25.



충분히 이길 줄 알았다. 쌍피를 똥피와 바꿨다. 같은 것 2장 들고 치니 엇비슷해졌지만, 쌍피 효과로 이길 수는 있었다.




혹독한 겨울밤이 지나고 봄이 왔다.
비바람이 몰아쳤고 밤하늘은 오래 어두웠다. 하나를 알고 열을 모르던 시간, 가득 채워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시간. 겨울은 길고 길었다. 그래도 봄은 온다. 매년 그랬듯이.
얼른 두꺼운 바지를 넣어두고 하늘빛 셔츠를 꺼냈다. 웅크리다가 힘을 주며 달려나가는 예티를 보며 말했다. 이제 춥지 않아. 예티가, 오늘 봄을 먼저 알아챘다.
꽁꽁 얼 듯 내릴 눈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걷던 날들이 있었다. 겨울이 쉽지만은 않은 이유가 있다. 그래도 죽지 않는다. 옷을 벗고 다시 입고 달린다. 아프지 말아요, 라고 말하면서 스스로 다시 일어선다.
밤새 어수선한 꿈을 꿨다. 현실인지 아닌지 계속 찾으려 했는데, 한 꺼풀 벗겨내면 또 현실이 아니었고, 또 벗겨내면 또 아니었다. 무엇이 실재인가. 꿈속에서도 그 질문은 멈추지 않았다. 차는 어딨는 거야. 핸드폰은 내 것이 아니었고, 온 동네를 헤매도 차를 찾지 못했다. 뭘 알라고 하는 걸까.
마음이 무겁지는 않다. 그래도 궁금하다.
자, 이제 돌아가자. 출근할 때다.
삶을 받아들이고, 봄을 맞이하며 걷고, 아내와 아이에게 말을 건네고, 바람 앞에 섰다. 그리고 오늘 하늘빛 셔츠를 입고 강아지와 함께 봄길을 걷는다.
혹독한 겨울이었지만, 화사한 봄이 왔다. 김성호 w/ Sonnet.



원문(음성, 노래)

겨울 봄.m4a
11.40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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