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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엄마 이야기

염소탕

by 아리빛 하나 2026. 3. 27.

"어머니 넘어졌다는 소식에 함께 먹고 싶다는 염소탕 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척추 골절이었습니다. 효도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원하는 걸 하는 것이..."



어머니가 넘어지셨다는 다급한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머니가 무엇을 원하실까'였습니다. 기력이 떨어진 어머니를 모시고 평소 함께 먹고 싶다던 염소탕 집으로 향하는 길, 따뜻한 국물 한 그릇에 어머니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녹아내리길 바라는 간절함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마주한 진단 결과는 제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단순한 타박상인 줄로만 알았던 통증의 실체는 '척추 골절'이었습니다. 뼈가 어긋난 상태에서 식사를 하러 가셨을 어머니를 생각하니, 자식으로서의 무력함과 미안함이 밀려왔습니다. 어머니가 원하시는 것을 해드리는 것이 가장 큰 효도라 믿었건만, 때로는 그 간절한 원함이 환자의 상태와는 어긋나는 엇박자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효도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저 마음만 앞선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이성적인 잣대만 들이댈 수도 없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어머니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몸이 하는 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는 자책이 남습니다.

하지만 그날의 염소탕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 또한 어머니를 향한 제 최고의 진심이었음을 믿고 싶습니다. 비록 방향은 조금 어긋났을지언정, 어머니를 위하는 그 마음의 온도는 틀리지 않았을 테니까요. 이제 수술을 마치고 돌아오신 어머니의 곁에서, 이제는 원하시는 것 너머에 있는 '정말로 필요한 것'을 더 깊이 살피는 지혜로운 아들이 되어보려 합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그 길 끝에서 어머니의 편안한 미소를 다시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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